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면접·직무에서 이성 관계까지 직접 체험

학생들 “실질적 이해 넓힐 수 있어 좋다” 호평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최근 많은 대학들이 학생 교육에 롤플레이(role play)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학생들이 가상의 상황에서 기업 인사 담당자와 면접자, 직원, 이성 친구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직무와 타인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넓힐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취업 교육의 일환으로 면접 롤플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 면접이라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고 학생들이 면접관과 면접자 역할을 번갈아 맡아보면서 ‘내가 면접관이라면 무엇을 중점적으로 물어보고 체크할까?’ ‘내가 면접자라면 어떤 태도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를 고민하며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경대는 전교생이 필수 이수해야 하는 ‘비전캠프’와 ‘드림캠프’에서 각각 직무체험 롤플레이와 면접 롤플레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비전캠프’는 직무설정과 진로설계를 위한 것으로 2학년 1학기, ‘드림캠프’는 실전 취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3학년 2학기에 반드시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예술대학, 군사학과 학생들을 제외하면 졸업 필수 이수 과정이다.

직무체험 롤플레이는 학생 6~7명이 한 개의 팀을 이뤄 신제품 기획, 생산, 판매 등을 담당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생 각자가 생산, 영업, 구매, 홍보, 인사, 마케팅 등의 직무를 맡아 제품 기획부터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체험한다. 면접 롤플레이는 타 대학들과 비슷하게 학생들이 면접관과 면접자 역할을 수행해본다.

학생들은 롤플레이가 실전 감각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서경대 이슬기씨(국제비즈니스어학부 2)는 “직무체험 롤플레이에서 평소 관심이 있었던 마케팅을 담당했는데 직접 해보니 마케팅 업무를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며 “마케팅 담당자에게는 커뮤니케이션 역량, 독창성, 제품 분석력, 시대 흐름에 대한 민감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앞으로 이 같은 역량들을 키우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국대에는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가상 커플 관계를 맺고 실제 이성 친구처럼 일상을 나누는 교양과목 ‘결혼과 가족’이 있다. 이 강의를 수강하는 모든 학생은 가상 커플을 체험하게 되며 각 커플은 수업시간에 항상 옆자리에 앉아야 하는 것은 물론 한 달에 한 차례씩 ‘데이트 미션’도 수행해야 한다.

가상 연인 체험은 학생들이 남녀 간의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상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업 시간에는 나의 사랑 유형 알아보기,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 실연 극복 방법, 피임 방법, 성역할, 혼례 문화, 부부 삶 이해, 이혼 등 이성과의 만남부터 결혼 생활까지에 관한 실질적인 내용을 다룬다.

이 대학 관계자는 “가상 연인 체험과 수업 내용을 통해 학생들은 아름다운 결혼과 가족 형성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를 할 수 있게 된다”며 “‘결혼과 가족’은 독창성과 교육적인 효과를 모두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선정한 ‘대학 100대 명강’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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