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임원들이 말하는 대학교육

[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는 현장적응력이 높은 사람이다. 최근 대학들은 활발한 산학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현장실무능력을 키우고 있지만 산업현장에서는 “대학교육은 여전히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3년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 결과 분석’에 따르면 산업체가 대학에 요구하는 것은 ‘더 과감한 현장밀착형 교육’이다. 전국 200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임원급 인사들은 '커리큘럼 자체의 변화'를 대학에 요구했다.

전자반도체분야의 경우 산업현장 관련 내용과 반도체소자 등에 대한 강의 수준이 산업계의 요구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평했다. 강의 운영이 실제 현장과 다른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이 분야의 평가를 맡은 대기업 임원 출신의 한 평가위원은 “회로와 컴퓨터 시스템 등에 관련된 실습과정을 필수적으로 이수하고 특히 검증툴을 활용한 레이아웃 도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실무의 토대가 되는 전공기초 역량을 충실히 함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 분야는 소프트웨어와 정보보안을 다루는 과목이 보강돼야 한다는 게 현장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컴퓨터(SW) 분야는 네트워크 관련 강의와 소프트웨어 개발 등 실제 직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개발과 관련한 교육이 산업현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정유석유화학 분야의 임원급 인사들은 통계학 등 전공기초 과목이 충실히 교육되지 않아 현장에서 이를 다시 가르치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공공안전과 경영학 등을 커리큘럼에 적극 반영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화장품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정밀화학(화장품) 분야는 유기화학, 무기화학 등의 기초 화학이론은 물론이고 그 외 계면화학, 고분자, 생화학과 같은 심화단계 화학이론과 일반화학, 화장품 제조 관련 실험 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교수 인력이 부족한데다 정밀화학 등 기본 이론과목조차 화장품 생산과 관련된 내용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커리큘럼 재편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 평가위원은 대학교육이 산업친화형으로 바뀌어갈 것을 기대하면서 “품질인증 시스템, 지적재산권 등 산업 관련 법규들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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