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신년사로 본 2014년 대학가
“대학의 본질 찾고 바탕 다져 난관을 서로 도와 극복하는 한해로”

[한국대학신문 민현희·신나리 기자] 대학들에게 2014년 갑오년(甲午年)은 그 어느 해보다 힘겨운 1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긴축 재정, 교육·연구 질 제고, 학생 취업, 우수 신입생 유치 등 대학들이 헤쳐 나가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새해를 맞은 대학가의 분위기는 두려움보다는 희망에 더 가깝다. 특히 총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대학 구성원을 격려하고 올해 1년간 학내 화합과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룰 것을 강조했다.

■ “역동적이고 강인한 말처럼” = 올해는 말띠해인 만큼 말에 대한 비유로 새해 다짐을 전한 총장들이 많았다. 특히 총장들은 대학 앞에 놓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구성원 간 화합과 소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승용 덕성여대 총장과 장호성 단국대 총장은 새해 대학운영 방향을 사자성어로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먼저 홍 총장은 “올해를 ‘축기견초(築基堅礎)’ 즉, 기초를 확립하고 바탕을 다지는 해로 삼자.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덕성여대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힘차게 나아가길 바란다”며 “신뢰에 기반한 소통을 바탕으로 용기 있게 소망하는 목표를 달성하자”고 당부했다.

장 총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협력하고 돕는다’는 뜻의 ‘동주상구(同舟相救)’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제시했다. 장 총장은 “올해도 저성장, 취업난·구조조정 등 대학 운영에 있어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며 “모든 구성원이 서로 돕고 협력해 대학의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뤄내자”고 격려했다.

이용구 중앙대 총장은 “대지를 힘차게 뛰는 말처럼 큰 울림을 주기 위해 중앙대 구성원 모두가 어느 때보다 한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며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인화(人和)는 가장 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맹자의 말처럼 중앙대의 모든 구성원이 한 마음 한 뜻이 되는 뜻 깊은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원한다”고 말했다.

임덕호 한양대 총장 역시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은 한양대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의 선원들이 공동의 책임을 지고 있듯 한양호의 구성원들 역시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더욱 분명하게 가져야 한다”며 “올해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한양의 공동체를 책임지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은 “올해는 60년에 한번 찾아오는 청마(靑馬)의 해다. 건학 616주년을 맞은 성균관대가 청마약천(靑馬躍天)하는 번영의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고, 정상철 충남대 총장은 “백마의 기운을 두른 충남대 구성원 모두가 화합해 옛것을 딛고 굳건히 일어서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외대는 올해 개교 60주년이어서 의미가 더욱 깊다. 이 대학 박철 총장은 “청마는 진취적이고 활발하며 일부 문화권에서는 행운을 상징하기도 한다”며 “올해는 개교 60주년이자 본·분교가 통합된 새로운 한국외대가 출범하는 원년이다. 모든 구성원이 화합해 새로운 도약의 한 해를 만들자”고 격려했다.

또 이우권 인덕대학 총장은 “올해는 말띠해라 말처럼 멋있고 말처럼 질주 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며 “철학이 있고 설립정신이 살아 숨 쉬며 학사와 재정운영이 투명하고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대학, 학생 만족도가 높고 구성원들이 조직을 사랑하고 헌신하는 멋진 대학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은 “오늘날 대학은 무한경쟁의 시대에 내몰려 있지만 이화의 가치와 정신을 소중히 지키면서 이화답게 발전하고 이화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혜와 마음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전했고, 최성을 인천대 총장은 “모든 구성원이 하나 돼 국립대학으로서 백년대계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제고에 박차” = 올해 1년간 추진할 대학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은 총장들도 많았다. 이를 통해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위기를 극복할 발판을 자발적으로 마련한다는 포부다.

