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개혁과 특성화를 바드시 이루어 내겠다"

[목포=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지난 3월 5일, 목포대에서 대학 구성원 약 200명이 참석한 간소한 행사가 열렸다. 외부에서 초청된 인사는 없었다. 학내 소사같이 보이던 이 날의 행사는 사실 최일 목포대 총장의 취임식이었다. 외부 인사와 축사가 생략된 대신 최근 대학사회의 큰 이슈인 ‘특성화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목포대 관계자는 “취임식이라기보다는 ‘특성화 사업 토론회’ 같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구성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며 새로 취임한 총장을 맞이했다.

최일 목포대 총장은 건축설계를 전공했다. 건축은 정확한 설계가 필수다. 이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건물이 어떻게 완성돼 가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최 총장이 취임식을 ‘보이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현안을 논하는 시간으로 사용한 것은 어쩌면 가장 그 다운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최 총장은 “지금은 대학구조개혁과 특성화 사업 등 우리 대학의 미래가 걸려있는 매우 중차대한 시기”라며 “취임을 축하하거나 개인적인 영광을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라 목포대 구성원들이 함께 이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한 자리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구성원이 모두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싶다. 우리가 모두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기반과 여건을 임기 4년 동안 탄탄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필연적인 대학구조개혁과 특성화를 이루어 낼 것이다. 학생은 좋은 교육을 받고 졸업 후 진로가 확실하게 보이는 목포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식에서 특성화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특성화 사업은 학령인구의 급감에 따른 대학구조개혁의 첫 단추로 이해된다. 이러한 특성화 사업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대학구성원에게 알리고 싶었다.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좋은 곳으로 취업을 시킬 수 있는 발전적인 대안이 뭘까? 지역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을 찾기 위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공개된 특성화 위원회 회의를 열어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목포대는 조선·해양, 신재생 에너지 등 특성화가 비교적 잘 돼 있다.

“조선·해양 분야가 전남의 지역 전략 산업이었다. 참여 정부 시절, 누리사업부터 조선·해양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다만, 한쪽에 치우치다 보니까 조선 분야가 침체하면 다 어려워지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좀 더 다변화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주력하여 왔던 조선·해양, 신재생에너지 분야 이외 특히 해양 관광 분야를 눈여겨보고 있다. 필요하다면 관련 학과의 교수도 충원해야 한다고 본다. “

-학령인구 감소로 많은 대학이 정원 감축 등 여러 위기에 당면해 있다. 목포대의 대응 전략은.

“정부가 당근과 채찍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시장논리로 보더라도 3년 이내에 위기 상황이 온다. 특성화 사업을 준비하며, 대학의 체질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학생 잘 교육해서 좋은 업체에 취업 잘 시키는 전략, 지역 전략 사업을 만들 것이다. 특히 목포처럼 산업화가 덜 된 지역에서는 눈을 다양하게 돌려야 한다. 만원 버스에도 비집고 들어가면 항상 탈 자리가 있다. 취업이 어렵다고 해서 취업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취업할 준비가 필요하고, 어디를 가든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실력과 자신감을 길러내는 것이 대학의 목표라고 본다. 지역사회와 함께 구조개혁과 특성화를 통해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들어갈 것이다.”

-국립대는 변화에 더디다는 인식이 강한데.

“옳은 지적이다. 변화에 국립대의 반응이 조금 늦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입학자원이 넘쳐나던 시대와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속된다면 지방은 국립·사립 가리지 않고 학생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국립대도 체제적인 개혁 없이는 학생에게 선택받기 어렵다는 논리를 설파 중이다. 많은 교수가 현실에 공감하고 있다. 국립대학으로서 지역에 뿌리내리는 성과를 내리라고 확신한다.”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했다. 산학협력 제대로 이뤄지려면 대학, 기업, 정부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대학과 기업 그리고 정부 각자 한 곳을 바라보는 것에는 이제 모두 익숙해진 것 같다. 그러나 같은 곳을 응시하고는 있지만 각자 서 있는 위치가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다보니, 같은 문제에 다른 해법을 내놓는 듯하다. 산학협력 단장을 하며 교수에게 강조했던 것은 ‘현장에서 뛰는 연구’였다. 노력하면 국가 지원받는 방법이 많다. 교수가 현장을 연구하는 것처럼 기업과 정부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해야하는 게 무엇인가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약에서 목포대의 ‘독창적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했는데.

“목포대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기본이며 연구와 봉사, 산학협력 그 어느 것 하나 앞서는 가치를 가지지 않는 것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가치를 브랜드화하여 세상에 널리 알리지 못했다. 앞으로는 우리가 가진 기본역량에 브랜드화 전략을 더해 교육부의 특성화 사업은 물론 대학 자체 특성화 사업과 연계시켜 우리 대학의 ‘독창적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다.”

-4년의 임기, 어떻게 보낼 것인가.

"짧은 시간에 특성화 준비하는 게 가장 먼저다. 내부 구성원의 이해와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계획이 수립돼 잘 진행되려면, 재정적 뒷받침 역시 필수다. 총장으로서 재정 요건을 뒷받침하기 위해 밖으로 많이 뛸 것이다. 대학이 지역 위해 봉사할 것이라는 계획이 있으면 기회는 많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교육부의 계획이나 사업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시행되는 지역발전과 관련 지역자원 사업 지원받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동시에 이를 위해서는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등 준비가 먼저 돼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전략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준비되면, 대학 구성원에게 이를 설명하고 함께 해달라고 진심을 담아 설득하고 요청할 것이다. 분명히 성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 정리=신나리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최일 총장은
1955년 전라도 광주 출생. 서울대에서 건축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1990년 목포대에 부임했다. 국토해양부 행복도시건설추진위원회 위원(2006~2010), 청와대 건설기술 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위원(2006~2008), 한국건축설계교수회 이사(2013~현재)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2월 총장 직선제 폐지 후 첫 간선제 총장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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