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아웃리치' 뮤지컬 배우 정성화, 김동현 삼성 SDS 부장 강연

▲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부산 소년의 집 학생들로 구성된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단이 김동현 삼성SDS 부장의 강연에 앞서 연주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두 번 얻은 기회와 운, 노력하지 않아 쉽게 잃었습니다. 세 번째 기회인 뮤지컬 배우 때야 비로소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 11일 부산 마리아수녀회 대강당에서 부산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 학생(소년의 집)을 대상으로 ‘열정락서: 2014 아웃리치’가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뮤지컬 배우 정성화는 개그맨이라는 편견을 깨고, 뮤지컬 배우가 되기까지 겪은 자신의 꿈과 노력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열정락서: 2014 아웃리치’는 삼성그룹이 2011년부터 진행한 삼성그룹의 대표 소통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대학생이 청중이었던 기존의 강연에서 한발 나아가,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사회 곳곳의 다양한 계층을 찾아간다. 올해부터는 ‘찾아가는 봉사활동’이라는 뜻의 아웃리치(OUTREACH) 콘셉트를 도입, 멘토들의 감동 강연은 물론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한다.

정성화 씨와 김동현 삼성SDS 부장의 강연에 참석한 부산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 학생들 대부분은 아동∙청소년 보육 시설인 ‘부산 소년의 집’과 ‘송도가정’에 산다. 부산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30여 년간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양성해 오고 있는다. 현재 삼성전자 등 다양한 삼성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300여 명이 이 학교 졸업생이다.

▲ 뮤지컬 배우 정성화씨가 개그맨 출신으로 뮤지컬 최고의 스타로 거듭나기까지, 사람들의 편견을 극복하고 꿈을 이뤄낸 이야기를 풀어냈다.
■ “인생 자체가 오디션” = 뮤지컬 배우 정성화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가 꿈으로 연결된 케이스. 학창시절 꿈꿨던 개그맨이 된 것도, 개그맨으로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연기자가 된 것도 그랬다. 꿈을 이루려는 당시에는 노력했지만 꿈을 이루고 난 다음에는 마냥 인기에 취해버렸다. 그렇게 서서히 잊혀졌고 찾아주는 사람도 없이 전기가 끊긴 집에서 살아야했다.

그는 개그맨-배우-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는 과정을 설명하며 ‘연습’을 강조했다. 정성화는 “꿈이 개그맨이었는데 꿈을 이루고 나서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2년쯤 지나보니 사람들이 나를 모르는 척하나 싶을 정도로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더라”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카이스트'라는 드라마에서 섭외가 들어왔다. 그때는 5개의 광고CF도 찍을만큼 꽤 인기가 있었다. 길만 지나가도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였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노력을 게을리했더니 어느 날 일이 뚝 하고 다시 끊겼다.

그는 세 번째 기회인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지금에야 역할에 대한 고민과 연습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기존의 뮤지컬 배우보다 몇 배로 노력하는 방법 밖엔 없었습니다. 우선 연습실 옆으로 이사를 했죠. 주인공이지만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연습실에 나가고, 한 시간 늦게 나왔습니다. 매일 정말 죽도록 연습했습니다.”

정 씨는 꾸준히 노력하지 않았을 때, 인기와 실력 얼마나 다시 바닥을 칠 수 있는지 처절했던 경험이 지금의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노력은 그를 주연 배우로 이끌었다. 정 씨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제안받은 역할은 주인공 돈키호테가 아니라 산초였다. 하지만 그는 돈키호테를 꿈꾸며 그가 돈키호테를 하기에 충분한 배우란 것을 오디션을 통해 직접 증명했다. 결국, 스스로 자처한 오디션을 통해 돈키호테 역을 따냈고, 공연 매진을 이뤄냈다.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 역을 맡았던 그는 “노래를 부르기 전에 이 노래를 누가 부를까를 먼저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이 노래를 누구에게 부르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노래에 영혼이 생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노래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라며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이들에게 비결을 전수했다.

이어 “앞길에는 언제나 오디션이 기다리고 있다. 꼭 꿈을 꿔라. 가슴에 손을 대고 꼭 ‘꿈이 뭐니?’라고 물어라. 꿈을 꾸고 난 후에 항상 준비하는 사람이 되라”며 자신도 ‘세계적인 배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김동현 삼성SDS 부장은 "후배들에게 내 인생을 소개하고 나누게 되어 영광이다”며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 “작은 꿈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 이날 강단에 선 또 한명의 강연자 김동현 삼성 SDS 부장은 부산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김 부장은 “여러분의 학교 선배이자 사회 선배, 인생 선배로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17년 만의 모교 방문 소감을 밝혔다.

1987년 9월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한 그는 현재 삼성SDS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영서비스에 대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생소했던 IT 분야에 몸담아 27년간 한 길을 걸어왔다는 김 부장은 꿈을 꾸고 이를 이루는 과정에서 깨달은 것을 후배들에게 전했다.

“첫 번째 인생 팁은 ‘내일을 두려워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위해 수원에 도착했을 때, 단돈 5만 원과 이불 두 장이 전 재산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완벽한 준비를 하고 무언가를 시작하겠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런 날은 오지 않습니다. 시작은 언제나 불완전하기 때문이죠.”

오늘의 내가 내일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강조한 그는 지금 자신의 환경이나 여건을 따지기보다,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그렇다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언제든 제일 앞에 서라’며 생에서 깨달은 두 번째 교훈을 전했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는 일,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일은 더 큰 기회를 만들어 준다”며 “박찬호 선수는 아무도 메이저 진출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때 진출함으로써 꿈을 이뤘다. 김연아 선수도 비인기 종목인 피겨 스케이팅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피겨 여왕이 됐다. 여러분들도 남들을 따라가기보다 그 무엇이든지 매사 앞장서서 자기가 주인공이 되는 길이 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신의 멘토 세 명을 소개하며 무슨 일이든 ‘혼자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이 손에 꼽은 첫 번째 멘토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 열등감을 느끼던 그에게 프로에게는 꼭 대학 졸업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며 딴 생각 말고 CAD/CAM에 매진해 너만의 길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한 당시 같은 부서의 대리였다.

또한 ‘사람을 대하는 법과 일하는 방식’을 가르쳐 준 이, ‘능력을 인정해주고 업무적으로 방황할 때 자신을 잡아준 이’ 이렇게 모두 3명의 동료 선후배가 얼마나 의미있는 멘토였는지 설명했다.

김 부장은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하려고 할 때면 그때마다 함께 해준 동료가 있었고 걱정하고 지도해주는 멘토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멘토는 반드시 유명한 사람,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 멀리 있는 사람일 필요가 없다.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훌륭한 멘토는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와 함께 내 고민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둔다면, 삶과 꿈 모두 이뤄나갈 수 있습니다. 꿈을 많이 꾸고 롤 모델을 정하십시오. 동시에 내 꿈을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얘기해야 합니다. 내가 무슨 꿈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 지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내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더 높아지는 것이죠.”

그는 “꿈이 있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라. 꿈이 없으면, 작은 꿈부터 만들라”며 “열심히 뛰면서 같이 뛸 수 있는 멘토를 만들고 그렇게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 불안하고 막막하지만 열심히 뛰다 보면 하나 둘 남다른 경험이 쌓이고 자신감이 자랄 것”이라는 조언으로 후배들과의 만남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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