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개교 고려‧연세 '종합감사가 뭔가요?'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4년제 사립대 중 개교 이래 교육부 종합감사를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은 대학이 69개교(43%)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대학교육연구소 등에 따르면 157개 사립대 중 1947년 개교한 고려대와 연세대는 그간 교육부 종합감사를 전혀 받지 않았다. 1948년 개교한 가톨릭대, 경희대(1955년), 서강대(1960년) 등 69개 대학이 개교 이래 한 차례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 중에는 대학운영 분규를 겪은 한국국제대와 제주국제대도 종합감사를 받은 바 없었고, 자진폐교를 결정한 경북외대도 종합감사에서 제외됐다.

종합감사는 학교운영 실태 전반을 확인하고 지도‧감독하는 수단이다. 특정감사와 재무감사, 복무‧일상 감사 등 교육부 감사실에서 시행하는 다른 감사에 비해 훨씬 강도가 높다. 그러나 교육부 감사규정을 보면 국‧공립대의 감사는 3년으로 명시하고 있는 반면 사립대에 대한 감사 주기 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종합감사 지적사항을 불이행 시 대학은 최대 정원감축의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학구조조정을 하기에 앞서 종합감사를 활성화해 부실운영을 솎아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온 대학만 또 오지 말고 다른 대학들도 종합감사를 실시해 미리 부실한 운영를 적발한 뒤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냐”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구조조정 이전에 예방을 위한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재홍 방송통신대 교수는 “교육부에서 감사를 나가는 경우는 언론에서 크게 보도된 경우가 많다. 언론보도가 됐다는 것은 사립대 내부에서 곪을 대로 곪았다는 이야기다. 종합감사가 사후 약방문에 그치는 셈이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도 할 말은 있다. 인력문제다. 현재 교육부에서 사립대 감사를 담당하는 사학감사담당관실은 9명이다. 감사반을 꾸릴 때는 외부 회계사와 감사총괄담당관, 민원조사담당관실이 협력해 구성한다. 그러나전문대학을 포함한 전체 사립대학의 감사를 담당하기에는 부족한 인력이다. 이재력 사학담당감사관은 “감사계획을 짜고 매년 25곳 가량 대학을 감사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연중 내내 감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종합감사가 실시되도 실효성이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의원(무소속) 측은 “최근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적발된 사립대 부정으로인한 재정손실액이 총 1970억에 달한다. 그러나 종합감사에 따른 고발은 6건에 불과했고 시정이나 개선, 통보에 그쳐 실효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감사관실은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을 철회한 고교들을 감사했다. 임 교수는 “고교 감사는 시‧도교육청이 할 일이다. 인력이 없다는 교육부까지 고교 감사에 나설 이유가 없다. 교육부가 인력 탓하며 관리감독 안하는 사이 사립대의 부정부패가 만연해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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