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학생 “학교측 솜방망이 처벌로 사태 키워” 반발

[한국대학신문 이용재 기자] 원광대 한약학과 학생이 후배들을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러나 학교측이 경징계를 내리자 피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12일 피해학생 등으로 구성된 ‘한약학과 폭력사태의 올바른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24일 한약학과 전 학생회장인 4학년생 A씨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배 60여명을 집합시켰다.

이 자리에서 A씨는 후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2학년 과대표를 포함 6명을 폭행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사건 당일 새벽 술집에서 만난 여자후배들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합을 시키고 폭력을 행사했다”며 “피해자 중 한 학생은 치아교정기를 한 채로 얼굴을 맞아 피범벅이 되는 등 전치 2주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원광대의 교내폭력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까지 이 대학 군사학부 학부장을 맡아온 B교수가 결석 등의 이유로 학생들에게 구타와 욕설, 기합을 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연이은 폭력 사건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의 솜방망이 처벌과 안일한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는 게 대책위의 지적이다. 원광대는 폭력을 행사한 A학생과 B교수에게 각각 ‘유기정학 1주일’과 ‘학부장직 박탈’의 비교적 가벼운 징계만을 내렸다.

대책위는 “이번 징계는 한약사 국가고시를 치르고 난 뒤 유기정학을 받게 하는 등 가해자에게 (사실상) 아무런 피해가 없다”며 “학교측의 이런 처사는 다수의 피해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원광대 관계자는 “가해 학생에 대해 중징계를 검토했으나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교육적 차원에서 정학 1주일 처분을 내렸다”며 “앞으로 상담프로그램과 폭력대책기구 등을 설치해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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