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주인공 ‘STAR’ 양성”…인문학적 소양 위한 ‘다빈치 아카데미’ 개설

“정부재정지원, 정원 줄이기보다 장기적인 대학 특성화에 투입돼야”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김영식 전 교육부 차관(당시 교육인적자원부)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자리와 지방 4년제 대학의 수장 등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인 그가 지난 3월 충남 천안에 위치한 백석문화대학의 총장으로 취임하며 다시 한 번 교육전문가로서의 검증대에 오른 것이다.

김 총장은 ‘교육의 틀 바꿔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자신의 저서 제목처럼 “전문대, 지방대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특성화를 통한 명품 브랜드 학과와 평생학습시대에 성인학습자 수요 개발로 대학발전은 물론 취업률 100%에 도전하겠다는 그의 계획과 각오를 들어봤다.

- 대학의 비전을 ‘STAR BCU’로 설정했다.
“‘미래의 주인공인 스타를 길러내는 대학’이 되겠다는 의미다. 전문적(Specialized) 재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최고를 지향하는(Top-oriented) 대학으로 만들며, 예술적(Artistic) 감성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풍부한 교양과 인문학적 지식을 두루 갖춘 인재를 길러내, 학생과 지역사회에 책임을 지는(Responsible) 대학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우리 대학 이름도 그렇지만, 앞으로의 사회는 ‘문화’의 사회다.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인문학 강좌인 ‘다빈치 아카데미(Da Vinci Academy)’를 개설해 전공분야의 기술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데도 역량을 쏟겠다.”

-학생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핵심 키워드는 ‘취업’이다. 취업률 100%의 신화에 도전하겠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취업률을 강조해서라기보다 학생을 받은 대학 입장에서 당연하다. 평소 교수님들께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제자들이 자신의 아들, 딸이라면 대충 가르쳐 사회에 내보내겠느냐는 것이다. 학생들의 안정적인 사회 첫 출발을 위해서도 취업은 반드시 대학 차원에서 챙겨야 한다.”

-취업률 100% 달성을 위한 방안은.
“현재 우리 대학의 취업률이 63% 정도다. 취업률 100% 달성은 어렵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데 우선 의의를 두고자 한다. 내년부터 신입생들이 등록을 하면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적성, 인성, 토익성적 등 학생의 현재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조사를 진행해서 데이터베이스(DB)화 하려고 한다. 이 자료를 해당 학생의 지도교수에게 전달해 개강하자마자 진로와 적성에 대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학생의 능력과 취업희망 기업을 적절히 매치해 학생이 개발해야 할 능력 등을 꼼꼼히 제시하고자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대학이 직접 나서 해당 기업과 MOU를 체결해 취업이 가능하게끔 유도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하나씩 해나가면 전원 취업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백석문화대학의 강점은.
“첫째로 기독교 대학인만큼 인성교육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철저하다. 대학생활뿐 아니라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둘째로 학교가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다른 지방대에 비해 학생모집이 수월하다는 의미다. 셋째, 재단의 재정이 튼튼하다. 교수들 대우나 연구실, 연구비 지원 등 실질적으로 다른 대학에 비해 처우가 좋다.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도 잘 형성돼 있다. 우리 대학은 천안에 위치한 100개가 넘는 기업체와 가족기업을 맺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천안시로부터 위탁받아 청소년 수련원,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말한 다빈치 아카데미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지역사회의 시민들에게도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성화’가 대학가의 화두다.
“일반인들에게 ‘백석문화대학’이라고 하면 ‘아, 무슨 무슨 학과가 유명한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도록 대학 브랜드의 역할을 할 명품학과를 육성하겠다. 우리 대학은 외식산업과 보건계열이 강하다. 외식산업도 넓게 보면 문화의 한 분야다. 내년 말에 완공되는 외식산업관 건물에는 실습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성교육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인성교육에 힘쓰고 있다. 매주 채플을 진행하고 ‘백석 인증제’라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방학 중에 봉사활동을 통해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면서 인생관을 정립해나가는 시간이다. 백석 인증제는 학점과 관계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쉽게 말해 ‘인성 사관학교’ 개념이다. 영성 훈련과 봉사활동 등을 통해 진실하고 겸손한 마음,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이웃을 섬기고 희생할 줄 아는 마음을 길러준다.”

-향후 도입하고 싶은 제도가 있다면.
“한국국제대 총장 시절 학업성공포인트 장학금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별다른 보람이나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는 현행 장학금 제도의 개선을 위해 만든 것이다. 한 학기 동안 포인트를 적립하게 하고 이를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포인트를 많이 쌓은 학생은 많은 장학금을, 그렇지 못한 학생은 그에 맞는 장학금을 가지고 가는 형태다. 또 65세 이상 박사학위 소지자에 한해서 학사편입을 할 경우 전액 장학금과 객원교수 신분을 부여했다. 같이 수업을 듣는 어린 학생들에게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데다 교수에게는 강의 질 확보를 위해 늘 긴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백석문화대학에도 기회가 된다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고 싶다.”

-본인이 생각하는 올바른 대학의 역할은.
“대학마다 특성이 있다. 전문대학이 맡아야 할 역할이 있고, 4년제 대학이 맡아야 할 역할이 있다. 산업사회시대에는 국영수 잘하는 학생을 우수한 학생, 인재라고 불렀다. 정보화사회에서는 아니다. 특정 영역에서 재능을 가졌다면 성공할 수 있다. 대학은 학생이 가지고 있는 능력, 잠재력을 극대화해 그 학생이 사회에 나갈 때 성공적인 출발을 하게 해줘야 한다.”

-현행 정부 주도 구조개혁에 대해 어떻게 보나.
“사실 당위성에는 반대할 사람이 없다. 하지만 대학마다의 사정이 다르다는 것을 세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천편일률적으로 정원 줄이기에만 몰입한다면 각 도에 국립대 하나씩만 남게 될 것이다. 4년제 대학은 총 재학생 만 명이 돼야 자립이 가능하다. 재단전입금은 공염불이다. 효과적 구조개혁을 위해 개인적 생각으로는 수도권 대학의 정원외 정원을 정원내로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우리나라에 만연한 학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같이 수도권 대학의 학부 정원을 줄이고 대학원 정원을 늘려 연구중심대학으로 특화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정부가 정원을 줄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데, 사실 정원 채우기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에서는 정원을 자연스럽게 줄이게 돼 있다. 그보다는 대학 특성화에 좀더 많은 재원이 투입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5년은 부족하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10년간 집중 투입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임기 중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딱 두 가지다. 우선 취업률 100%를 달성하는 일에 매진하겠다. 또 학문의 융복합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 학생들이 너무 한쪽 지식만 가지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문화의 시대에 폭넓은 지식과 창의성을 가지려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다빈치 아카데미 운영으로 학생들은 물론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다.” 

▲ ▲ 김영식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이인원 본지 회장(오른쪽)

*** 김영식 총장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거제고교, 부산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22회 행정고시 합격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교육부 대학교육정책관, 고등교육지원국장, 평생직업교육국장, 부산시 부교육감, 대전시 부교육감, 교육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쳤다. 교육인적자원부 차관(2004~2006년)을 지냈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2006~2008년)을 거쳐 2011년부터 2013년 9월까지 한국국제대 총장을 지냈다. 현재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교육자 네트워크 세계총재와 APEC 국제교육협력원(IACE) 이사장, 부산ODA(공적개발원조) 의장,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등을 맡고 있다.

<대담=이인원 회장 / 정리=백수현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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