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S·WEST·재외동포교육 등 30여개 사업 추진하는 국제교육의 중추

대학과 ‘유학박람회’ 개최 등 협력, “유학생 유치 위해선 수요자 니즈 충족”
“교육은 모든 나라가 고민 … 우리나라 학생 창의·글로벌역량 강화 힘쓸 것”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우리나라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세계 최초의 국가입니다.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은 무엇보다 교육이 있었기에 가능했지요. 한국만의 소프트파워인 교육으로 국제 사회에 기여하고 세계 수준에 부합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 국립국제교육원을 명실상부 ‘교육한류의 중추기관’으로 세워 나가겠습니다.”

국립국제교육원에 대한 이병현 원장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는 신임 원장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의 내공이 묻어나왔다. 취임 한 달. 국립국제교육원 수장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30년간 외교관으로 일하며 글로벌 인재 양성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고민했고 2005년부터 2년 여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 국제교육정보화국장을 지내며 국제교육 정책에 관한 실무 경험까지 쌓았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특히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국립국제교육원과 대학들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국내외에서 더 많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려면 무엇보다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립국제교육원과 대학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유학생 유치의 양과 질을 고루 충족하고 전 세계에 교육한류를 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임 원장으로서의 포부는.

“최근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다른 국가와의 인재·교육 교류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앞으로 국립국제교육원이 국내외 국제 교육과 교류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글로벌 교육 서비스 전문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 외교 활동을 강화하고 국제적 수준에 부합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내부적으로는 열린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 모든 구성원이 자기 업무에 애착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국립국제교육원의 중요성이 상당한데.

“우리나라는 교육과 인적 자원의 힘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됐다. 최근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국립국제교육원도 교육 분야 ODA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방침이다. 국립국제교육원은 지난해 ‘개발도상국 기초교육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등 2개 대륙, 4개 국가에 교사를 파견했다. 개발도상국에 학교 건축 등 하드웨어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 등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 교육’은 전 세계의 부러움과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소프트파워의 핵심이다. 케이팝(K-POP)처럼 케이에듀(K-EDU)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국립국제교육원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핵심 사업으로는 정부초청장학사업(GKS)가 손꼽힌다.

“국립국제교육원은 교육부 산하의 글로벌 교육 서비스 전담 기관이다. 1962년 재외동포 한글 교육을 위해 문을 연 뒤 사업 범위를 꾸준히 확대해 우리나라 최고의 국제교육 전문 기관으로 성장했다. ‘GKS(Global Korea Scholarship)’는 우리나라 정부가 세계 교육발전과 공동번영에 기여하고자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장학사업이다. 교육부가 주관하고 국립국제교육원이 지원·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GKS의 핵심은 해외 우수 인재에게 국내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사업’인데 1967년 시작돼 현재까지 4800여명의 외국인 학생이 혜택을 받았다. 현재는 세계 127개국 2000여명의 학생이 국내 70여개 대학에서 수학 중이다. GKS는 해외 인재들, 무엇보다 개발도상국 청년들을 해당 국가 발전을 견인할 핵심 인력으로 양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외에도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재외동포교육, 한국어교육지원, 국제교육교류 등과 관련된 30여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재외동포교육을 위해서는 재외동포와 자녀 모국 초청연수, 재외국민용 교과서와 현지맞춤형 교재 개발·보급, 재외한국학교 교사 초청연수를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의 한국어교육을 지원하고 한국어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한국어능력시험(TOPIK)도 운영하고 있다. 이 시험은 전 세계 63개 국가, 197개 지역에서 연 4회 시행되고 있으며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지난해 16만7000여명이 응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최대 연 5회까지 시험횟수가 확대돼 전 세계 66개 국가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한·미 취업연수여행(WEST; Work English Study and Travel) 프로그램’을 포함한 정부해외인턴사업도 활발하다. 연간 2500여명의 대학생과 청년층이 전 세계 90여개 국가의 산업현장으로 파견돼 해외연수와 해외취업의 기회를 제공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는 토익·토플과 같은 해외 영어시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민의 영어 의사소통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국가영어능력시험(NEAT) 1급 개발·시행도 담당하고 있다.”

 

-대학들과는 어떻게 협력하고 있나.

“대학은 국립국제교육원의 가장 중요한 ‘동업자’다. 특히 국립국제교육원은 대학들이 보다 많은 양질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국립국제교육원은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에게 직접적으로 대학을 홍보할 수 있도록 2001년부터 대학과 함께 ‘한국 유학 박람회’를 열고 있다. 박람회는 해외 주요국가에서 매년 10~15회씩 개최돼 현재까지 전 세계 102개 국가 132개 도시에서 140여회에 걸쳐 진행됐다. 박람회에 참여하는 대학에는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정부 해외기관과의 밀접한 협력을 통해 내실 있는 홍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학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통해 우수 글로벌 인재 양성과 교육한류 조성에 힘쓰겠다.”

-최근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 대학들은 2004년부터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Study Korea Project)’ 추진에 긴밀히 협력해 2001년 1만1000명 수준이던 외국인 유학생을 지난해 9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 경제여건이 좋아진 중국 학생들이 유학지로 우리나라보다는 유럽을 선호하고 있고 정부가 2011년 도입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로 유학생 질 관리가 강화되면서 유학생 수가 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대학은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유학생 유치·관리 정책을 종합 평가하고 분석해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 과정, 교육 환경 등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 특히 유학생 관련 정책은 양과 질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그동안 해외 선진국의 교육도 많이 접했을 텐데. 

“중요한 사실은 교육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나 고민이라는 점이다. 국립국제교육원에 오기 전까지 주노르웨이 대사를 지냈는데 2012년 기준 노르웨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9만9664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고 창의 교육, 엘리트 교육, 직업 교육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그러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는 인근 국가인 핀란드나 우리나라가 훨씬 앞선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 논란과 비판이 많지만 분명한 사실은 인정받을 부분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앞으로 창의 교육과 글로벌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에게 더 넓고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이 같은 움직임의 중심에 국립국제교육원이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 역점을 둘 부분은.

“국제교육에 관한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또 다른 국가와의 교육교류 활성화, 국내외 글로벌 인재 양성, 글로벌 인재 네트워크 확충 등에 꾸준히 노력하고 현재 운영 중인 ‘한국 유학 종합 시스템’을 개선해 보다 선진화된 교육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그동안 국립국제교육원이 글로벌 인재 육성,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에서 많은 역할을 했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때문에 올해는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실시하는 각종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국제교육의 중심에 국립국제교육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할 것이다.”

<대담=윤지은 편집국장/정리=민현희 기자/사진=한명섭 기자>

■ 이병현 원장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에서 학사, 프랑스 국제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제13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입부했으며 주르완다 1등서기관 겸 대사 대리, 주국제연합참사관, 국제연합정책과장, 주말레이시아 참사관, 주국제연합공사 참사관, 교육인적자원부 국제교육정보화국장, 주프랑스 공사 겸 UNESCO 공사, 주노르웨이 대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달 5일 제15대 국립국제교육원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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