영어 B형 만점자 0.39%로 가장 어려워 최대변수로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행된 선택형 수능은 대체로 지난해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과목별 난이도가 들쭉날쭉하고 수준별 수능 최초시행 등으로 혼란이 가중된 양상이다. 지난달 26일 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4 수능 최종 채점결과에 따르면,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응시한 B형은 A형에 비해 만점자 비율이 낮게 형성돼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높았다.

영어는 수준별로 만점자 비율이 극명하게 갈렸다. 쉬운 영어 A형은 1.13%가 만점을 받은 반면, 어려운 영어B형은 만점자가 0.39%에 불과했다. 지난해 외국어영역 만점자는 0.66% 였다.

지난해 쉬었던 국어의 경우 변별력이 크게 올랐다. 국어의 경우 AB형에 관계없이 모두 만점자 비율이 전년도 대비 줄어들었다. 쉬운 A형 만점자 비율은 1.25%, 어려운 B형은 0.92%를 기록해 모두 전년도 언어 영역 만점자 2.36%의 절반 수준이었다.

수학은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가운데 소폭 감소했다.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한 수학 A형의 만점자 비율은 0.97%로 전년도 문과생들이 치른 수리나형 만점자 0.98%에 약간 감소했다.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한 수학B형은 0.58%로 수리가형 만점자 0.76%보다 다소 줄었다.

첫 수준별 수준으로 진행했지만 수험생의 80.1%는 계열별로 일반적인 유형 조합을 따랐다. 국어, 영어, 수학 유형별 응시 조합은 BAB형 21만5302명, ABB형 15만903명, AAA형 8만8486명으로 나타났다. BAB형은 과거 인문계열, ABB형은 자연계열, AAA형은 예체능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탐구는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등을 선택한 수험생이 많았고 경제, 세계사 등을 선택한 응시자는 적었다. 과학탐구 응시자는 각 과목의 Ⅰ을 선호했고 Ⅰ, Ⅱ 과목 각각에서는 생명과학을 많이 선택했다. 물리는 Ⅰ, Ⅱ 과목에서 모두 응시자가 적었다. 직업탐구는 상업정보를 고른 수험생이 많았고 수산·해운을 선택한 응시자는 적었다.

영역별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등급 구분 표준점수(등급컷)는 국어 영역의 경우 A형 128점, B형 127점으로 나타났다. 수학 영역의 경우 A형 137점, B형 132점이었고, 영어 영역의 경우 A·B형 모두 129점이었다. 사회탐구 영역의 경우 과목에 따라 64~66점으로 나타났과, 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과목에 따라 63~67점으로 나타났다. 직업탐구 영역의 경우 과목에 따라 135~141점,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경우 과목에 따라 63~81점으로 분포했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채점결과가 수준별 수능의 도입취지에 부합하며 수능 전 영역의 유형별 등급 분포가 적정했다고 자평했다.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60만6813명으로 재학생은 47만7297명, 졸업생은 12만9516명 등이었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수험생 진학 지도를 위해 ‘영역·과목별 등급 구분 표준점수 및 도수분포 자료’도 공개했다.

한국사 1문제 틀리면 2등급 ‥ 선택과목 희비교차
사탐 한국사 만점자 8.94% ‥ 과탐은 대부분 어려워

‘서울대 위험요소’를 무릅쓰고 한국사를 선택한 학생들은 두 번 울었다. 수능 최종 채점결과에 따르면 한국사 만점자 비율은 8.94%에 달해 실수로 1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게 되면서, 다른 선택과목에 비해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한국사를 필수로 지정한 서울대를 비롯해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서울 주요대학들은 탐구 영역에 한하여 백분위 점수를 기준으로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한다”면서 “한국사는 너무 쉽게 나온 탓에 한국사를 선택한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백분위 점수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는 서울대의 필수 지정 이후 최상위권이 많이 치른다는 이유로 수험생들의 외면을 받아온 선택과목으로 손꼽힌다. 한국사를 선택한 수험생들은 서울대를 지망할때는 상관 없지만 다른 모집군에서 연세대와 고려대를 지망하는 수험생은 상대적으로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들에 비해 불리할수 있는 셈이다.

