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단계 연속 선정 '유일' … 항공우주기술·국제항공전문 석박사 250명 양성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한국항공대(총장 이강웅)가 지난 4월 국토교통부의 ‘항공특성화대학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1단계 사업(2009~2014년)에 이어 2단계 사업(2014~2019)에서도 항공우주기술인력 분야와 국제항공전문가 분야 모두에 선정된 대학은 한국항공대가 유일하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특성화대학 지원사업은 급속히 발전하는 항공기술에 대처할 수 있는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2009년부터 시작됐다. 한국항공대 공과대학과 항공경영대학은 1단계 사업에 선정된 2009년부터 해마다 항공우주기술인력 분야 30명, 국제항공전문가 분야 20명의 석·박사 전문인력을 배출해왔다.

2단계 사업에는 2개 분야 모두에 선정된 한국항공대를 포함하여 항공우주기술인력 분야에서 5개 대학, 국제항공전문가 분야에서 3개 대학이 각각 선정됐고(대학 간 컨소시엄 포함), 2014~2019년 5년간 총 65억 원이 지원된다. 한국항공대는 향후 5년간 약 22억 원의 정부지원금과 대학 대응 투자금을 투입해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과정은 국토교통부와의 협약이 체결되는 5월 이후부터 시작된다. 기초교육(45시간)-심화교육(석사과정 24학점, 박사과정 33학점)-현장실습 및 인턴십으로 구성된다. 항공우주기술인력 분야는 기술경영·인증기술을 포함하는 ‘공통기초필수’ 교과와 항공우주분야 전반을 다루는 전공별 ‘항공특성화필수’ 교과와 ‘전공선택’ 교과다. 5년간 150명의 석사과정을 배출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동·하계 계절학기에 한국항공대와 산학연협력 관계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보잉(Boeing), 에어버스(Airbus),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등에서 40시간 이상의 현장실습 및 인턴십을 하게 된다.

국제항공전문가 분야는 항공사/공항 경영론, 항공법, 항공운송산업론 등을 다루는 ‘과정공통필수’ 교과와 국제관계론, 국제항공교통특론 등을 포함하는 ‘글로벌필수’ 교과와 항공재무특론, 항공운송서비스경영, 항공정책론, 공항계획 등을 배우는 ‘전공필수’ 교과를 교육하며, 5년간 100명의 석·박사를 양성한다. 특히 총 강좌의 50%이상을 영어 강의로 진행하며, 글로벌필수 교과는 모두 영어 강의로 이뤄진다.

항공특성화대학 지원사업은 매년 중간평가를 거치도록 하고 있어 엄격한 학사관리가 이뤄진다. 대학 차원에서의 취업지원도 활발하여 교육생의 취업률도 일반 학생들의 취업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모든 과정을 이수한 교육생에게는 국토교통부 장관 명의의 항공전문가 인증서도 수여된다.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 전국 일반대학 최상위권

한국항공대는 국내 항공우주분야의 교육뿐만 아니라 연구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한국연구재단이 지난 1월 발표한 ‘2013년도 전국대학 연구활동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항공대는 전국 일반대학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 순위에서 1위인 서울대(2억 1200만원)에 이어 높은 연구비(1억 7900만원)를 기록했다.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순위는 2012년 한해 교수들이 교내외에서 지원받은 각종 연구비를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다.

한국항공대의 특성화 연구 분야는 무인기·위성·발사체 등으로, 이들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교내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의 지원을 받아 국방광역감시 특화연구센터와 국방특화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로부터 위탁받은 교통물류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항공우주기술관련 NRL(National Research Laboratory) 3실을 운영한 바 있으며, 활발한 국가연구사업 수행으로 현재까지 우주핵심기술개발사업(구 NSL·National Space Laboratory) 10실을 운영해왔다.

■첨단무인기연구센터 설립으로 국내 무인기 연구 선도=최근 파주, 백령도,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에서 보낸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따라 ‘무인기(UAV·Unmanned Aerial Vehicle)’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인기는 군사적 목적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물자수송, 교통관제, 정보수집, 보안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며 하나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항공대는 일찍이 무인기를 특성화 분야로 선정하고, 2013년 교내에 첨단무인기연구센터(센터장 송용규 교수)를 설립했다. 첨단무인기연구센터는 각 연구실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무인기 관련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제로 지난 2012년에는 공력, 구조, 제어 분야 교수들(홍예선, 김학봉, 이수용, 배재성, 박상혁 교수)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의 태양광 무인기가 ‘국내 최초 사계절 12시간 연속비행’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어서 2013년에는 스마트 패드를 통해 일반인도 손쉽게 조종할 수 있는 ‘농약살포용 무인 멀티콥터’(송용규 교수)가 개발되었다. 농약살포용 무인 멀티콥터는 기존에 주로 쓰이던 일본산 무인 헬리콥터보다 절반 정도 저렴한 가격이지만 성능은 비슷해 국내 농업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항공대는 지난 2009년에도 국내 최초로 무인기 자동편대비행(송용규, 송동호 교수)을 성공시키며 앞선 무인기 유도제어기술을 선보였다. 무인기 자동편대비행은 군사적 목적 이외에도 △지형의 입체 촬영 △광역 수색 △입체적인 대기탐사 △환경감시 △조류 퇴치 등에 활용된다.

■대학 최초 초소형위성 발사·나로과학위성 핵심부품 개발=한국항공대의 또 다른 특성화 분야는 ‘위성/발사체’ 분야다. 한국항공대 우주시스템연구실(장영근 교수)은 지난 2006년 국내대학 연구실 최초로 큐브샛(CubeSat·초소형 위성)인 ‘한누리 1호’를 발사하여 대한민국 우주개발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누리 1호는 10cm³의 정육면체 모양에 무게가 1kg인 초소형 위성으로서, 러시아 발사체 ‘드네프르(Dnepr)'에 실려 우주로 발사되었으나 발사체의 폭발로 인해 우주 진입에는 실패했다. 우주시스템연구실은 첫 번째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큐브샛 개발에 도전한 결과, 2013년 국내 첫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카이스트, 연세대와 함께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우승에 따라 위성개발비 1억 7000만원과 위성발사비 3억 5000만원을 지원받게 된 우주시스템연구실은 2015년 발사를 목표로 새로운 큐브위성을 개발 중이다. 새 위성의 이름은 한누리 5호다.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한국 첫 인공위성우주발사체 나로호의 성공 뒤에도 한국항공대 연구진의 노력이 있었다.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오화석 교수는 나로과학위성의 본체를 회전시켜 자세를 제어하는 반작용휠을 개발했다. 이 반작용휠은 별도의 연료 없이 전기만으로 위성 본체를 회전시키는 청정에너지형 위성 자세제어구동기로서, 순수 국내기술로만 개발되었다.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장영근 교수 역시 나로호 3차 발사 점검위원으로서 나로호 발사가 무사히 완료될 때까지 기술적인 자문을 했다. 이밖에도 나로호 발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중 다수가 한국항공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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