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롤모델 핀란드, 학업성취도 ‘추락’
공교육 롤모델 핀란드, 학업성취도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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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PISA서 종합 12위...학교행복감도 최저 수준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강압적이지 않은 교육방식으로 세계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수 차례 1위를 차지하며 ‘공교육의 롤모델’로 꼽혀온 핀란드의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학교에 있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학생의 비율은 전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었다.

핀란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65개국 15세 학생 5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발표한 '2012 국제 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에서 종합 12위를 기록, 사상 최악의 성적을 냈다. 스위스(9위)와 네덜란드(10위)는 물론 이웃 소국인 에스토니아(11위)에도 뒤진 결과다.

핀란드는 3년 마다 실시되는 PISA가 처음 도입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연속으로 종합평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09년에는 중국 상하이와 한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올해는 수학·읽기·과학 3개 평가 분야에서 각각 12위, 6위, 5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각 과목의 연평균 증감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대비 과학은 –3.0점, 수학은 –2.8점, 읽기는 –1.7점을 기록했다.

핀란드 학생들의 학교 행복감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핀란드는 ‘학교에 있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학생의 비율’ 순위에서 최하위권(60위)에 포함돼 행복해 보인는 인상과는 판이한 결과를 보였다.

갑작스러운 순위 추락에 핀란드 교육당국은 물론 그동안 핀란드를 공교육의 모범사례로 치켜세웠던 국내외 언론과 교육계도 당혹스러운 가운데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크리스타 키우루 핀란드 교육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과는 핀란드 교육 개발에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함을 보여준다"며 "교육 전문가와 정책 결정자들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참여하는 광범위한 포럼을 즉각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방한 당시 키우루 장관은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구 542만 명인 핀란드는 삼림 이외에는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작은 나라”라며 “우리는 가장 큰 자원인 사람에게 투자할 수밖에 없다. 한 아이의 재능이라도 놓칠 여유가 없다”며 핀란드에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던 바 있다.

현지 언론 '핀베이'는 PISA 발표 직후 보도에서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촌평했다. 외신들도 각계 전문가 의견을 빌어 핀란드 교육 성취도 하락의 원인을 집중 분석했다. 4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핀란드의 대표적 교육개혁 전문가이자 정책가인 파시 살베리 핀란드 국제이동협력센터(CIMO) 사무국장은 핀란드 교육 평가도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국민 소득격차 심화와 일부 지자체 재원 부족 등을 꼽았다.

학부모나 지자체 사이의 재정 격차가 학교와 학생 간 학업성취도 격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 소속 교육전문 위원인 존 뱅스도 "핀란드(교육)은 추락하는 경제와 사회적 압력에 따른 고통을 겪고 있다"고 평했다고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핀란드에서는 빈부나 성별, 내·외국인 차별 없이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은 '좋은 학교'와 '나쁜 학교'를 구분하지 않고 각 학교에 균등 배분된다.

때문에 핀란드의 높은 교육 성과는 주입식 경쟁에 치중한 교육으로 유명한 우리나라의 비교대상으로 자주 활용돼 왔다. 두 나라는 PISA가 시작된 이래 나란이 영역별 1,2위를 다투어온 국가들이지만, 공교육의 성격은 판이하다.

우리나라는 주입식 교육으로 학생들의 성취도는 높지만 과목 흥미도는 낮다는 고민이 있는 반면, 핀란드는 시험에 비중을 두지 않은 교육과정으로 유명하다. 교내에서 우열반이나 수준별 수업을 폐지하고 등수를 매기지 않는다.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4~10까지 숫자로 표시할 뿐이다. 거의 매달 시험을 치르는 한국과 달리 핀란드에선 국가 주관 시험이 대학 입시 한 차례가 전부다. 

이번 핀란드의 세계 학업성취도 순위 하락과 예상보다 낮은 학교행복감은 북유럽형 교육에 대한 논란을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 

▲ 핀란드는 '학교에 있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학생비율 지표에서도 조사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었다. 한국은 꼴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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