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캠퍼스’로 지역사회와 교육 콘텐츠 공유

보건복지·도시농업 특성화, 브랜드 결실 맺어져
역사공헌와 규모 고려한 맞춤형 평가 이뤄져야
“구성원 존중하면서 대학 위기 극복해 나갈 것”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마라톤 풀코스 완주하는 대학총장 · 졸업생 위해  합창하는 교수 · 철로에 떨어진 시민 구하고  500만원 돈 가방 주인 찾아주는 학생….’

삼육대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난 소식들이 언론을 탔다. 동시에 삼육대는 ‘실력’을 갖췄다.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특성화’라고 이름 붙이지 않아도 삼육대만의 보건복지, 도시농업 경쟁력을 믿는다. 이제는 이 두 가지 특성화가 브랜드 열매를 맺을 때다.”

김상래 삼육대 총장의 말에는 자신감과 확신이 차있었다. 최근 교육부의 대학 특성화 사업계획이 발표돼 전국 모든 대학들이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김 총장은 거침없이 말했다.

“굳이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나. 삼육대가 늘 잘해왔고 가장 경쟁력 있다고 평가 받아왔던 것을 하면 된다.”

- 취임 2년이 지났다. 소회는.
“지난 2년 동안 한 번도 여유 있게 지내지 못할 만큼 많은 평가와 감사가 이어졌다. 다행히 평가 결과가 좋게 마무리 돼서 감사하다. 구성원들의 화합능력을 확인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 최근 캠퍼스 동문 진입로 확장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는 우리대학의 70년 숙원사업이었을 만큼 의미 있는 일이다. 삼육대가 캠퍼스와 지역 사이에서 ‘커뮤니티(community) 캠퍼스’로 나서 교육 콘텐츠를 지역사회와 공유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서 지난 2012년 경기도 남양주시 임송 지역 4만559㎡ 규모의 부지를 매입했다. 예전에는 사용권만 가지고 있다가 소유권을 가지게 돼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의미 있게 평가하고 있다.”

- 자체 학과 구조조정을 추진했는데.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기위해 자체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에 맞춰 2015학년부터 학과 모집단위룰 줄이기로 한 것이다. 28개 과를 25개로 통폐합하고 학과 융복합을 추진했다. 특히 올해부터 학생들이 학과 간 자유롭게 전과를 하도록 했다. 정부가 정원을 통제하는 학과(간호학과·물리치료학과·유아교육과 등)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학과에서 소속 학과장의 승인, 동의를 밟지 않고 온전히 학생 선택만으로 전과가 가능해졌다.”

- 자유로운 전과를 허용한 이유는.
“학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외적으로 ‘대학별 경쟁’이라면 삼육대는 ‘학과별 경쟁’인 것이다. 아울러 학생 개인의 자유로운 전공 선택과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교수들에게는 긴장감을 주려는 이유도 있다. 예를 들어 A, B학과가 있다. 여기서 A학과의 한 학생이 수업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적성이 B학과와 더 맞는다 생각한다면 소속 학과의 학과장 동의 없이 B학과로 전과할 수 있다. 이는 해가 지날수록 대학 사회 내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다.”

- 보건복지·도시농업을 특성화했다.
“보건복지 특성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삼육대가 가장 잘하는 특성화로 유명하다. 이와 함께 ‘청정 농업’ 또한 삼육대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최근 정문 근처에 도심형 식물공장인 '노원-삼육 에코팜센터'를 세웠다. 이를 활용해 도시농업특성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면적 660㎡ 규모의 유리온실 형태의 이 센터는 삼육대와 노원구청이 함께 추진하고 있는 관학협력사업이다. 원예학과, 환경그린디자인학과, 식품영양학과 등이 참여해 삼육대가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하고 도시농업 활성화를 이뤄 첨단도시농업 리더 대학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 학생들의 인성이 좋기로 유명하다.
“삼육대 인성교육이 얼마나 멋진 결과로 나타나는지 입증한 대표적인 두 사례가 있다. 하나는 우리 학생이 길에 떨어진 540만원의 현금이 든 돈 가방을 주인에게 돌려준 일이다. 이 일은 인터넷 포털에 ‘삼육대 돈 가방’이라고 치면 몇 페이지를 도배할 만큼 대내외적으로 유명하다. 또 다른 하나는 지난해 삼육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남학생이 철로에 떨어진 시민을 구한 것이다. 총장으로서 걱정이 돼 ‘왜 그런 위험한 행동을 했냐’고 물으니 그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했다’고 답했다. 뿌듯했다.”

