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창의성·공동체성 겸비한 참된 인재 양성

*** 대구가톨릭대가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격변을 거듭한 역사 탓에 대다수 대학의 역사가 그리 길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가톨릭대의 100년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한 세기를 오롯이 견뎌온 대학에는 반드시 특별한 무언가가 있게 마련이다. 대구가톨릭대의 100년을 통해 변하지 않는 대학교육의 근본적인 가치와 정신, 비전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역과 함께 상생·발전하는 ‘지역최적화 대학’으로
글로벌비즈니스·바이오-메디·문화예술 특성화 박차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대구가톨릭대는 지금 새로운 100년을 내다보며 뛰고 있다.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지방대학의 존재이유에 대해 스스로 내린 정답은 '지역에 최적화된 대학'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함께하는 대학’이 되겠다는 대구가톨릭대의 의지는 그래서 확고하다. 대학의 역량은 ‘글로벌 비즈니스’와 ‘바이오-메디’, ‘문화·예술’ 세 분야에 집중하고 학과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1호선 하양 연장은 우연이 아니라 대구가톨릭대 구성원들이 노력으로 얻어낸 성과였다. 효성여대 시절의 영화(榮華)를 재현할 대구가톨릭대의 르네상스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 대구가톨릭대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이하 사진=대구가톨릭대 제공)

■지역과 사회가 원하는 인재 양성 = 개교 100주년을 맞는 대구가톨릭대는 인성과 창의성, 공동체성을 겸비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구체적 전략으로는 △인성교육 강화 △지역을 선도하는 창의적 전문가 양성 △함께하는 공동체교육의 실현 △현장맞춤형 취업교육 △특성화 전략 등을 추진한다. 또 지역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임을 인증하는 ‘대가(大家) 참인재지수’를 국내 대학 최초로 개발하겠다는 복안도 마련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지난해 2학기부터 신입생 전원이 참가하는 인성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어 ‘사랑나눔봉사단’을 출범시키고 지역과 사회를 돌보는 공동체교육으로 연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자율성과 창의성을 함양하는 양방향교육과 융합교육을 통해 지역을 선도하는 창의적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체 재교육과 사회봉사 확대로 지역과 동문, 학부모와 함께하는 진정한 공동체교육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 대구가톨릭대 사랑나눔봉사단이 금호강변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랑나눔봉사단은 이른바 ‘함께하는 사람, 함께하는 교육, 함께하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노력을 상징한다. 봉사단은 홍철 총장을 단장으로 학생들과 교직원 모두가 참여한다. 대학이 가진 지식과 재능을 지역사회에 나누고,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대학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 하겠다는 취지다. 연간 5000여명 이상이 봉사활동에 참여해 왔다.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봉사활동 32시간을 필수로 채워야 한다. 추가로 32시간을 하면 학점을 부여한다. 교수들도 봉사단 활동을 하면 ‘아너스 포인트’를 지급 받게 되고 추후 교수평가에 도움이 된다.

▲ 대구가톨릭대 특성화 나무.

■‘선택과 집중’ 통한 특성화에 박차 = 대구가톨릭대는 인성교육이라는 뿌리를 바탕으로 3가지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차별화된 특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성화는 크게 △글로벌 비즈니스 △바이오-메디 △문화·예술 3개 분야다.

