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술로 탄소섬유 개발 ··· 세계 시장 넘봐

클러스터 통해 지역-기업-대학 선순환구조화
“지역 산업은 100% 지역서 양성된 인재들로”

***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철학이 등장하기 전부터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경제 민주화’를 외쳤다. 경제 민주화 주장은 곧 재벌 개혁에 대한 주장으로 이어졌다. 대기업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음이 간과된 채 경제의 악의 축으로 지목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기업은 개발을 위해 투자하고 이로써 고용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등 경제 성장을 위한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청년실업이 35만 명(통계청 7월 기준)을 넘어가며 하나의 일자리가 귀한 이때,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이 있어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지역과 기업, 대학의 삼중주가 지역 경제와 인재를 발굴한다.”

효성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탄소섬유가 지역사회와 기업, 대학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고 있다. 전주는 탄소클러스터뿐 아니라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자리하며 탄소섬유의 개발과 상용화에 앞서고 있다. 전주와 전북이 나서서 탄소섬유에 대한 설비를 구축하자 기업이 둥지를 텄다. 2007년부터 탄소섬유에 대한 기술 개발을 해온 효성은 올해 5월 전북 전주에 연간 2000t의 탄소 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다.

지역 대학에서는 탄소섬유에 관한 인력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방윤혁 효성 전주 탄소섬유공장장은 “지역인재는 100% 지역에서 수용해야 한다”며 인재 양성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강도는 10배 높으면서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효성은 탄소섬유를 통해 서비스,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다. 일자리와 성장 동력을 이끌어나가는 창조경제의 원동력을 탄소섬유에서 찾은 셈이다.

■ 향후 100년을 이끌 사업 ‘탄소섬유’ = 탄소섬유가 미래를 이끌 주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시에 일자리와 중소기업 상생 효과에 대한 기대로 ‘창조경제’의 대표적 산업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효성은 탄소섬유 공장이 위치한 전주 탄소클러스터를 통해 2030년까지 2만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효성은 탄소클러스터를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탄소클러스터 내 기업들의 국산화를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가 있다. 탄소산업의 기술 수준을 2030년까지 세계 3위로 도약시켜 국가경쟁력을 향상하면, 현재 1000여 명에 불과한 관련 분야의 고용 인력 역시 약 2만 명에 다다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탄소섬유 산업이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본다”며 “앞으로도 효성은 지속해서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말처럼 탄소원료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효성은 2012년 250억 달러(30조 원) 수준이었던 탄소원료 시장이 2025년경 618억 달러(70조 원)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한다. 탄소원료를 사용한 응용분야의 시장 역시 2012년 3500억 달러(390조 원)에서 2025년 8034억 달러(880조 원)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탄소원료를 소재로 한 부품시장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탄소원료의 국내 시장은 자동차 부품산업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전문가들은 매년 연평균 20% 이상 고성장을 거듭해 2015년 약 2조 5000억 원에서 2025년 약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일자리와 중소기업 상생에 대한 기대도 높다. 탄소산업은 소재 생산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다양한 수요업체의 협력이 필수적인 분야다. 현재 탄소섬유를 사용하는 업체는 약 200곳에 달한다. 인조흑연, 카본블랙, 나노튜브 등 모든 탄소소재 산업에 관련된 국내 업체는 현재 수천 개로 추산된다. 현재 효성은 전라북도, 전주와 함께 탄소클러스터 산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중소기업의 상생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 효성 독자개발 탄소섬유, 왜 ‘슈퍼섬유’인가 = 탄소섬유가 슈퍼섬유라고 불리는 이유는 성능 때문이다. 슈퍼섬유는 나일론 등 기존 의류용 섬유보다 강도와 탄성 등 모든 면에서 성능이 월등한 특수섬유를 말한다. 기존 의류의 기능성 강화는 물론 플라스틱, 철의 대체재로까지 떠오르며 산업용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10배 강하고 탄성은 7배에 이르러 철을 대체할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무게는 철의 4분의 1에 불과해 우주·항공, 스포츠·레저, 자동차 풍력발전기 날개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효성은 지난 3월 ‘강력한 불길에서 태어난 경이로운 탄소섬유’라는 뜻의 ‘탠섬(TANSOME)' 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이며 본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효성 관계자는 “탠섬을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상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연구개발과 품질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방윤혁 효성 전주 탄소섬유공장장(상무) “탄소섬유는 그 자체로 창조다.”
-다양한 분야에 사용 가능한 탄소섬유, 창조경제의 원동력

- 탄소섬유가 앞으로 100년 산업을 이끌 산업이라 내다보는데.
“탄소섬유를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항공, 비행기 동체부터 수소 연료전지, 스포츠 레저, 테니스 라켓까지. 여행 가방 있지 않나 그것도 탄소섬유로 만든 제품이 현재 판매 중이다. 일단 가볍고 튼튼하니까.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지 탄소섬유의 활용성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탄소섬유가 철을 대체하면 할수록 더 많은 시장이 생겨날 것이다. 탄소섬유가 100년을 먹여 살릴 산업이라 불리는 이유다.”

- 수요가 다양하고 많은만큼 중소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일 것 같다.
“맞다. 탄소섬유가 쓰이는 곳이 많은 만큼 다양한 제품 개발이 이뤄진다. 여러 중소기업과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현재 전주에 탄소섬유를 사용하는 벤처단지가 조성돼 있다.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고 벤처를 육성하는 타운에 10개 이상의 업체가 들어와 있다. 특정 소재를 가지고 벤처타운이 형성된 것은 아마 국내 최초일 것이다. 그만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건데, 이렇게 소재 활용이 많아질수록 중소기업도 많이 생길 것이다. 채용시장이 넓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탄소섬유를 사용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나. 탄소섬유라는 신소재 개발이 창조경제의 원동력이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상생. 탄소섬유는 다 해낼 수 있다.”

- 전주에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등 지역과 연계가 탄탄하다.
“지역사회와 기업, 대학의 성공적인 윈윈모델을 보여줄 예정이다. 사실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지원받아서 특정 산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드문데, 전주는 먼저 중앙정부에 탄소섬유와 관련한 지원을 받아 특정산업 설비를 구축했다. 여기에 효성이 공장을 개설하고 지역대학에서 관련 인력을 육성해 지역-기업-대학의 협력구조를 완성해가고 있다.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실리콘밸리도 선순환하는 데 50년 걸렸다. 효성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키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지금 초등학생들이 사회에 나올 때 꿈을 줄 수 있는 곳으로 키워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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