한국사 이외에도 사회탐구 과목에서는 세계사(만점자 5.79%)와 경제(만점자 8.37%) 도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사회탐구 과목별 만점자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비교하면 △생활과 윤리 표준점수 67점, 백분위 98, △윤리와 사상 표준점수 69점, 백분위 99, △한국지리 표준점수 69점, 백분위 100, △세계지리 표준점수 66점, 백분위 99, △동아시아사 표준점수 66점, 백분위 98, △세계사 표준점수 64점, 백분위 96, △법과 정치 표준점수 67점, 백분위 98, △경제 표준점수 64점, 백분위 96, △사회문화 표준점수 66점, 백분위 98 등이다.

과학탐구 영역은 화학Ⅰ만점자 비율이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다. 만점자 비율을 기준으로 화학Ⅰ 0.06%, 지구과학Ⅰ 0.2%, 화학Ⅱ 0.37% 순으로 특히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탐구Ⅰ 영역의 1등급 컷트라인은 화학Ⅰ 43점, 지구과학Ⅰ 44점, 생명과학Ⅰ 45점 등이었다. 따라서 만점자 표준점수는 지구과학Ⅰ이 73점으로 가장 높고, 화학Ⅰ, 생명과학Ⅰ도 71점으로 모두 높았다. 

과학탐구II 영역 중에는 화학Ⅱ가 어렵게 출제되어 1등급 컷트라인은 44점, 만점자 비율은 0.37%로 나타났다. 생명과학Ⅱ와 지구과학Ⅱ는 평이하게 나와 만점자 비율이 생명과학Ⅱ 3.09%, 지구과학Ⅱ는 2.23%이다.

수능만점자 33명...이과는 '한 명뿐'
인문계열 명문 강세...용인외고는 3명, 명덕외고·중동고 2명

수능 만점자가 폭증했다. 지난달 27일 전국교육청을 통해 확인된 수능 만점자는 3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수능'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 수능 만점자 6명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최상위권에게 수능의 난이도는 별개의 문제였던 셈이다.

언론에 확인된 만점자 명단은 강다연(용인외고 3), 강상훈(중동고 3), 김나형(광남고 졸업), 박영석(용인외고 졸업), 박진아(괴정고 3), 변상현(성남고 졸업), 백도연(용인외고 3), 변유선(장성고 3), 성승명(명덕외고 졸업), 유규재(서석고 3), 이수민(대전외고 3), 이예찬(수지고 졸업) 이종규(경북대사대부고 3), 이현문(대구계성고 3), 장홍준(신일고 졸업), 전봉열(홍일고 졸업), 조세원(문성고 졸업), 하형철(중동고 3), 황한메(서울국제고 졸업) 등이다.

문과에서 수능만점자가 쏟아진 이유는 사회탐구 영역이 과학탐구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사회탐구 영역 만점자 비율은 한국사 8.94%, 경제 8.37%, 세계사 5.79%에 달하는 등 대부분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나올 정도로 쉬운 편이었다. 반면 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만점자 비율이 화학Ⅰ 0.06%, 지구과학Ⅰ 0.2%, 화학Ⅱ 0.37%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웠다.

수능필수 응시영역이 지난해 6개에서 5개로 줄어든 것도 만점자가 대폭 증가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 입시전문가는 “국어와 수학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라며 “따라서 최상위권 문과 학생들은 쉬운 한국사에 추가로 한 개 탐구 과목만 만점을 받으면 전과목 만점을 달성할 수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만점자가 문과에서 나온 가운데 홍일고를 졸업한 삼수생 전봉열군은 전국 유일한 자연계열 만점자로 화제를 모았다. 전 군은 수능 채점 결과 국어A형, 수학B형, 영어B형 등 주요 3개 영역과 과학탐구영역 2개 과목(물리Ⅰ, 생명과학Ⅱ)까지 전 영역에서 한 문제도 틀리지 않았다.

고교별로는 용인외고가 3명, 중동고와 명덕외고가 2명의 만점자를 배출해 주목을 받았다. 대전외고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했다.

 *** 출처 : 각 해당 출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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