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할당에 차이 '불만' ‥ "지방 소규모 대학도 기회"

[한국대학신문 특별취재팀] 삼성이 24일 전국 대학에 총장추천 인원을 할당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각 대학은 삼성의 총장추천 할당제도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워낙에 삼성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할당된 인원만을 추천해야 하는만큼 고심이 커진데다 대학마다 할당인원이 달라 대학간 자존심 대결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방 중소규모 대학들까지 추천권을 통해 기회를 준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본지가 단독 취재한 결과 24일 오후 7시 20분 현재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인원을 할당받은 곳은 성균관대로 115명의 추천권을 확보했다. 서울대와 한양대에 각 110명, 연세대·고려대, 지방대학 중에는 경북대에 각 100명에 대한 추천권이 주어졌다. 이어 부산대는 90명, 인하대가 70명, 건국대가 50명, 부경대와 영남대가 각각 45명의 인원을 할당받았다.

■ 이공계 쏠림 현상 두드러져 = 삼성의 총장추천 인원 할당 현황을 분석해 보면 이공계열이 강세인 대학들에 비교적 많은 인원의 추천권이 주어졌다. 한양대가 110명, 인하대가 70명을 할당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이공계열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대는 이화여대가 30명으로 가장 많고 △숙명여대 20명 △서울여대 15명 △덕성여대 10명 등으로 적은 인원을 배정받아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 소재 모 여대 관계자는 “이공계열에 추천 인원이 쏠릴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안타깝다”며 “삼성 그룹 내에서도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대학가 “총장 추천제, 기대와 우려 동시에” = 총장 추천이 가능한 인원 수가 대학마다 다르게 할당되자 대학들간 자존심 대결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때문에 일부 대학은 삼성이 총장에게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줬지만  결국 총장의 권한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수도권 사립대 관계자는 “현재의 총장 추천제는 대학의 권위를 부정한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대학의 총장이 삼성에게 100명, 200명을 추천하면 뭐하나. 바로 최종면접을 가는 것도 아니고 삼성인적성검사인 SSAT를 치른다는 것 아니냐”라며 “그렇다면 대학은 모의 SSAT를 통해 추천인원을 선발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학내에 수많은 학생들이 SSAT를 치르는 비용을 대학이 부담하게 생겼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학교당 배정인원을 일방적으로 할당한 삼성의 방식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하는 대학도 여럿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삼성이 재학생 숫자에 따라 백 명당 한명씩 인원을 배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면 의미가 있었을지 모른다”라며 “하지만 지금의 방식은 애초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게 아니지 싶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대학 관계자 역시 “삼성이 국가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자는 뜻에서 새로운 채용방식을 만든 것이라면, 산학협력차원에서 연구형 과제 등의 지원을 확대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며 “대학 총장 추천제가 각 대학의 특성화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 지역별 쏠림 현상에 호남권 '우려감' = 삼성이 전국의 대학에 할당한 총장 추천 인원을 보면 영남은 호남에 비해 비교적 많은 학생을 확보하는 등 지역별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경북대와 부산대는 삼성으로부터 각각 100명, 90명을 배정받았지만 전남대는 40명, 전북대는 30명에 그쳤다. 부산에 있는 부경대가 45명, 동아대가 25명을 할당받은 것과 달리 호남대와 목포대는 각각 단 10명의 학생만을 배정받았다.

호남의 한 국립대학 관계자는 “같은 지역 거점 국립대도 영호남이 너무 다른 인원을 배정받았다.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라도 균등한 인원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개선을 요청했다.

또 다른 지방의 사립대 관계자 역시 “호남에 배정된 인원이 객관적으로 봐도 차이가 크다”라며 “영남 호남을 이렇게 차별하는 채용 방식도 앞으로 개선할 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지방 중소 대학까지 기회 부여는 평가해야” = 이런 대학들의 우려감과 아쉬움에도 불구 일각에서는 지방 중소규모 대학까지 총장추천권을 부여한 점은 평가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취업 컨설팅 관계자들은 이번 삼성의 총장추천권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취업 컨설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대학들이야 배정된 추천인원 수에 아쉬움이나 불만을 나타낼 수도 있겠지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경북대 등은 워낙에도 상당한 인원이 삼성에 입사했다. 다른 대학들은 실제로 삼성 취업에 성공하는 학생 단 몇 명이라도 배출하기를 고대해왔던 대학들이 적지 않다”며 “원하는 인재를 선발할 권리가 있는 기업에 할당을 똑같이 해달라고 대학이 요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취업관련 업체의 또 다른 관계자도 “지방 중소규모 대학들은 한 명이라도 삼성에 입사하면 플랭카드가 걸리는 대학도 있다. 지금처럼 취업난이 심각하고 대기업 입사가 하늘의 별따기인 시기에 그들 대학 학생들도 삼성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는 사실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며 “처음부터 모든 대학에 똑같은 수를 배정할 것이라고 대학들도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삼성 신입채용 대학총장추천인원 할당 현황 (단위:명)

<대학명> <총 추천인원(저소득층 인원)>
성균관대 115
서울대 110
한양대 110
고려대 100
연세대 100
경북대 100
부산대 90
인하대 70
경희대 60(10)
건국대 50(10)
중앙대 45
영남대 45
부경대 45(10)
동국대 40(10)
전남대 40(15)
광운대 35(5)
서울시립대 30
숭실대 30(5)
이화여대 30
전북대 30(10)
단국대 30(10)
한국외대 30(10)
국민대 25(5)
동아대 25(10)
강원대 20
세종대 20
숙명여대 20
한동대 20
성신여대 15(5)
서울여대 15(5)
상명대 15(5)
인천대 15(5)
동덕여대 13(5)
창원대 12(7)
경남대 10(5)
대구대 10
덕성여대 10(5)
삼육대 10(5)
강남대 10(5)
목포대 10(5)
호남대 10(5)
제주대 10(5)
한예종 8(3)
동신대 8(5)
우송대 6(3)
한세대 6(3)
성공회대 4(3)

추가 확인 대학

아주대 45
명지대 15(5)
창원대 12(7)
한성대 12(5)
경상대 20(10)
건양대 8(5)
한밭대 10(5)
대전대 8(5)
가천대 15
홍익대 45(5)
순천향대 15(10)
호서대 10(5)
계명대 10(5)
경일대 8(3)
대구가톨릭대 10(5)
인제대 12(5)
호원대 6(3)
한신대 10(5)
울산대 15(5)
서강대 40(5)
군산대 8(3)
한국항공대 30(5)
한국기술교대 20(5)
충북대 30(10)
경남과학기술대 8(5)
나사렛대 6(3)
경동대 6(3)
관동대 8(5)
상지대 8(5)
극동대 8(5)
세명대 8(5)
남서울대 8(5)
경성대 10(5)
동의대 12(5)
안양대 8(5)
을지대 10(5)
선문대 8(5)
서울과학기술대 15(5)
가톨릭대 12(5)
안동대 10(5)
서울시립대 30(5)
금오공대 25(10)
서원대 8(5)
청주대 10(5)
위덕대 6(3)
한국산업기술대 12(5)
순천대 10(5)
동양대 8(5)
신라대 8(5)

 *** ( )가 없는 대학은 저소득층 인원 미확인된 경우임.단, 총 추천인원에는 저소득층 인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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