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대표대학 넘어 ‘변화’할 때” 강조…각 분야별 TF 구성

국내 첫 ‘일·학습병행공동훈련센터’개소, 교육-산업현장 미스매치↓
실습은 그대로 학점으로 인정 … 기업기반 학습으로 완성도 높혀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산학협력을 넘어 산학융합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이 이제는 한 발 더 앞서 ‘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개교 17년이라는 길지 않은 역사에도 산학협력 대표 대학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산업기술대가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2월 취임한 이재훈 총장이 대학발전을 위한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 분야별 TF를 구성하며 새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2차관, 지식경제부 2차관 등 30년 이상의 행정 전문가 경험을 살려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산업자원부 차관보 시절인 지난 2006년 당시 최초로 교육부 차관보와 함께 ‘공과대학 혁신방안’을 만들었던 경험은 이 총장의 감각을 짐작하게 한다. "교육과 산업이 서로 맞아야 한다"는 이 총장의 선견지명이었다. 그런만큼 구성원들의 기대도 크다.

이 총장은 “‘산학협력 경쟁’이 대학가에서 전방위적으로 본격화된 현실속에서 한 발 먼저 진화해야 한다”며 “기존 산학협력의 틀에서 벗어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기업·지역사회 참여, 지역 전략산업과의 동반성장을 모두 아우르는 ‘산학융합’ 체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겠다”고 밝혔다.

-30여 년의 공직 경험이 대학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촉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산업단지에 설립한 특성화 대학이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한국산업기술대의 설립 이유라고 보면, 일했던 기관은 다르지만 대학 현장이 전혀 생소하지는 않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직무를 국가와 사회에 대한 봉사의 기회로 여기고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국가산업 분야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친 공직 경험과, 정책을 수립하면서 쌓은 전문성이 대학과 중소․중견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산학협력 대표 대학으로서 입지를 굳혔는데.
“한국산업기술대의 존재 이유와 가치는 창학당시 슬로건인 ‘기업은 대학을 연구소로, 대학은 기업을 캠퍼스로’에 함축돼 있다. 대학의 문턱을 낮춰 지역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학생들에게는 재학 중 현장경험을 충분히 쌓게 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기업과 교수, 학생이 24시간 함께 연구개발을 하며 동시에 교육이 이뤄지는 60여개의 엔지니어링하우스(EH)를 필두로 가족회사 제도와 같은 독창적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창안해 전국 대학가에 확산시키면서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지원하는 교육·산학협력 사업에서 남다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수도권 1위, 교육역량강화사업 6년 연속 선정, BK21 플러스사업 선정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산학협력 선도대학으로 3년 연속 취업률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국내 최초 '일·학습병행공동훈련센터'를 개소했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역점사업인 일·학습병행제 국내 1호 공동훈련센터가 우리 대학에 설치됐다. 재직자 교육 노하우와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이자 기업 맞춤형 인재양성을 위한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쉽게 말해 기업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새로운 개념의 훈련교육센터다. 주중 5일간은 기업 현장에서 현장지도교수와 학교의 책임교수가 참여하는 직무교육를 받으며 일을 하고 주말에 수업을 듣는 형태다. 현재 듀얼산업학부를 개설하고 정보통신기술(ICT)전공, 스마트기계전공, 디지털디자인전공 등 3개 전공에 126명이 올해 입학해 일터와 학교를 오가면서 뜨거운 학구열을 발산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4년 간 등록금 전액을 정부가 지원하고 매달 40만 원의 학습근로지원금도 준다. 학위를 취득하는 기간 동안 직장 경력까지 인정받게 돼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리는 셈이다.”

-캠퍼스가 시흥‧안산스마트허브(시화‧반월국가산업단지)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산학협력이 용이한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교과과정을 편성할 때도 산업계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성공한 것은 주변에 위치한 우수한 공과대가 큰 힘이 됐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한국산업기술대가 국가산업단지 안에 있다는 점은 대학발전은 물론 국가산업 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방증이다. ‘산업단지캠퍼스’라는 이름으로 한국산업기술대 모델이 전국 산업단지로 확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적어도 대학교육과 산업현장의 미스매치로 청년실업이 양산된다는 기업의 볼멘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학생들의 현장교육에 대학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엔지니어링하우스’가 유명하다.
-앞서 말했듯이 교수가 별도의 개인 연구실 대신 24시간 학생과 실습실에서 연구·실습하고 교육하는 시스템이다. 학생이 현장에서 실습한 내용은 그대로 학점으로 인정해 준다. 산업현장 경험 없이는 졸업이 불가능하도록 현장 중심의 엄격한 학사관리 시스템 도입한 것이다. 기업기반 학습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창안한 ‘엔지니어링하우스(EH) 교과’와 ‘기업 현장실습’, ‘인턴십’을 3대 현장교육과정으로 묶고, 여기에 ‘캡스톤 디자인’을 더해 졸업 의무이수 과정으로 운영중인데 그 중 하나다. 현장밀착형 창의적 교육을 선도하겠다는 취지다.”

-대학구조개혁에 따른 전략은.
“대학구조개혁이 대학별 특성화를 유도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본다면 한국산업기술대의 전략적 포지셔닝은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다. 한국산업기술대가 위치한 국가산업단지는 중소·중견기업 최대 밀집지역으로 산학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덕분에 취업률도 높고 인근 기업들 역시 대학을 수시로 찾아와 연구실 문을 두드릴 정도로 산학협력 특성화가 ‘학풍’으로 완전히 정착됐다. 무엇보다 지역 전략산업에 맞는 기술 수요를 교육과정에 반영해 적기에 맞춤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과거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날로 치열해지는 대학 간 취업률 및 산학협력, 우수학생 유치 경쟁에서 새로운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대학 구성원들이 대학의 정체성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확고히 형성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는 과정이다. 각 분야별로 TF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대학재정과 대학발전, 새로운 연구공간 확보를 위한 캠퍼스 증축 등을 중심으로 현재 브레인스토밍 단계다. 지금은 취업률 1위, 정부 프로젝트 수주, 대학 재정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고 직접 관련 업무를 챙기고 있다. 학부생들을 기업의 연구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석사급 연구 인력으로 육성하고,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으로 진출시켜 혁신을 견인하는 주체로 만드는 게 목표다. 핵심역량을 갖춘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겠다.”

■이재훈 총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석사,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과 에너지산업심의관, 무역투자실장, 차관보, 제2차관 등 산업·통상·에너지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담: 박성태 본지 발행인, 정리: 이현진 기자, 사진: 한명섭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