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취업 등에 지친 마음 치유 위한 ‘프로그램’ 마련

“취업 전쟁 속에도 스스로의 소중함 깨닫고 목표 찾길”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대학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 프로그램’을 잇달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장기화된 취업난, 스펙 쌓기 경쟁 등으로 지치고 위축된 학생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대학 관계자들은 “남보다 무조건 앞서나갈 것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많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가치와 목표를 깨닫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취업에 매달리고 있다”며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며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고 스스로의 소중함과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 선문대는 지난달 진로지도와 스키를 결합한 ‘진로·스키캠프’를 마련했다. 참가 학생들은 “앞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해보면서도 취업에 대한 부담감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전남대 학생생활상담센터는 지난 8~9일과 15~16일 두 차례에 걸쳐 전남 장성에서 ‘힐링캠프’를 개최했다. 이번 캠프는 학생들이 대학생활에 원만하게 적응하고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으며 총 80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캠프는 ‘만남·치유·성장’을 주제로 △심리극 △참만남 집단상담 △관계연금술 등 3개의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됐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집중적인 심리 치료 활동을 벌였다.

특히 참만남 집단상담은 학생들이 둘러앉아 자신의 고민을 말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학생들은 내면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평소 몰랐던 자신의 모습과 스스로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관계연금술을 통해서는 여러 가지 동작을 해보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문수 학생생활상담센터장은 “전남대 힐링캠프는 학생들의 심리적 성장을 돕고 오직 자신의 내면을 만나는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학생들이 캠프에 참여해 마음을 열고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마음의 상처를 드러낸 것 자체가 큰 용기이자 치유의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학생들은 힐링캠프에서 마음의 치유를 얻었다고 전했다. 참만남 집단상담에 참여한 간호학과 한 학생은 “다른 학생들도 나와 같은 이유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에 대한 피드백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내 고민도 덜 수 있었다”며 “내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는 나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해 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충남대는 지난 21~24일에 이어 다음달 4~7일 제주도에서 ‘자신감 UP(業) 힐링캠프’를 개최한다. 두 번으로 나눠져 진행되는 이번 캠프는 취업에 대한 압박으로 누적된 학생들의 심리적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참가 규모는 재학생, 휴학생, 졸업예정자 등 총 80명 가량이다.

캠프는 한라산 등반, 제주도 탐방, 명사 특강, 기업 탐방, 팀 미션 수행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특히 한라산에 올라서는 학생들이 새해 소망과 다짐을 외쳐보는 시간이 마련되며 명사특강에서는 학생들의 긍정의 힘과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한 강연이 실시된다.

충남대 학생처 취업지원과 관계자는 “대학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 중 상당수가 취업에 집중돼 있어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힐링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참가 학생들이 캠프를 계기로 앞으로 보다 힘차게 진로를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선문대는 진로지도와 스키를 결합한 ‘진로·스키캠프’를 마련했다. 이번 캠프는 지난달 16~20일 4일간 총 3차에 걸쳐 2박3일씩 진행됐으며 모두 71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직무·업종탐색, 직무실습, 취업전략수립, 커리어 로드맵 작성 등 진로지도와 스키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됐다.

캠프에 참여한 이 대학 하자혜씨(영어학과 3)는 “캠프를 통해서 앞으로 진로와 취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며 “스키를 타면서 취업에 대한 부담감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어 좋았다.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고 돌아온 기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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