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꼬여있는 대구대사태, 교육부 해법 찾기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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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비리재단 물러나라’ 종전재단, ‘미워도 다시한번’

[한국대학신문 이우희기자]교육부가 영광학원 이사 전원에 대한 임원승인취소 청문절차에 들어가는 등 대구대 사태 해법찾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대구대를 운영하고 있는 영광학원 이사 전원에 대한 임원승인 취소를 논의하기 위한 청문회를 오는 18일 열기로 확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청문회 결과에 따라 임원 승인 취소 방침이 뒤바뀔 수도 있다”며 “청문회 이후에도 논의 내용을 검토하는 내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교육부가 임원 승인 취소를 ‘결정했다’고 단정해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지난해 말, 7명의 영광학원 이사 가운데 2명이 공석(空席)이 되면서 종전재단 측과 학교구성원 측이 학교 운영권을 잡기위해 필사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교육부는 어느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소극적인 중재로 일관, 중립을 가장한 ‘공무원 무사안일주의’라는 비난을 일자 이날 청문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이사회 파행...누구의 책임인가

영광학원 이사회는 종전재단 추천이사 3인의 불참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6차례 연속 무산됐다. 지난달에는 교육부의 ‘최후통첩’ 으로 압박을 느낀 종전재단 측이 긴급 요청해 소집된 이사간담회마저 종전재단 추천이사 1인의 불참으로 무위에 그쳤다. 양측이 자율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다.

대구대 구성원 측 한 관계자는 “다른 대학 같으면 교육부의 ‘최후통첩’인 계고장을 받으면 불참하던 이사들도 대부분 이사회에 참석을 하는데, 구 재단 측은 이번에 간담회를 먼저 제안하고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진정성 있는 사태 해결 의지가 정말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종전재단 추천이사인 함귀용 이사는 “지난 17일 이사간담회는 긴급하게 열려 기존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참가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그에 앞서 구성원 측은 교육부로부터 ‘최후통첩’ 계고장이 온 사실조차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알려왔다”고 비난의 화살을 반대로 돌렸다.

이사회의 연속 파행을 둘러싼 책임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구성원 측은 종전재단 추천이사들이 사태를 장기화 하기위해 의도적으로 불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성원 측 관계자는 “7명의 이사 가운데 종전재단 추천이사가 3명”이라며 “학교구성원 추천이사(2명)에 비해 숫자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공석인 2명의 이사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기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종전재단 측은 학교구성원 측이 이미 부결된 사안을 절충 없이 그대로 다음 이사회 의제로 반복 상정하기 때문에 참가할 명분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함 이사는 “구성원 측은 홍덕률 전 총장과 특수학교 교장 임명안이 이미 부결 됐는데도 그대로 상정해 차기 이사회를 열자고 한 뒤 종전재단측의 불참을 비난한다”며 “통상 1년에 3~4차례 열리는 이사회를 10~12월 사이에만 6차례 소집한 것도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폄하했다.

이사회가 열리는 장소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학교구성원 측은 관례에 따라 법인 사무국에서 열어야 한다는 입장. 하지만 종전재단 측은 “종전재단 이사들에게 학부모들의 과격한 시위가 위협이 된다”며 “서울과 대구 등 중립적인 지역에서의 개최를 제안했지만 구성원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성원 측은 이는 이사회 불참을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구성원 측 관계자는 “예전에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었다가 양측의 충돌로 큰 소동이 일어 호텔 측의 항의를 받고 쫓겨난 적이 있다”며 “나아가 법인사무국이 업무의 효율성을 고려했을 때 이사회를 열기에 적합한 장소라는 교육부의 유권해석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 학교구성원 측 “비리재단 떠나라” 한 목소리

대구대 구성원들은 홍 전 총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홍 전 총장은 지난해 9월 총장 선거에서 대구대 직선제 선거 사상 처음으로 1차투표 과반으로 당선됐다. 당시 홍 전 총장은 교원 210표, 직원 45표를 얻어 득표율 56.8%로 2차 투표 없이 단번에 당선을 확정지었다.

대구대 관계자는 “흔치 않은 연임에 그것도 과반으로 당선된 것은 대학 교직원들이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 전국 1위,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선정을 이끌어낸 홍 전 총장에 대한 신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인격적으로도 권위의식이 없고 명절 선물이 들어오면 가져가지 않고 모두 직원들에게 나눠주시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대구대 본부·교수회·총학생회·총대의원회·민주동문회 △대구사이버대학교 교수회 △대구보명학교 학부모회 △대구광명학교 학부모회는 영광학원정상화를위한범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종전재단 규탄집회를 개최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행동하고 있다.

