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근 김포대학 국제교육원장

전문대학들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4년제 대학들 보다 일찍 글로벌현장학습(해외 인턴십)을 통해 매년 500명 이상의 학생들을 해외 취업 현장에 파견해왔고 그 준비과정에서부터 착실히 학생들의 해외취업을 준비해왔다. 그 결과 2010년 들어서면서부터 해외취업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하여 작년에는 총 688명이 해외에 취업하였고 4년제 대학을 포함한 전체 대학졸업자 해외취업인원 1637명의 42%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문대학의 유학생 유치를 대신하여 해외취업이 전문대학 국제화의 큰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전문대학들도 국제화 기반 구축의 필요성을 체감하면서 외국어 교육 강화와 함께 교육과정의 표준화, 선진국 대학과의 연계교육체제 구축, 해외 인턴십 지원 등 졸업생들을 해외 유수의 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한 일련의 체질개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도 전문대학의 해외 취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호텔이나 미용 등의 서비스 분야에서는 학생들의 자질이나 교육수준이 해외 취업 요구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취업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취업률을 개선하기 위한 인턴십 형태의 취업을 벗어나 장기 취업의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등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학생들이 해외 취업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취업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해외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 중 적지 않은 인원들은 커리어 축적의 측면 뿐 아니라 보수 등의 처우 측면에서도 국내보다 나은 환경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꾸준히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어, 해외취업에 대한 재평가와 논의가 활발한 이 시점에서 그 방향을 정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크게 제기되는 문제는 취업의 질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단지 해외에서의 경험을 위해, 또는 취업률 관리를 위해 학생들을 전공과 상관없는 분야임에도 일단 내보내는 일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해외취업 인정 심의 과정에서 보면 유아교육이나 공학을 전공한 학생이 호주의 식당에서 초밥을 만들고 있는 경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해외 취업이 활성화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분명히 학생들의 전공 적합성은 취업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취업의 지속가능성이다. 인턴십 형식의 계약과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출국하여 형편없는 처우를 받으며 고용계약에 명시된 6개월 또는 1년을 간신히 마치고 귀국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취업의 지속가능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리 학생들이 받게 되는 처우에 있으며 이 부분은 해외취업이 낯선 학생들을 위해 반드시 대학이 관리를 해주어야 할 부분이다. 외국이라 하더라도 학생들의 노력에 합당한, 그리고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급여나 복지 조건이 제공되는지, 취업하고 있는 학생들의 만족도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

세 번째는 대학차원의 육성 노력이다. 지금도 절반 가까운 해외취업은 취업 에이전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전체 에이전트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앞서 제시한 취업의 질이나 지속가능성 문제의 적지 않은 부분이 이들과 관련이 있다. 대학 차원에서 학생들의 해외 취업처 발굴을 위한 해외 기업체와의 산학협력 추진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학생들의 재능발휘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해외 취업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훈련과정의 확립이 될 것이다. 해외취업이 아무 준비 없이 추진될 때, 학생들은 해외에서 큰 난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재학 기간 중의 외국어 교육, 해외 연수, 인턴십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교육훈련과정을 만들어 철저히 준비하는 해외 취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산업인력공단에서도 해외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세계로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전문대학들도 해외취업 활성화에 많은 역량을 투입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문대학의 해외취업은 2015년에 연간 1000여명 수준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제시한 문제점들은 이러한 사업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사전에 꼭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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