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나사렛대서 졸업식

장애인 선발, 편의시설 지원 제도 등 대학 내 장애인권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1급 시각장애를 가진 중증 장애인 4명이 학사모를 쓰게 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99년 신입생 특별전형으로 나사렛대에 입학한 황화성 씨(46ㆍ사회복지), 한창석 씨(45ㆍ사회복지), 채규솔 씨(54ㆍ유아특수교육)와 지난 2001년 편입한 김영순 씨(29ㆍ사회복지) 등 4명. 이들은 오는 13일 졸업식을 갖는다. 현재 나사렛대는 장애 학생들을 위해 각 건물마다 엘리베이터와 복도, 출입문 등에 점자판을 설치하고 장애학생 도우미제도와 학습지원센터 등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입학하던 99년 당시에는 시설이 미비해 노트필기, 리포트와 시험치르기, 화장실 등 이동하기 등 하나같이 남들의 도움을 빌려야 가능한 일이었다. 장애를 딛고 대학 졸업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사연은 다양했다. "몇번이나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가족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덕에 포기할 수 없었다"는 황화성 씨. 황 씨는 택시운전기사로 활동하던 84년 사고로 실명한 후 안마사로 일해왔다. 대학 진학 후에도 학업과 안마사 일을 병행했으며, 잠도 매일 3~4시간씩만 자는 등 열심히 공부했다. 황씨는 최근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충남지부 지부장에 선임됐으며, 앞으로 장애인들이 각종 정책 결정과 분배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장애인 복지 신장과 정치적 세력화 활동에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6살때 백내장 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민간치료제인 웅담을 눈에 발랐다가 시력을 잃은 채규솔 씨. 침술원 등을 운영하며 어렵게 살아온 채 씨는 자신보다 열악한 상황에 놓인 장애 아동들을 위해 교사가 될 결심으로 침술원을 정리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4년 내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열의를 보여 장학생의 반열에도 올랐다. 채 씨는 "과제물 등 각종 점역과 대필을 마다않고 눈이 되어준 도우미 학생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아니었다면 졸업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도우미 학생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채 씨는 졸업 후 나사렛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할 예정으로, 졸업 후 특수학교에서 교사와 함께 교목의 역할까지 맡을 계획이다. 3세에 녹내장으로 실명한 후 40이 될 때까지 안마사일을 하던 한창석 씨. 한 씨는 진학 후에도 안마사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열의를 보였으며 앞으로 장애인들의 권익 증진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중도 실명한 김영순 씨는 지난 99년 한림정보대 지방행정학과를 거쳐 2001년 나사렛대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했다. 김 씨는 졸업할 때까지 학교 인근에서 자취생활을 하며 재활교육에 매진했고,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시각장애인 복지관에 취업했다. 김 씨는 "중도 장애를 당한 사람들에게 컴퓨터 기초교육, 점자교육 등으로 재활을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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