한헌수 숭실대 총장은 “당장 올해 봄부터 시행되는 국고지원사업들에 대학구조조정 여부가 반영될 것이고 이에 맞춰 숭실대도 구조조정을 이뤄낼 것”이라며 “10년 후인 2023년의 구조를 만들고 조정해가는 과정을 모든 대학들이 겪어야 한다. 이 과정을 얼마나 잘 거쳐 나가느냐에 따라 10년 후 각 대학의 모습과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재홍 조선대 총장은 “변화의 시대에는 그 변화의 실체를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그에 걸맞은 새로운 로드맵에 따라 슬기로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조선대 앞에는 행정 분야의 구조조정을 통한 대학 시스템 선진화, 미래 지향적 투자와 재정 건전성 확보, 실질적 취업률 증가 등 총체적 혁신과 개혁을 위한 과제가 놓여있다”고 밝혔다.

경북대·경상대 등 국립대 총장들도 구조개혁에 의지를 드러냈다. 함인석 경북대 총장은 “올해부터 정부는 지역대학 육성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시책을 강력 추진한다”며 “이 같은 정책의 일환으로 경북대 역시 구조개혁과 특성화를 통한 대학 발전 전략 수립과 실천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권순기 경상대 총장은 “올해의 대학 경영 목표로 ‘소통과 구조개혁을 통한 대학역량강화’를 제시한다”며 “이를 위해 대학의 학생정원과 학사조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경상대의 인재상에 걸맞은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구기헌 상명대 총장은 “전국의 대학들은 지속 성장이 가능한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으로 심각한 양극화가 이뤄질 것이다. 대학의 전반적인 경쟁력 제고를 통해 이러한 위기를 타개해 나가야 한다”고 했고, 김영래 동덕여대 총장은 “정원감축을 염두에 둔 재정운영 계획과 대학운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기여, 내실화,  학문 융복합 강화, 연구역량 제고 등 중점추진과제 제시 = 총장들의 신년사에는 각 대학별 올 한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도 언급됐다. 먼저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사회기여에 퍼방점을 찍었다. 오 총장은 “서울대는 기존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상호신뢰와 이해, 배려와 나눔의 가치가 사회 곳곳에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말과 행동을 통해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에 더욱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섭 부산대 총장은 지역대학의 한계 극복을 다짐했다. 김 총장은 “국립 거점대학으로서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아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며 “기초 학문의 보호·육성과 지원, 특성화 분야의 지속적 발전, 미래 전략 분야의 발굴과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지역적 경계의 틀을 넘어 전반적인 내실화와 질적 성장을 이룸으로써 지역 대학의 한계를 뛰어넘자”고 말했다.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올해 교양학부과정을 신설해 전체 교양강좌를 관리·운영하며 학문의 융복합을 강화할 방침이다. 학생들의 참여를 강조하는 ‘에듀케이션 3.0’도 도입할 것”이라며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 기숙사를 착공하고 바이오대학관을 완공하는 등 교육 인프라 개선에도 계속해서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연구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정 총장은 “연구역량의 지속적인 강화를 위해 기초분야의 연구기금 확대와 함께 인사와 보상, 연구 지원 시스템, 융합연구의 활성화 등 모든 분야의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융합연구 활성화를 위해 겸직교수제를 확대하고 학과·대학·캠퍼스 간의 장벽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또 송희영 건국대 총장은 “건국대를 ‘국내 톱5, 아시아 30위,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학의 3대 중심기능인 교육·연구·봉사 부문에서 질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건국대가 건학 100주년을 맞는 2031년에는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데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은 “현재의 학제시스템을 혁신해 최고의 명문여대로 거듭나고 교수 교육·연구역량 강화 방안도 추진하겠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100억원 이상의 발전기금을 모금할 수 있는 상시체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성철 DGIST 총장은 “올해 △학부교육의 성공적 정착 △학사부 건물 완공 통한 BTL사업의 성공적 마무리 △수월성 위주 재원투입 △대형연구과제 발굴·유치 △지속적 인적자원 확충 △지역기업들과의 협력강화 △발전기금 적극 유치 △창립 10주년 기념행사 개최 등 7대 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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