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특성화사업 접수가 마감됐다. “이제 ‘특성화’라는 말만 들어도 매스꺼울 정도다”라는 어느 대학 관계자의 말은 비단 한 개인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 ‘생사(生死)를 걸었다’는 표현을 거침없이 쓸 정도로 특성화사업에 대학 운명을 건 전문대학들의 경우는 더하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4년제 대학에 비해 전문대는 인력이 상당히 부족하다. 부서별 업무 분담도 체계적이지 않아 개인이 감당해야할 업무량이 장난이 아니다. 우리끼리는 누구하나 죽어나가야 우리가 일 많이 한다는 걸 믿어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지역 전문대 총장은 개인 블로그를 통해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 사업계획서를 오늘 제출한다. 분량은 본 계획 100쪽, 별첨자료 130쪽, 증빙자료 2850쪽의 방대한 양이다. 전국 139개 전문대학중 우리 대학의 사업계획서가 최고 수준일 거라고 자부한다. 교육당국의 지침을 따르다보니 분량이 엄청나다. 쌍팔년도식 이런 분량의 계획서를 ‘도대체 왜?’하는 의문도 든다. 심사위원들 고생이 많겠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사업진행 과정이 100% 이해되지는 않지만 대학 운명이 걸린 일이니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대학들의 ‘웃픈(‘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 현실이 잘 반영된 소감이다.
일단 서류제출이 마감되며 수많은 밤을 낮처럼 지새운 대학 관계자들은 이제 겨우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학 관계자들의 휴식은 정말 딱 ‘한 숨’에 지나지 않을 듯하다. 전문대의 경우 자료는 제출했지만 그 안에 명문화한 예산, NCS(국가직무능력표준) 활용, 정원감축 등 수많은 계획들을 실행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정원감축’에 관련한 대학가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듯하다. 4년제 대학들의 경우 서울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감축 비율인 4%를, 지방대는 7~10% 정원 감축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대학들의 경우도 가산점 3점을 받을 수 있는 정원 7% 감축(2016년까지)이 현실화되고 있다. 차이는 있지만 많은 전문대들이 내년 3%, 내후년 4% 줄이기 위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진통(陣痛)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되지 않았다. 제3자이지만 완전한 타인일 수 없는 기자가 앞서 언급한 한 총장의 말을 빌려 대학인들에게 한마디하고 싶다. “우리 대학인들 참 고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