특히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인 보명학교와 광명학교 학부모는 가장 열성적이다. 대구대 관계자는 “특수학교 학부모들은 비리재단인 종전재단 측이 법인 이사회에 복귀하는 것을 가장 꺼린다”며 “국내 특수교육·사회복지 분야의 요람으로 평가받는 대구대의 역사성을 감안하면 이들의 반발은 종전재단 측의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종전재단은 “미워도 다시 한 번”

종전재단 측은 과거 일부 과오가 있었다 하더라도 사학의 주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함 이사는 “교육부가 애초에 종전재단 추천이사를 과반으로 만들지 않은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7년 상지대 분쟁 관련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과오가 있더라도) 종전재단 측에 과반의 이사를 선임해 주는 게 맞다. 하지만 교육부가 종전재단 추천이사를 과반(4명)에 못미치는 3명만 배정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하면서 이사회에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함 이사는 설립자의 아들인 이태영 전 총장 유훈도 종전재단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전 총장은 대구대는 맏아들과 셋째아들이 함께 이사로 참여하고 모든 업무는 부인인 고은애 여사가 총괄하라는 뜻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성원 측은 사학은 공적자산이므로 소유권 주장은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항변했다. 구성원 측 관계자는 “사학은 기업과 달리 개인의 소유가 아니며 공적인 자산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며 “처음 교육부가 다양한 비리를 저지른 고은애 이사 등 종전재단 측 인물에 대한 임원승인 취소 결정을 내린 것도 사학의 공공성을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위기의 대구대...앞으로가 더 문제

대구대는 상지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역경제와 교육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대구대는 2013학년도 기준 재학생수 1만9830명으로 전국적으로 대형 대학이 밀집한 대구·경북지역에서도 경북대(2만3882명), 영남대(2만3493명), 계명대(2만3515명)에 이어 4번째로 큰 종합대학이다. 한 해 졸업자 수만 4018명에 달한다.

교육면에서도 대구대는 국내 특수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의 시초로 불린다. 때문에 전현직 특수교사나 특수교육분야 권위자들은 대구대 출신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지방대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들의 내신 등급이 2~3 등급 대일 정도로 합격선도 높은 편이다.

대구대는 고 이영식 목사가 1946년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설립한 대구맹아학원이 모체다. 이후 대구맹아학원이 설립한 한국사회사업학교가 1961년 ‘한국사회사업대학’으로 승격되고 고 이태영 박사가 초대 학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대구대는 우리나라 특수교육·사회복지 교육의 요람이라는 명성을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광학원 산하 특수학교 학부모들이 종전재단과 구성원 간 갈등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도 대구대에 있어 특수교육의 상징성을 대변한다. 특수학교인 보명학교와 광명학교 학부모회들은 종전재단 측의 이사회 장악에 반대하는 범대위의 주축 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 교육부의 눈치보기 종전재단 힘 실어줘

때문에 난마처럼 얽힌 대구대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하는 교육부의 무사안일주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교육부는 지난해 이사회가 6차례나 무산되고 편호범 임시이사의 임기가 종결돼 이사회 공석이 2자리가 났지만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교육부의 소극적인 개입은 이사회의 다수를 확보한 종전재단 측에 힘을 실어줘 대구대 사태를 심화시킨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대구대 교수와 교직원, 학생, 학부모 200여 명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상경시위를 벌이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마지못해 중재에 나서는 모양새였다.

특히 교육부는 최후통첩을 하고도 이를 어긴 양 측에 대해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 이에 대해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최후통첩까지 했지만 말을 듣지 않으니 우리로선 어쩔 수가 없었다”며 “적법한 절차를 다 할 뿐 어느 한쪽 편을 들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처음부터 최후통첩은 일종의 요식행위였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당장 시급한 임원 승인 취소 문제에 대해  “오는 18일 청문회를 열고 양측의 입장을 다시 한번 들어본 뒤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임원 승인 취소를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모두 거쳐야지 그렇지 않으면 또 말이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대구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이달 말 예정된 상태. 사분위는 종전재단 측과 구성원 측에 각 2명씩 이사를 추천받아 이들 중 공석인 이사 2명을 선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사분위에서 종전재단 측 추천이사 가운데 한 명이라도 선임하면 종전재단 측은 영광학원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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