글로벌 비즈니스 특성화는 오랫동안 외국어를 강조해온 전통과 가톨릭 대학이라는 특성, 중남미 진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남미는 가톨릭 인구 비율이 높고 성장 잠재력이 커 전략 지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교내에 중남미센터를 설립하고, 학생들의 현지취업과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중국어·러시아어·일본어과의 장점을 살려 중앙아시아나 극동러시아, 중국 동북3성을 중심으로 지역 전문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메디 특성화는 대구가톨릭대가 전통과 규모 면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 대학 약학과는 영남지역 최초로 개설된 역사를 갖고 있으며, 현재 약사 배출 전국대학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의사와 간호사 국가고시 합격률은 100%를 이어가고 있다. 규모면에서도 바이오-메디 관련 단과대학은 의학·약학·간호·의료과학·의료생명산업·자연과학 등 6개에 이른다. 앞으로 이들 6개 단과대학을 통·폐합해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문화·예술 분야 특성화는 천년의 고도(古都)인 경주와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행정구역상 경산시에 있지만 거리상 경주와 가깝다. 효성여대 시절부터 유명한 음대와 미대도 든든한 자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가톨릭대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재단과 ‘신라문화 디자인 상호협력과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장점 극대화할 ‘지하철 시대’ 활짝 = 지난해 연말 대구가톨릭대는 숙원사업이던 지하철 하양 연장을 이끌어 냈다. 하양 연장 계획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함으로써 사업 추진이 확정됐다. 이로써 대구가톨릭대는 새로운 100년을 위한 하드웨어를 완벽히 갖추게 됐다.

▲ 빠르면 오는 2018년, 지하철이 대구가톨릭대 정문 앞까지 연결된다.

지하철 연결은 단순히 시간 단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대구가톨릭대는 도심에서 벗어난 교외에 자리하고 있어 아름다운 캠퍼스와 쾌적한 학습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대구 도심지에 집중돼 있는 각종 문화·편의 혜택을 누리기 힘들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지하철 연결은 단점을 없애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지하철 연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대구가톨릭대는 지하철 하양 연장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체를 결성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2007년 처음으로 걷기대회와 서명운동, 안심역 주변 정화활동, 단축마라톤대회를 잇따라 개최하며 지하철 연장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켰다. 이어 대구가톨릭대를 중심으로 ‘지하철 1호선 하양연장 실무추진위원회’가 발족됐고, 다양한 협의체가 구성됐다. 홍 총장은 직접 ‘경산연장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서명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인터뷰]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 “전국 최고의 교육중심대학 만들 것”
100주년은 정리와 출발의 의미를 동시에 지녀
인성교육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 발할 것

- 새로운 100년을 위한 역점 사업은.
“100주년은 지난 100년을 맞이해서 정리하는 계기인 동시에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는 출발선이기도 하다. 전국 최고의 교육중심대학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으로 새로운 100년을 열겠다.”

- 교육중심대학이란 무엇인가. 그 가치와 경쟁력은.
“우리나라에 4년제 대학만 200여개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일반사회와 격리된 채 이른바 ‘상아탑에 갇혀’ 자신의 연구에만 몰두했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지 않은 대학은 도태될 것이다. 교육중심대학은 대학과 사회를 결합·연결시켜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대구가톨릭대는 인성(Humanity), 창의성(Creativity), 공동체성(Community)을 갖춘 ‘HCC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을 항상 강조하고 있는데.
“지방대학은 지역 공동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지방 대학의 존재 이유는 대학이 그 지역에 얼마나 봉사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학,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참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 궁극적으로 우리 지역에 ‘최적화된 대학’을 만드는 것이 우리 대학이 살 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역과 대학이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 인성교육을 핵심가치로 삼게된 배경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대학들이 우선 학생들의 인성이라도 제대로 교육해서 내보내 달라’는 것이다. 사람만 만들어서 내보내주면 전문기술은 차라리 자신들이 가르치겠다는 하소연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사람이란 무엇이냐고 물으니 ‘인사 잘하고, 팀원들과 협동 잘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학생’이라고 하더라. 인성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고 사회에 나가는 현실에서 대구가톨릭대 인성교육의 가치는 앞으로 점점 더 빛을 발한 것이다.”

- 지하철 하양 연장이 갖는 의미는.
“학교까지 지하철이 들어와서 편리하다는 것이 1차적인 기대효과라면, 본질적으로는 대구가톨릭대의 품격과 콘텐츠를 한 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대학은 현재 교외에 있어 캠퍼스 환경이 좋다는 장점도 있지만, 도심의 문화를 누리기 힘든데, 교통이라는 것은 서로의 장점을 주고받을 수 있게 돕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 대학 총장으로서  사명은.
“요즘 대학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난제가 앞에 놓여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전국 최고의 교육중심대학을 만들고 새로운 100년 대학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