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승인취소’ 건국대에 도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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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감사서 법인회계 수백억원 부당 사용 등 적발

법인 “재심의 요청할 것” 반발 … 본부도 법인 감싸기
구성원 “감사 결과 받아들이고 대학 발전 계기 삼아야”

[한국대학신문 민현희·신나리 기자] 건국대가 김진규 전 총장이 회계비리로 물러난 데 이어 이사장까지 같은 혐의로 퇴출 위기에 놓이면서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고작 2년 사이 총장과 이사장이 잇따라 비리 혐의로 물러날 상황에 처한 것이다.

교육부는 건국대에 대한 감사에서 김경희 이사장의 회계비리를 적발, 김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국대 법인 측은 “개선할 사항들은 성실히 이행하고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심의를 요청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법정공방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건국대 내부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학본부 측은 “법인 경영상의 불가피한 판단과 결정이 참작되지 않았다”며 법인을 감싸고 있으나 건국대 교수협의회와 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건국학원 정상화를 위한 범건국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교육부 결정이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건국대 설립자의 며느리로 지난 2001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구성원과 줄곧 갈등을 빚어왔으며 비대위는 지난해부터 김 이사장의 각종 개인 비리 의혹을 교육부에 제기하면서 김 이사장 퇴진 운동을 벌여왔다. 교육부는 이 같은 학내 제보를 바탕으로 건국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 교육부 “제멋대로 법인 운영” 승인취소 = 교육부는 16일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2월 9일까지 11일간 실시한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및 건국대 회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건국대 법인은 △수익·교육용 기본재산 관리 △자금차입 △회계 비리 총장 의원면직 처리 △미국 대학 경영권 인수 △실습지 이전비용 교비 지출 △이사장 업무추진비와 개인소송비용 집행 등에 대한 부당 지적을 받았다.

특히 김 이사장은 이사회 의결과 교육부 허가 없이 242억원 가량의 수익용 기본재산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고 별도의 증빙 없이 법인카드를 임의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회계비리를 저지른 김 전 총장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 없이 의원면직 처리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사항에 대해 “이사장의 임원승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김 이사장은 2008년 2월 장부가액이 242억2080만원인 수익용 기본재산 스포츠센터를 법인이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스타시티 입주민대표회의에 40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시설비 29억4318만원과 관리비 16억3934만원을 법인회계에서 지출했다.

또 법인이 수익사업으로 건설한 실버타운 ‘더 클래식 500’의 누적 적자를 해결하는 데 법인의 임대사업체인 ‘건국 AMC'의 자본금 867억원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회에 걸쳐 사용했다. 김 이사장은 이 사항 역시 이사회 의결과정을 거치지 않고 결정했다.

김 이사장 개인이 실버타운인 ‘더 클래식 500’의 펜트하우스를 5년 8개월간 임의로 사용한 부분도 지적받았다. 김 이사장은 이를 통해 6억3900만원의 임대료 손실을 발생시켰고 이에 따른 관리비 8000만원과 추징 부가세 1억2656만원을 법인회계에서 내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사항에 대해 김 이사장이 사립학교법과 형법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하고 임원취임의 승인을 취소할 예정이다. 임대료 손실액 등 7억225만원에 대해서는 이사장을 비롯한 관련자로부터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업무추진비를 횡령하는 등의 회계비리를 저지른 김 전 총장에 대해 이사회에서 해임을 의결했는데도 김 이사장이 2012년 5월 김 전 총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징계절차 없이 면직 처리한 부분도 임원취임 승인 취소 사유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당시 이사장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회계비위에 대한 검토 없이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들이고 퇴직금도 규정인 1억원을 초과해 2억4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교육부는 김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 없이 미국에 있는 대학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건국대 교수를 파견해 급여 8489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사실도 지적했다. 또 건국대 법인이 교육부 허가 없이 112억원에 달하는 서울 광진구 소재 교육용 토지를 총동문회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에 대해서는 해당 토지를 교육용으로 하거나 매각할 것을 통보했다.

■ 법인 “감사 결과 부풀려졌다” 억울함 호소 = 이 같은 교육부 감사 결과에 대해 건국대 법인은 “개선할 사항들은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면서도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하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때문에 심각할 경우 교육부와 건국대 법인 간 법정공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인 관계자는 “사학 경영 현실과 다른 과잉 감사 처분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법인 경영상의 불가피한 판단과 결정, 법인 재산관리와 운용상의 일부 미비점 등을 마치 사학의 비위나 회계부정으로 규정한 것에 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건국대 법인은 교육부 감사 결과 발표 당일 소명자료를 내고 지적 받은 사항에 대한 상세한 반론을 제기했다. 법인 측은 먼저 스타시티 입주민의 스포츠센터 무상사용에 대해서는 “스타시티 입주민과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당사자 간 합의에 따른 것일 뿐이다. 이사장이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대학 경영권 인수와 관리에 대해서는 “당초 법인의 이 대학의 경영권 인수가 이사회를 통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대학에 파견한 건국대 교원의 인건비 지급은 건국대 교원파견 규정에 의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이 법인 소유의 실버타운을 임의로 사용한 부분은 ‘공적인 목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인 측은 “이사장이 외빈을 접견하거나 내부 행사가 있을 때 사용한 것”이라며 “업무추진비도 마찬가지다. 교직원이나 동문의 경조사비, 교내외 행사 후원금 등의 명목으로 지출했다”라고 말했다. 건국대 기관판공비 지급요강에 근거에 집행했다는 주장이다.

김 이사장이 별도의 증빙 없이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 용도라기보다는 이사장의 경영활동과 대내외 직무활동을 수행하는 과정 중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법인은 이사장의 카드내역 사용이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따른 지출이라는 점을 소명했으나 교육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구성원 “김 이사장 퇴진 시급” = 교육부의 김 이사장 임원승인 취소 처분을 두고 법인 측이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학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대학본부 측은 법인과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다른 구성원은 교육부의 판단이 옳다는 데 뜻을 함께 하고 있다.

먼저 건국대 본부 관계자는 “김 이사장의 잘못한 점들도 있지만 건국대 발전과 위상 제고에 크게 기여한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교육부 감사에서는 법인을 경영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들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학본부 측은 법인회계와 교비회계는 별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부 감사 결과가 학생들의 등록금이 포함된 교비회계가 잘못 사용된 것처럼 해석될까 우려스럽다”며 “선의의 학생과 학교에 오해와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교육부가 부풀린 것 없이 공정한 판단을 내렸고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김 이사장의 퇴진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홍정희 노조위원장은 “법인은 교육부가 객관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내용에 대해 재심의를 신청해 사실을 호도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최근 5년간 건국대 법인의 누적적자가 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한 수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영백 교수협의회장(중어중문학과 교수)은 “비대위가 교육부에 김 이사장에 관한 감사를 요청할 당시 총동문회나 총학생회도 함께 뜻을 모았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김 이사장에게 문제가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건국대 구성원이 하나로 뭉쳐 대학을 정상화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건국대를 ‘표적 감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교육부가 대대적인 대학구조개혁 정책 추진을 앞두고 ‘정원을 감축하지 않을 경우 건국대처럼 감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일부러 건국대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사학감사담당관 관계자는 “표적 감사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비대위의 민원제기를 바탕으로 실태조사를 해보니 문제가 상당해 감사로까지 이어졌고 합리적으로 감사가 진행됐다”며 “교육부가 표적 감사를 했다는 말은 억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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