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학점 SK-직무연관 스펙 CJ-자소서에 비중

인사담당자 ‘기업채용제도 개선방향' 주제 포럼

[한국대학신문 정인상 객원기자]대기업이 서류전형에서 가장 중시하는 평가요인은 무엇일까. 롯데그룹은 학교와 학과, 그 중에서도 학점을 가장 중시한다. SK그룹은 직무 연관 스펙과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평가하며, CJ그룹은 서류전형위원으로 400~500명을 위촉해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평가한다.

이들 3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최근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열린 4년제 대학 취업부서 협의체 ‘전국대학교 취업관리자 협의회(이하 전취협)’ 제29회 정기총회 및 포럼에 참여해 서류전형평가와 관련한 스펙에 대한 각 기업의 평가지침을 밝혔다.

CJ, SK, 롯데 인사담당자들은 이날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대학-기업간 공존 방안’을 주제로 토론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문계 상시 채용과 경력단절여성 채용 △역사와 인문학 △직무역량 △스펙초월 인재채용 △직무능력시험 △스펙오버 등을 키워드로, 각 해당 기업의 인사정책과 입장을 들었다.

직무역량평가는 이들 그룹 인사담당자 모두 입을 모아 강조한 부분이다. 롯데그룹 인사담당자는 “백화점의 경우 표면적 이미지만 보고 입사했다가 현장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1년 이내에 퇴사하는 초기 이탈자들이 매우 많다”며 직무역량을 특별히 강조했다. CJ그룹 역시 “공모전보다 현장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인턴뿐 아니라 아르바이트라도 해당 직무에 대한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SK의 경우 직무능력시험에서 타사와 달리 직군별 특화된 문제를 시험문제에 반영한다.

최근 대기업 채용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스펙초월 인재채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SK의 경우 “바이킹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2년째 진행해왔으며 전체 채용규모 대비 10% 미만”이라고 하면서도 “아직 도입 초기라 검증된 자료는 없지만 당분간 스펙초월 인재채용은 지속할 예정이다. 지방소재 대학생들에게 좋은 기회이므로 더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 인사담당자는 “최근 삼성그룹에서 도입하려던 총장추천인재전형은 롯데그룹에서 3년 전부터 도입해 실시하고 있던 제도로, 용어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기존의 명칭을 변경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력단절여성 채용으로 인해 대졸자 취업여건이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손을 내저었다. CJ그룹 인사담당자는 “대졸자와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해 배치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관계없다”고 답했다.

역사와 인문학 평가 도입여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롯데와 CJ는 아직 실시하고 있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하므로 역사와 인문학 평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SK는 정규교과 과정을 이수했다면 무난히 풀 수 있는 난이도로 직무적성검사에 10문항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개발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을 적용한 채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롯데그룹 인사담당자는 “프로세스가 미비한 중소·중견기업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미 체계화된 프로세스가 있는 대기업에서 다시 NCS를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현재 적용 계획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하주식 과장이 참석해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맡았다. 하 과장은 청년 일자리를 둘러싼 문제의 원인으로 △교육과 일자리의 미스매칭 △경제 성장세 둔화와 고용과의 연계 약화 2가지를 꼽았다.

이에 대비해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앞당기기(고졸 취업 지원 강화, 산업수요에 맞는 인재양성 활성화, 학교에서의 직업진로교육 강화, 충소기업 및 창업에 대한 인식 개선) △일자리 만들고 보상시스템 바꾸기(기업의 청년고용 노력 촉진, 중소기업 취업 여건 개선, 지역의 청년일자리 활성화, 지역의 사회적 경제분야 일자리 활성화, 청년의 해외진출 활성화) △청년의 창업 열기 되살리기(창년 창업 기회 확대, 창업 재기시스템 구축) 대책을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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