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대학팀]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취임 1년만에 처음으로 대학 총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대부분의 총장들은 “대학에 대한 박 대통령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어 의미 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학 현안에 대해 박 대통령과 총장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등의 아쉬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총장들은 대체로 박 대통령이 총장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했다. 호남소재 한 국립대 총장은 “이번 간담회는 기본적으로는 정부가 대학들에 구조개혁 등에 관한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총장과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대학들의 고민을 이해하려고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역시 호남의 한 사립대 총장도 “대학들이 워낙 어려운 때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대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표명했다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다”며 “간담회는 박 대통령이 대학 육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자리로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총장들도 있겠지만 나름 상당히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또 서울 한 사립대 총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고, 경북 한 국립대 총장은 “대학들이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간담회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때문에 총장들은 “박 대통령이 앞으로도 종종 총장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한 사립대 총장은 “박 대통령이 대학 현안이 있을 때마다 대학에 의견을 묻고 대학들의 목소리를 들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대학에게는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한 국립대 총장도 “대학이 어떤 인재를 육성하느냐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다”며 “꼭 대통령이 주관하는 자리가 아니더라도 각 지역별로, 대학 형태별로 교육문화수석 등을 통해서 대통령과 총장이 자주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총장들도 많았다. 대구 소재 한 사립대 총장은 “대통령과의 질의응답은 모두 4명의 총장이 짧게 의견 개진을 한 게 전부였다. 대학 현안에 대해 보다 깊은 논의를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대학 총장도 “대학구조개혁, 반값 등록금, 기성회비 문제 등 대학가 현안이 모두 언급되기는 했지만 뚜렷한 해결 방안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또 간담회가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닌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간담회 시간이 너무 짧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없어 아쉬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들이 정부 고등교육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충남지역 한 사립대 총장은 “그동안 대학들이 대학구조개혁 등 정부 고등교육정책에 대해 많은 것들을 건의했지만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간담회에서 나온 총장들의 이야기나 건의사항이 과연 정부 정책에 얼마나 반영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