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 의무화로도 해결 안 돼

“대학서 보험공단·사설보험에 대한 간단한 설명 해줬으면”
우울증 앓는 유학생들, 정신과 보험 안 돼 ‘스트레스’ 배

[한국대학신문 오성민 객원기자] 외국인 유학생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17일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전략적 유학생 유치 및 정주 지원 방안’에 따라 외국인 유학생 의료보험이 의무화됐지만 관리항목 등이 체계적이지 않아 여전히 국내 유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 내에 유학생 건강을 위한 항목으로는 ‘의료보험 가입률’ 단 한 건 뿐이다. 또 유학생 대응 지표로 쓰는 ‘외국인 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표준업무처리요령’ 에는 ‘보험을 적극 권장하라’ 는 두 줄의 문장만이 기재돼 있다.

이렇게 구체적이지 않은  건강관리 항목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유학생들이 받는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A(남, 34)씨는 2009년에 대학원생으로 입학을 앞둔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아내가 원인 모를 뇌출혈로 쓰러졌다. A군은 “빠듯한 유학 생활에 미리 가입해 놓은 보험이 없었다. 대학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사설보험의 간단한 차이점 정도는 설명해주었으면 좀 더 빠른 가입으로 치료비를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생들의 정신건강 또한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타지 생활로 우울증 등을 많이 겪지만 국내에는 정신과 관련 보험이 적용 되지 않고 있다.

헝가리에서 국내 유명 사립대로 유학을 온 R군(남,23)은 “유학 생활 중 문화적 차이와 교우관계의 어려움으로 우울증이 왔다. 정신 클리닉을 찾았지만 영어로 상담해 줄 수 있는 전문의를 찾기가 힘들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보험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결국 혼자서는 내기 부담스러운 치료비가 나와 일단 보류시키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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