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석의 '생각을 따라 말을 따라'(12)]삼강(三綱)
[강위석의 '생각을 따라 말을 따라'(12)]삼강(三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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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세상살이로 그간 잊고 있던, 묻고 있던 생각과 말들을 끄집어내 새롭게 재해석해줄 <강위석의 ‘생각을 따라 말을 따라’>를 연재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좇아가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는 건 어떨까.

삼강(三綱)은 사서삼경(四書三經) 어디에도 없다. 공자가 죽은 지 4백년(맹자가 죽은 지 2백년) 쯤 지난 한(漢) 무제 때 동중서(董仲舒: 기원전176년~104년)가 신조(新造)하였다. 강(綱)은 ‘벼리 강’이라고 읽는다. 벼리는 그물 조직의 중심이 되는 밧줄이다.

삼강에서 벼리는 표면상으로는 셋이 있다: 임금은 신하의 벼리다(군위신강:君爲臣綱), 남편은 아내의 벼리다(부위부강:夫爲婦綱), 아비는 자식의 벼리다(부위자강:父爲子綱). 그러나 실은 임금 하나만이 궁극적인 벼리다. 임금은 모든 집의 남편과 아비의 벼리이기 때문이다.

춘추전국 시대 이래 중원 각 나라의 정치적 이상은 나라 안팎으로 국가권력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평화와 번영, 즉 치(治)의 길이라고 믿었다. 이 이상을 성취한 것이 진(秦)제국이다. 삼강은 국내 차원에서 왕권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전 인민의 그물조직화 내지 연좌(連坐)제다.

한(漢)의 건국은 한 편으로는 진(秦)을 계승하고, 한 편으로는 진을 대체하는 것이었다. 계승은 중앙집권적 통일 전제군주주의를 계승하는 것이었다. 대체는 진의 폭정을 선정(善政)으로 대체하자는 것이었다.
특히 춘추시대 이래 크게 대두한 사(士)계급, 즉 지식계급의 진에 대한 불만을 무마하는 것이 한의 급선무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진시황도 처음에는 유교와 유자(儒者)를 포섭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유교의 정치적 이상은 자기의 그것과는 너무 달랐다. 진은 분서갱유(焚書坑儒) 등으로 유교를 핍박하였다.

공자 유교의 정치적 이상은 지방분권적 봉건주의, 자생적 행동 규칙이고, 관습법의 묶음인 예(禮)를 준수하는 예치주의, 가족 윤리(효; 孝)를 군신 윤리(충;忠)보다 우위에 두는 가족우선주의다. 이에 비하여 진시황의 정치적 이상은 중앙집권적 전제군주주의, 가혹성 제정법 법치주의, 국가제일주의였다.

유교의 가족주의 원형은 오교(五敎: 이 시리즈의 <6.공자와 염구>참조)였다. 오교는 다섯 항목 전부가 가족 간의 윤리다. 그 후 맹자가 오교를 오륜(五倫)으로 확대‧조정하였다. 오륜에 국가 레벨의 군신, 가족 간의 부자, 부부. 사회 레벨의 장유(長幼), 붕우(朋友), 이 다섯 가지 관계에 대한 윤리를 담았다.

삼강은 원래 법가인 한비자(韓非子)에 ‘신하는 임금을 섬기고(臣事君), 자식은 아비를 섬기고(子事父), 아내는 남편을 섬긴다(妻事夫)’는 조항을 변형한 것이다. 그리고 삼강을‘삼강오륜’이라는 표제 속으로 묶어 이식(移植)함으로써 오교와 오륜의 동렬에 놓았다. 삼강을 유교의 교의로 위장하려는 속임수였다고 말하면 너무 심할까.

한무제는 유교를 관학(官學)으로 일단 삼았다가 국교(國敎)로 승격시켰다. 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삼강은 유교의 으뜸 강령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국가주의와 전제군주주의가 유교의 중심 되는 표지(標識)가 되었다.

삼강은 왕토(王土)사상과 결합하게 되었는데 나는 이를 왕토삼강 사상이라고 부르고 싶다. 왕토사상은 경제적으로 모든 토지는 왕의 토지요, 모든 사람은 왕의 신하라고 정의한다. 여기에 삼강사상이 추가되면 경제와 정치가 모두 왕의 전제 밑에 들어가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왕을 공산당으로 바꾸면 왕토삼강사상은 공산주의가 표방하는 정치 경제와 매우 비슷해진다는 점이다. 전제군주제는 공산당 독재 체제로, 왕토 원칙은 재산 공유제로 바뀔 뿐이다. 신축(伸縮)과 경직(硬直) 사이를 시계추(時計錘)처럼 왕복운동을 하는 점은 있으나 왕토삼강 사상은 중국에서 지금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왜 중국의 전제 제도의 발생과 지속에 이다지 관심을 갖는가. 그 까닭은 왕토삼강 사상이 한반도에도 주입(注入)되어 열조(列朝)의 정치를 중국 본토보다 오히려 더 심한 전제정치 안에 가두었기 때문이다. 지금 북한의 주체사상도 다름 아닌 왕토삼강사상의 한 변종이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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