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희 동신대 입학교류처장(상담심리학과 교수)

행복한 대학 만들기 운동으로 대학 내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동신대 ‘드림 투게더 333 캠페인’. 그것은 하나의 의문에서 출발했다. ‘대학생들은 취업을 못해서 안달인데 왜 정작 기업에서는 뽑을 인재가 없다고 하는 걸까?’

구직난과 구인난 사이의 이 괴리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학 교육이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 또한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왔고, 대학들도 산학협력을 강화하며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러나 대학들의 노력에는 뭔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부족했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실력과 함께 인성을 갖춘 인재다. 교육부가 지난 2004년 기업 CEO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대학교육에 대한 의식 조사에서도 직원들의 인성관에 대한 대학 교육의 효과가 낮게 평가됐고, 같은 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서는 신입직원 교육 시 가장 중요시 하는 사항으로 인성 및 태도(44%)가 꼽혔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성과 대학 교육과정의 연계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주는 부분이다.

발달심리학자 에릭슨(Erickson)에 따르면 ‘자아정체감’을 형성해야 하는 청소년기를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입시위주의 교육 속에서 경쟁을 경험하며 보낸다. 타인들과 나눔, 공유, 다양한 체험을 경험하지 못한 채로. 이렇다 보니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갑자기 주어지는 많은 시간과 자유로움에 또 다른 적응의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과도기의 대학생들이 적응적 사회인이 되기 위해, 또한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 대학의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동신대는 이 같은 인식 아래 지난 2005년부터 정규교과과정에 인성교과목을 필수 교과목으로 편성해 모든 학생들이 1년 동안 반드시 이수토록 하고 있다. 8년 동안 꾸준히 시행해온 결과 인성교육에 대한 대학 내부의 평가와 만족도는 아주 높았다.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가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긍정의 에너지와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대학문화 프로그램을 구상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드림 투게더 333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하루에 3가지 이상 감사하기, 일주일에 3가지 이상 좋은 일하기, 한 달에 3권 이상 독서하기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실천운동이다.

이를 위해 일기처럼 쓸 수 있는 감사노트를 배포하고 홈페이지를 만들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구성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운 데 놀랐다. 주어진 환경은 변한 것이 없는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니 곁에 있는 것 하나하나가 소중해지고, 행복한 마음이 든다는 게 캠페인 참여 학생들의 의견이다. 캠페인을 실시한 후 밝게 인사하는 분위기, 사제 간 신뢰가 좀 더 돈독해지고 있음을 필자 또한 느낀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는 세계 15위이지만 국민 행복지수는 세계 56위에 불과하다. 국민 중 46.7%가 스스로를 하층민으로 생각한다는 통계조사도 발표됐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남과 비교해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상실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학의 상황도 비슷하다. 교육프로그램과 장학제도, 대학의 시설 등 많은 분야에서 진일보 하고 있지만 대학 교육에 대한 사회의 만족도는 오히려 낮아진 듯하다. 정체감의 혼란과 좌절, 무기력에서 비롯된 중도 탈락도 늘고 있다. 이 정체 모를 우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남의 시선보다는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자존감(자존심이 아닌)을 갖게 해야 한다. 자기 일만 잘하면 된다는 자기중심적인 실력자보다, 남을 도울 줄 알고 남과 함께 성장해가는 투게더형 인재를 길러야 한다. 행복한 마음으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남을 배려하고, 자기 역량을 꾸준히 계발해가는 것이야 말로 사회에 꼭 필요한 긍정의 힘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 캠페인이 많은 대학들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왜냐하면 함께 사는 세상, 함께 꾸는 꿈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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