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완벽한 수험생은 많지 않다.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학생부와 수능, 논술 등 대입 전형에 활용되는 모든 전형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 소홀히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모든 전형요소를 고르게 준비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강점을 가진 전형요소가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형유형을 선택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것이 목표대학에 대한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비해야할 전형요소 늘릴수록 스스로 지칠 뿐만 아니라 결과 역시 부정적이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목표대학의 입시요강을 꼼꼼히 분석했다면, 이제 전형자료의 ‘선택과 집중’을 고민해 봐야 할 때다.

■수시 - 학생부 교과전형

통칭 학생부 교과전형은 학생부 교과성적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수시전형이다. 이 전형은 서류와 대학별 고사 준비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수험생이라면 한번쯤 지원을 고려해 본다. 하지만 학생부(교과)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고,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이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고1때부터 내신 성적이 잘 관리되어 있어야 유리하다.

많은 수험생들이 지원을 고려하지만 의외로 경쟁률은 다른 전형에 비해 높지 않다. 이유는 성적 수준이 높아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수험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중위권 이상 대학의 합격선은 반영교과 기준으로 석차등급 평균 2등급 이내로 형성되고 있다. 더욱이 수시 6회 지원 제한으로 수험생들은 지원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15학년도는 적성전형과 논술전형 모집인원이 줄고 학생부 교과전형이 확대됨에 따라, 상당수 수험생들이 학생부 전형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위권 이하 수험생의 경우 적성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크게 줄어 학생부 전형을 노리는 경우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학생부 교과전형은 대학별로 학생부를 반영할 때 교과(내신)와 비교과(출결, 봉사)의 반영 비율 및 요소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또 전형에 따라 교과 점수를 계산하는 방법(반영교과, 반영비율, 등급간 점수 차이)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하는 대학에 따라 학생부 성적의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일부 대학의 경우 학생부와 면접을 함께 반영하므로, 수험생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요소를 미리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간혹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학별로 차이가 있지만 합격자의 20∼30%, 많게는 40% 이상까지도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탈락한다. 자신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수시는 수능시험 이전인 9월 6일부터 18일까지 수시1회만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수능 성적에 대한 정밀한 판단이 요구된다.

■수시 - 학생부 종합전형

학생부 종합전형은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하여 학생부 비교과를 중심으로 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을 종합 검토하는 전형이다. 지난해까지 실시된 입학사정관전형이 학생부 종합전형에 포함된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다양한 평가요소를 통해 학생이 가진 가능성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학업 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대학에서 인정하는 일정 수준의 학업 능력은 필요) 다른 잠재적인 능력이나 본인만의 특기, 장점이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다.

△학생부
학생부는 현실적으로 적성이나 소질을 계발할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자의 학업 능력과 잠재력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전형요소다. 때문에 수험생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 단위와 연계된 과목이나 관련 특기사항은 저학년부터 충실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비교과 영역은 동아리, 봉사, 진로 활동 등 창의체험 활동과 독서활동, 수상경력, 출결상황 등 교과를 제외한 학생의 모든 교내 활동 내용을 담고 있다. 입학사정관들은 수험생의 적성과 소질, 인성 등을 종합 평가하기 때문에, 본인의 소질과 잠재적인 능력을 나타내 줄 수 있는 일관성 있는 비교과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류
-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는 지원자가 누구인지, 남과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능력과 품성이 무엇인지, 해당 분야를 공부하기에 적절한지 등을 평가자에게 소개하는 글이다. 추상적으로 쓰기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구체적인 실례나 일화를 들어 자신의 장점과 개성, 단점 극복 노력 등이 드러나도록 써야 한다. 자기소개서에는 자신의 특성과 능력, 경험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은 물론,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자신의 진로 목표 달성을 위해 기울인 성실한 노력 등을 포함해 체계적으로 정성들여 작성해야 한다. 때문에 가급적 3개월 전에 미리 작성해서 시간을 두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추천서: 추천서 작성 시 누구를 추천인으로 결정할지가 가장 중요하다. 추천인이 고교 선생님, 교장 선생님, 담임 선생님 등으로 특별히 지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수험생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 추천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천인은 추천서를 통해서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면서 알게 된, 지원자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특성을 소개해야 한다.

