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성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회장(호원대 총장)

기말고사가 끝나고 성탄 연휴와 송년의 부산함도 훌쩍 지나가고 이제 다시 한 학기가 마무리되었다.

모두들 학기 중에는 빡빡한 수업 일정 속에서도 짬을 내어 알바도 했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다. 학점 관리에 긴장의 끈을 한시도 놓을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부담스러웠던 수업과 기말고사까지 끝마쳐 학기가 마무리 되었는데도 홀가분한 기분은 잠시고, 천금 같은 방학 시간을 어떻게 써야 방학 끝자락에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 새로운 선택의 과제가 눈앞에 놓여있다.

단기 어학연수, 알바 시간 늘리기, 토익 900점 넘기기 60일 작전, 늘 아쉬웠던 인문학 책읽기, 유럽배낭여행, … 버킷리스트를 어떻게 매워야할지 행복한 고민이 줄을 잇는다.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의 특권인 넉넉한 방학을 잘 설계하는 일은 졸업 후 성공적인 사회생활의 밑거름이 된다. 대학을 상징하던 상아탑이란 말은 빛이 바랜지 오래되었고, 이제 최고의 관심사는 취업이 되었다. 학생 개인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대학으로서도 취업은 이제 존재이유로 자리 잡았다. 취업은 학업성취도 측정의 가장 확실한 평가지표가 되었다. 그렇다면 취업을 위해서 뭘 준비할 것인가.

기업의 인사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학업성적과 영어는 기본인데, 요즘 들어 인성과 대인관계 그리고 봉사활동 경력이 중요한 심사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봉사가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봉사를 취업의 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단견이다. 학생이 하는 봉사는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학생은 봉사를 통하여 말로만 듣던 사회 현실 문제를 피부로 인식하고, 봉사 과정에서 합리적 의사형성방법을 학습한다.

또한 봉사는 창의성과 인성 계발, 지식과 기술 향상에 직결되고, 나아가 사회통합에 불가결한 시민참여활동(civic engagement)이다. 봉사의 의미와 가치를 이렇게 보기 때문에 우리는 대학사회봉사를 교육의 완성이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봉사지만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봉사자인 학생도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지만, 수혜자나 수혜기관도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다. 따라서 봉사자와 수혜자를 적절하게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학생이 틈새시간이라도 낼 수 있는 기회는 주말과 방학이 전부다. 조금 짜임새 있게 봉사를 경험하려면 방학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생들의 봉사를 도와주는 중간지원조직의 대표적인 것으로 개별 대학의 사회봉사센터 그리고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에 소재한 247개 자원봉사센터가 있다. 이미 방학이 시작되어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가까운 센터에 문의하면 봉사의 새로운 세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봉사를 했노라고 자기소개서에 몇 줄 적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봉사과정에서 체험한 생생한 기억이 자신의 정체성을 다듬는데 기여하고 그렇게 쌓인 내공을 면접관이 알아 볼 때 취업에 한발 다가서는 것이다. 그러나 봉사를 통해 자신이 스스로 밝아지고 행복감을 느낀다면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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