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 총장들이 모여 그간 대학이 양적 팽장에 급급했음을 인정하고,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길만이 급변하는 새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같은 논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윤형원 충남대 총장·이하대교협) 주최로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2박3일간 경주 현대 호텔에서 열린 '2000년도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 및 임시총회'에서 이뤄졌다.

전국 192개 대학 총장 중 1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이번 행사는 '학습사회를 위한 대학의 역할과 자세'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관련 주제 3가지에 대한 발표와 문용린 교육부 장관과의 대화, 직능·권역별 총장협의회 회의가 펼쳐졌다.

첫날인 지난 29일 '대학교육의 세계화와 국제적 질관리'를 주제로 발표한 조정원 경희대 총장은 "대학이 국제경쟁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정상화'와 '국제 수준의 질 관리'가 가장 절실하다"며 몇 행정교수제 실시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대학은 과거의 상아탑 역할만을 고수하기보다는 학문주의와 실용주의를 조화, 각 대학의 특성에 맞게 발전시켜야 할 것"을 강조했다.

뒤이어 '대학교육의 정보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박영식 광운대 총장은 정보화에 따른 대학의 변화 양상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박 총장은 특히 "사이버대학은 시·공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특정 교수, 특정 대학의 독점화를 초래, 많은 군소대학의 존립을 위협할 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 본래의 모습인 '참된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다음 날에는 신철순 전북대 총장이 '고객화를 지향하는 대학경영'을 주제로 발표했는데, 신 총장은 "지금까지는 대학의 편의주의적 운영으로 인해 고객 지향의 교육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육과정과 효과적 교수방법의 개발, 우수 교수의 확보, 교육시설과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장관과의 대화'에서 문용린 교육부 장관은 진행중인 사업에 대해총장들에게 설명, 총장들의 협조를 부탁하고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나 별다른 내용은 거론되지 않았다.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임시총회에서는 △'남북대학 학술교류협력단','남북한 대학 총장회의' 등을 진행해 남북통일을 위해 남북 고등교육기관이 공동으로 노력할 것 △재정지원을 통한 대교협의 기능 보장△대학에 대한 적극적인 재정지원 정책 수립 등 6개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밖에 직능·권역별 총장협의회 결과 다채로운 의견들이 나왔는데, 한 지역 총장협의회는 획일적인 대학평가방안에 대해 지역의 상황에 맞는 세부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등 여러 총장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결의문에 포함시켜달라는 요구가 쇄도해, 대학별 상황이 제각각임을 실감케 했다.

이번 행사에 대해 대교협 한 관계자는 "총장들의 참가율이 높고, 세미나 등에 참석하는 태도가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한 반면, 한 총장은 "주제발표의 내용이 너무 뻔한 내용"이었다며 "내용 보강을 위해 전문가의강연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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