- 학업계획서: 학업계획서는 대략적으로 해당 전공분야에 지원하게 된 동기, 입학 후의 학업계획 및 자기계발 계획, 졸업 후의 진로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단순히 대학 생활에 대한 전반적이고 일반적인 상식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지원 학과에 대한 사전 지식과 함께 포부 및 앞으로의 비전을 객관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면접
면접은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과정이다. 수험생들은 학생부와 서류 등의 자료를 통해 드러낸 성취 과정과 결과를 입증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단계별 전형으로 선발하는데 1단계 서류, 2단계 면접을 실시하게 되므로 면접은 최종 합격을 결정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수시 - 대학별고사 전형

△논술
논술전형은 중상위권 이상 대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전형이다. 학생부 성적이 다소 불리한 수험생이라도 논술 실력만 보장된다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

2015학년도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전체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수도권 주요대학의 모집인원은 1500여명 줄었다.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예년보다 한층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논술전형은 우선선발을 폐지하고, 수능최저 기준을 등급으로만 적용하도록 했다. 지난해까지는 수능 성적이 높아 우선선발 조건을 충족하면, 실질 경쟁률을 일반선발보다 대폭 낮출수 있었다. 우선선발은 학생부의 영향력도 일반선발에 비해 낮았기 때문에 수능에 강점이 있는 상위권 수험생에게 유용한 전형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우선선발 없이 전체 논술전형 인원을 ‘학생부+논술’로 일괄합산한다. 일부대학들이 학생부 반영비중을 지난해보다 늘린 이유다. 논술전형에서는 논술 성적이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지만, 예년보다 학생부를 더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능최저 기준 역시 지난해에 비해 결코 완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상향 적용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의 경우 탐구 1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이 전년도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적성고사
수시모집에서 적성전형은 학생부 성적이나 수능 성적이 3∼5등급 정도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적합다다. 이 전형은 학생부나 수능성적보다 적성고사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적성고사의 난이도 역시 주관식이 없고 어렵지 않다. 우선 기출문제나 모의고사를 통해 대학별 출제경향을 파악하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서 풀면 단기간에 상당한 성적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다만 올해 적성전형의 모집규모는 대폭 줄었다. 17개 대학이 적성전형을 폐지해, 모집정원이 1만2570명 줄었다. 전형요소에서도 적성의 비중이 줄고 학생부의 비중이 늘어났다. 모집정원 축소로 올해 적성전형의 경쟁률과 합격선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학생부의 영향력이 전년도보다 다소 상승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학생부 석차등급별 반영점수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수시 - 어학특기자전형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에 재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2015학년도부터는 특기자 선발인원이 크게 줄고 어학과 관련 없는 자연계 학과에서는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위권 대를 포함한 상당수 대학들이 여전히 일정 규모의 어학특기자를 선발하고 있으므로, 어학에 자신 있다면 관심 가져 볼만하다.

어학특기자전형의 장점은 다른 일반전형에 비해 학생부와 수능의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일부 대학은 아예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기도 한다. 경쟁률도 일반전형에 비해 낮다. 따라서 학생부가 만족스럽지 못한 학생이거나, 수학에 약점을 보이는 인문계 수험생, 외국어에 자신이 있는 학생들에게 권할만한 전형이다.

어학특기자전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공인어학성적이다. 각 대학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성적을 지원자격으로 내걸기도 하고, 어학성적을 전형과정에서 평가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학마다 공인어학성적에 더해 심층면접과 에세이작성, 영어논술 등을 병행 평가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시 – 일반전형(수능전형)

정시 일반전형은 대부의 대학이 수능 점수를 100~70%를 반영해 선발한다. 특히 지난해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했던 우선선발이 폐지되면서, 주요대학의 수능 반영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입시요강 발표 결과 대부분 100~90%를 반영해 오히려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학생부성적을 일부 반영하는 경우에도 실질 반영비율은 미미하기 때문에, 정시 모집은 사실상 수능 성적이 당락을 결정한다고 봐야 한다.

영역별 반영비율을 살펴보면 주요대학의 경우 탐구에 비해 국어, 수학, 영어의 반영비율이 높다. 다만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와 영어의 반영비율이 높고,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 과탐의 반영 비중이 높은 편이다.

4월이면 수능 특정 영역을 완전히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목표대학의 수능 반영 비율을 우선 살펴보고 영역별 비중을 고려해 영역별 학습 시간을 효율적으로 안배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참고로 한양대는 수시에서 수능최저 기준을 폐지했으나, 대부분의 대학은 여전히 수능최저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수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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