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학과폐지 통보에 반발…안건 철회, 대화 촉구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가 대학 구조조정이란 파도를 넘지 못하고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최근 경북대는 학장 회의에서 글로벌인재학부 모집 중지를 의결했다. 학부 폐지 안건은 현재 총장 결재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 14일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 학생들은 총장실을 점거하고 학과 폐지안 철회를 요구했다.(사진=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 학생회 제공)

학생과 학부모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14일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 학생들은 총장실을 점거하고 학과폐지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과 총장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글로벌인재학부 학생회 측은 “현재 총장실은 일부 7~8명의 학생들이 점거하고 있으며, 이들을 제외하고 학교 본관 앞에서 40~50명이 모여 농성을 벌였다”며 “총장님이 대화에 응할 때까지 농성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부는 앞서 지난 2012년에도 정부 교육역량강화사업에 탈락한 뒤 재정 문제가 불거지자 폐지가 검토된 바 있다. 당시 학생과 학부모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학교의 교섭 노력으로 학부는 생존했다.

최근 재정압박이 심화되고 대학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글로벌인재학부 폐지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경북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올해부터 강력한 대학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면서 글로벌인재학부 폐지를 재검토하게 됐다"며 "당장 내년부터 정원 감축에 들어가야 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학부 모집 중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글로벌인재학부 학생들은 일방적인 결정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배신감을 호소했다. 학생회 측은 “2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면서 “당시에는 안건이 총장 손에 넘어가기 전에 논란이 일었고, 다행히 공청회를 열어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우리 학부장조차 학부 폐지 안건을 학장회의에서 최초로 인지할 정도였다. 일체의 의견수렴이나 통지조차 없이 날치기로 학부 폐지 안건을 통과시켜버렸다”고 성토했다.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는 2010년 신설되면서 신입생 전원 4년 등록금 전액장학금, 기숙사 제공, 외국 어학연수 비용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지역 최상위 학생들이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 대학을 고집하면서 모집 첫 해부터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2010년 신설 당시 60명이었던 학부 모집 정원은 2013년부터 30명으로 줄어들었고, 해마다 미달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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