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인성·자체 교육지표 개발 등 “우리가 진짜 잘 가르치는 대학”

[한국대학신문 대학팀] ‘잘 가르치는 대학’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지난 9일 96개 대학이 도전장을 냈다. 교육부는 1주기(2010~2013년) 참여대학 11개 곳을 먼저 평가해 ‘예선’을 치르고, 이를 통과한 대학과 85개의 신규 신청대학을 함께 평가하는 ‘본선’을 통해 최종 12개 내외의 대학을 선정한다. 이들 대학은 △융복합 △인성교육 △자체 교육지표 개발 등을 전면에 내걸고 저마다 ‘우리가 진짜 잘 가르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융복합 인재양성은 최근 학부교육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다. 이미 1주기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ACE)에 선정됐던 세명대가 융복합 트렌드를 한층 발전시켜 도전장을 냈다. 세명대는 교양과정에서 융복합 과목을 대폭 늘렸다. 조남근 세명대 ACE단장은 “기존 교양과정에서 심리학과 정치학, 철학을 개별과목으로 이수했다면, 이번 개편을 통해 심리와 정치, 정치와 철학을 융합시킨 강의를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명대는 융복합 강의를 위한 교재개발에 착수했다.

배재대와 한국외대도 융복합 교육을 전면에 내놨다. 배재대는 어학과 사회과학 전공자들을 엔지니어 분야와 융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외대도 방향은 유사하다. 한국외대  정중훈 전략기획팀장은 “한국외대의 고유가치는 외국어능력이다. 이 고유가치를 축으로 지역학과 사회과학, 이학, 공학분야를 접목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외대는 ‘융복합’을 달성하기 위해 교양대학 ‘미네르바 칼리지(가칭)’을 설립키로 했다. 이 교양대학을 통해 학문분야 간 융복합과 인근 대학과의 공동프로그램 개발 등에 나설 전망이다.

1주기에 ‘바롬인성교육’으로 브랜드 마케팅에 성공한 서울여대는 ‘인성교육 확산’으로 재진입을 노린다. ACE사업이 학부교육 우수사례 보급을 염두에 둔 만큼 성과확산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여대는 바롬인성교육을 초중고교에 보급하고 인터넷 윤리의식 관련 교과목을 신설하기로 했다.

서울여대 외에도 많은 대학이 인성교육을 통한 학부교육 선도전략을 내놨다. 대구가톨릭대와 순천대, 한국외대 등이 인성교육에 시동을 걸었다. 김권욱 순천대 교무처장은 “조직의 하드웨어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사회에 필요한 사람을 육성하는 인성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CE 신청대학들이 주목한 또다른 전략은 ‘자체 교육지표 개발’이다.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대가 참인재역량 성장지수’를 개발해 학점 이외에 인성과 창의성, 공동체성(공동체 정신) 등 비교과적 측면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 개개인별 성장지수는 학부교육 전 학년에 걸쳐 적극 활용된다. 지도교수는 상대적으로 인성지수가 낮은 학생에겐 인성교육을 시키고, 창의성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창의성 교육을 강화한다.

부산외대는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을 본뜬 'BCS(Busan Competency Standards)'를 개발한다. 대구가톨릭대처럼 학점 외에 학생들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지표다. 하수권 부산외대 교무처장은 “학벌중심사회에서 능력중심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대학도 전공 교육과정 목표의 정확성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덕성여대는 교양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교양학부를 교양대학(덕성다움교양대학)으로 확대·개편할 준비를 마쳤다. 덕성인증제, 자아찾기 프로그램 등의 비교과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특히 온라인 대중강좌 ‘MOOC’를 통해 해외석학들의 강의를 꾸준히 제공할 계획이다. 송혁준 덕성여대 기획처장은 덕성인증제를 강조했다. 송 처장은 “덕성인증제를 통해 학생들의 덕성·감성·체력을 균형있게 육성해 ‘멀티지식창조형’ 인재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차세대 여성리더를 길러내는 데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에 ACE사업을 신청한 전국 4년제 대학 96곳 중 기존에 참여한 14개 대학(연속사업)을 포함해 총 26개 내외 대학에 연간 573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종선정 결과는 다음달 중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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