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국 대학 총장 160여명과 취임 후 첫 간담회

“대학 스스로 노력하면 정부는 적극 돕겠다” 강조
“사교육비 과열 막을 대입전형 연구해달라” 주문도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대학구조개혁은 정부가 획일적 잣대로 주도하기보다는 대학이 변화된 수요에 맞춰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아울러 대학들은 대입전형이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고 사교육비가 과열되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오래 지켜질 수 있는 전형방법을 연구해달라.”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 대학 총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대학 입학정원을 2023학년도까지 총 16만명 감축하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과 관련해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총장님들의 고민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대학이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이 지역의 특성과 수요를 토대로 무엇을 하고 싶다든지, 다른 대학과 차별화해서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다든지 하는 것을 발굴하고 노력한다면 정부는 적극 돕겠다”며 “특히 지방대는 지역의 특성과 각 대학이 가진 강점을 잘 살려 스스로 특화해가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제공한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이 공교육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는 대입전형이 초·중등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며 “대입전형이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가 과열되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오래 지켜질 수 있는 전형방법을 연구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입전형이 공교육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총장들께서 노력해 주길 바란다”며 “이러한 대학들은 정부도 ‘공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청년취업과 창업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 사회가 청년일자리 문제로 고민이 큰데 총장님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에 하나도 아마 학생들 취업문제일 것”이라며 “대학이 산업체 수요에 맞는 현장 중심의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고 교육 단계부터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만든다면 일자리 미스매칭과 실업문제도 상당부분 해소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의 창의적인 창업을 북돋워주는 것도 일자리 창출과 함께 국가의 미래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창업 휴학제 등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부담 없이 창업이 가능하도록 총장님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대학은 학생들이 단지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선택하는 곳이 아니라 꿈과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곳이 돼야 한다”며 “우리나라 교육은 세계적인 인재 양성과 발굴이라는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 학생들에게 폭넓은 사고력과 도전정신을 키워주는 교육체계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거석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전북대 총장)은 정부의 대학에 대한 지원 강화를 요청했다. 서 회장은 “대학구조개혁은 단순히 학생정원을 감축시키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대학 특성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교육의 질적인 개선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대학이 설립목적과 특성을 살려 개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며 “대학에 대한 투자 없이는 대학 발전이 없고 대학 경쟁력 없이는 국가 경쟁력을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지난 17일 발생한 부산외대 참사에 대해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가슴 아픈 일이다. 그동안 대학들은 학생 자치활동에 대해서 학생자율에 맡겨왔으나 앞으로는 학생 안전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적극적으로 개입해 관리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 회장을 비롯해 오연천 서울대 총장, 김병철 고려대 총장, 유기풍 서강대 총장,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 김희옥 동국대 총장, 지병문 전남대 총장, 정상철 충남대 총장 등 160여명의 대학 총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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