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 “구성원 자발적 참여 이끌어 ‘선의의 경쟁’"
[심층대담]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 “구성원 자발적 참여 이끌어 ‘선의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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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장들에 책임‧권한 위임, 직접 발로 뛰며 ‘취업률 전국 2위’ 이뤄내

특성화에 박차 “자율학부 운영 통해 점진적 학과 통·폐합 유도할 것”
‘교육중심대학’ 신념 … 소통·화합으로 새로운 100년 역사 초석 다져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대구가톨릭대는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이 대학의 100년은 1914년 신학교 설립으로 시작됐다. 이어 △1952년 효성여대 인가 △1980년 종합대학 승격 △1985년 신학대학을 대구가톨릭대로 교명 변경 △1990년 의예과 신설 △1994년 효성여대와 대구가톨릭대 통합 등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역사였다. 그러나 대구가톨릭대 100주년은 마냥 축하의 기쁨에 취할 수만은 없는 시기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구조개혁이라는 전례 없는 대학가 위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홍철 총장은 대학가의 위기 극복은 물론 새로운 100년을 위한 초석을 놓아야 하는 일까지 두 가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를 마지막 삶터로 여긴다는 홍 총장, 대구가톨릭대의 새로운 100년은 그에 의해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  

- 취임 1년이 지났다. 소감은.
“지난 1년은 대구가톨릭대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대학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노력한 한해였다. 지역 사립대학으로서 ‘교육중심대학’으로 가야한다는 전략적인 생각아래 구성원들의 소통과 단결을 이끌어 내는데 주력했다. 최근  대구가톨릭대는 대외적으로 ACE사업이나 교육역량강화, LINC사업 등 어떻게 보면 연구보다도 교육을 더 강화해야할 사업을 다수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정책 방향과 구성원들의 생각이 하나로 결집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교육중심대학으로의 방향 전환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구성원들 간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은 성격이 판이하다. 연구중심대학은 어떻게 보면 교수가 학생이나 동료와 소통하지 않아도 연구만 잘하면 사실 괜찮다. 반면, 교육중심대학은 기본적으로 교수가 노력을 쏟아야할 대상이 자신의 연구가 아니라 ‘학생’이 되어야 한다. 학생을 잘 가르치는 것은 연구실 문 닫아걸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수와 교직원 등 모든 구성원들이 호흡을 맞추고 팀워크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난해 공식·비공식적으로 소통과 화합의 자리를 자주 마련했던 이유다.”

- 교육중심대학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모든 정책의 방향을 학생 중심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어 교수업적평가제도에서 기존에는 논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는데, 이는 교육중심대학을 위해선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교수에게 논문과 연구는 기본적인 것일 뿐이다. 교수들이 학생들을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지 교수법에 대해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도록 이끌었다.”

- 인프라는 잘 구축되어 있는지.
“시설 면에서 대구가톨릭대는 새로운 100년을 열어갈 하드웨어 구축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르네상스 시대’를 위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지난해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 결정이다. 지하철 연결로 대구 시내로부터의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우리 대학의 고민이 말끔히 해결됐다. 이번 겨울에는 본관을 제외한 모든 학내 건물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우리 대학이 80년대 중반에 현재의 터로 이전해 오면서 지은 지 30년가량 지난 노후화된 건물이 많은 편이지만, 이번 재단장을 통해서 완벽한 하드웨어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취업률 전국 2위(졸업생 2000~3000명 그룹 중)라는 기록을 냈다. 비결은.
“세상에 선의의 경쟁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없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은 단과대학 학장들의 능력과 책임을 활용하는 데 미흡하다. 학장직을 나이 든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맡는 명예보직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우선 학장들이 중심이 돼서 좀 뛰어보자고 제안했다. 모든 중요 사항은 학장들의 논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했다. 지난해 4~5월 두 달 동안에는 매주 학장회의를 했다. 대내외적인 위기상황을 설명하고 각 단과대학별 취업상황을 알려준 뒤 대안 제시를 요청했다.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그 중 몇 사람이 ‘나는 이렇게 했고 어떤 성과는 얻었다’ 식으로 조금씩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자 점차 선의의 경쟁이 불붙게 됐다. 교수를 움직이는 것은 돈보다도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대구가톨릭대의 취업률은 이 같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학장들이 중심이 돼서 이룬 쾌거다.”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방책은.
“올해 과제는 특성화다. 장기적으로 학과의 통폐합을 통한 슬림화를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무리하게 강제로 시한을 정하는 대신 충분한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입학정원 일부를 자율학부로 받아서 학생들이 학과선택을 하기 전까지 일정한 유예기간을 확보하도록 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나중에 학과의 수요에 따라 이들 인원으로 자연스럽게 학과 정원을 맞춰 나가면 큰 반발 없이 학과통폐합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 동문행사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100년 역사를 가진 대학이 별로 없는데도 그간 대구가톨릭대는 동문 행사에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동문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했다. 동문의 사실상의 모체는 효성여대로 서울에 있었으면 이화여대 못지않은 명문 여성사학이 될 만한 학교였다. 안타깝게도 지역의 경제기반 취약과 인구 급감으로 신학교와 의과대를 합쳐 대구가톨릭대로 변신을 꾀할 수밖에 없었다. ‘효성’이라는 이름에 큰 애착을 갖고 있던 여러 동문들이 대가대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과 대구에서 수백명이 함께한 동문행사를 잇따라 개최하고, 지난 1월에는 무려 1000여명이 참석한 신년교례회를 성대하게 치렀다.”

-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려는 노력이 인상 깊다.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기 위해 항상 사저에서부터 본관까지 걸어서 출근한다. 취임 초기에는 학생들이 총장을 누군지 잘 못 알아봤다. 학생들에게 다가가려는 이벤트로 머리 염색을 백발을 할지 흑발을 할지를 두고 투표에 부쳤다. 그랬더니 무려 70%가 넘는 학생들이 참여했고 그 중에서 85%가 백발을 선택해줬다.  이벤트가 끝나고 나니까 교문 앞에서부터 반갑게 알아보고 ‘총장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 남은 3년의 임기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대학총장으로 일하며 큰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다른 직장 같으면 은퇴했어야 하는 나이에 캠퍼스에서 젊은 학생들과 함께 지낼 수 있어 참 행복하다. 대학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대학을 잘 이끌어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100년을 이어 나갈 초석을 놓는 일을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나에게 달렸다. 어떨 땐 밤에 자다가도 일어나 ‘어떻게 해야 하나’ 곰곰이 생각하기도 한다. 이제는 단순히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시대가 아니고 전략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총장 임기 4년이라는 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말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홍철 총장은…
2013년 1월 6일 대구가톨릭대 총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017년까지다.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서울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박사를 취득했다.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 건설교통부 차관보, 국토연구원장, 인천대 총장, 대구경북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홍철의 국토개조론(1997)’ ‘삶과 꿈(1997)’ ‘21세기 한반도 경영전략: 지경학적 접근(1998)’ 등이 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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