- 인성교육을 위한 노력 어떻게 하고 있나.
“입학 전후와 학기 내내 ‘인성’을 강조한다. 5년 째 열리고 있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인 MVP(Mission, Vision, Passion)캠프와 학기 중에 학과별로 진행되는 ‘VDE(Vision Dream Education)캠프’로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MVP캠프는 오락프로그램 위주로 교외에서 진행되는 일반적인 대학 오리엔테이션과 달리 교내 기숙사에서 안전하게 전원 합숙하며 진행된다. 이외에도 교수들과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번 씩 만나 서로 이야기와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아마 우리학교 교수님들은 학생들을 너무 자주 만나기 때문에 학생들 만나는 횟수를 세지 못할 것이다. 또 우리 대학이 강조하는 교내 채식, 금주, 금연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호응을 많이 해주고 있다.”

- 취임 당시 비전 드림 삼육 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내놨는데.
“비전 드림(vision-dream) 삼육 인재 양성 프로젝트 내용을 보면 우선 SU (秀) 인재 양성 100인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이는 삼육대를 졸업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의 학벌 구조를 깨뜨릴만한 실력 있는 미래 인재 100명을 양성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둘째는 SU (秀) 세키이나(세움, 키움, 이룸, 나눔) 프로젝트다. 4대 국가고시와 CPA,국내 의전, 치의전 합격자들에게 격려금 300만원을 지급해 격려하고 있다. 비전 드림 삼육인재 양성 100억 모금 프로젝트도 있다. 현재 취임 2년째인데 벌써 70억원 정도가 모금됐다. 마지막으로 참사람 키우기 후원 천명(1000명, 天命) 네트워크 형성 프로젝트는 국내외에서 우리 삼육대에 우호적인 정관재계 저명인사 일천 명의 인맥 네트워크를 형성해 친(親)삼육 인적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 본지 총장간담회서 교육부에 ‘맞춤형 대학평가’를 주문했다.
“대학평가를 시행할 때 세 가지 정도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바로 역사적 공헌, 대학의 규모, 인성교육 이 세 가지다. 삼육대는 교육역사로만 보면 올해 벌써 108년을 맞는다. 삼육대는 1906년에 개교해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다 거치며 한국의 고등교육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현재 대학 평가는 이러한 역사적 공헌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다. 단선적 상황에서 현재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쉽다. 또 지금의 대학평가는 ‘수도권인가 지방인가, 4년제인가 전문대인가’만을 보고 있다. 대학의 위치와 체제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늘 있어왔지만 규모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계속해서 규모가 다른 대학들을 같은 잣대로 경쟁을 시킨다면 ‘강소대학’은 만들어 질 수가 없다.”

- 삼육대가 키우고 싶은 인재는. 
“‘리더’보다 팔로어(follower)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교육기관이 리더 교육을 시키며 사회를 각박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어차피 리더는 한 명이다. 건강한 사회는 타고난 한 명의 리더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 충성스럽고 성실한 팔로어들에 의해서 만들어 진다. 삼육대는 그런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다. 이에 맞게 자신의 재능을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진 학생들을 키우고 싶다.”

- 어떤 총장으로 남고 싶나.
“소화제(소통과 화목이 제일), 진통제(진실로 소통이 제일)라는 건배사가 있듯이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다. 이야기를 잘 듣는 총장, 구성원들을 존중해 준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우리나라 대학은 현재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있다. 삼육대 구성원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면서 대학의 위기 극복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 김상래 총장과 환담하는 이인원 본지 회장(왼쪽).
<대담=이인원 본지 회장 / 정리=손현경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 김상래 총장은…
1958년 강원도 명주에서 태어났다. 삼육대 신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영국 셰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9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SDA) 목사 안수를 받고 1994년 삼육대 신학과 전임교수로 임용돼 신학과장과 생활관장, 중앙도서관장 등 보직을 두루 거쳐 지난 3월 제13대 총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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