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학부, 사회과학대학에 편입… 학생·교수 '일방적 결정' 비판

▲ 29일 숙명여대 명신관 앞에 학제개편안에 반대하는 '총장님과 학교에 보내는 레드카드'가 게시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숙명여대(총장 황선혜)가 최근 공대 신설을 골자로 한 ‘학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이를 둘러싼 학교-학생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9일 숙명여대 등에 따르면 ‘학제개편안’은 융합이공대학(가칭)과 데이터과학대학(가칭) 신설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현 이과대학은 융합이공대학과 데이터과학대학에 흡수된다. 또 독립학부가 폐지되고 미디어학부는 사회과학대학에, 영문학부와 글로벌서비스학부는 글로벌커뮤니케이션대학(가칭)에 소속된다.

독립학부는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학부는 자체설문조사에서 99%가 사회과학대 편입에 반대함에 따라 적극적인 반대의사 표명에 나서고 있다.

미디어학부 학생들은 ‘미디어, 숙명에게 묻습니다’라는 릴레이 대자보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강현아(미디어학부 1) 씨는 대자보를 통해 “미디어는 사회과학분야에 속할 수 없는 훨씬 광범위한 학문”이라며 “입학 3개월 만에 학교는 미디어학부의 사회과학대학 편입으로 학문 범위를 제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연수 미디어학부 학생회장은 “지난 7일 전체학생간담회 전까지 독립학부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사실도 몰랐다”며 “학교가 학생 의견을 수용한다고 하면서 실제론 ‘불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학부 학생들은 학교가 학제개편안을 강행할 경우 ‘포토시위’ 등 보다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여기에 지난 23일에는 미디어학부 교수 9명도 ‘학제 개편안에 대한 미디어학부 교수 입장’을 발표하며 학교 당국의 일방통행식 행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교수들은 “미디어학부는 물론 숙명여대의 미래를 위해서도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퇴행적 시도”라며 “독립학부 체제를 시작한 지 불과 3년 만에 내린 성급한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영어영문학부도 다음달 3일 학생간담회를 통해 자체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교수진에 전달할 계획이다.

총학생회에서는 지난 26일부터 전체 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대학 박신애 총학생회장은 “아직 설문이 진행 중이지만 학제개편안에 대해 ‘불만족’ 의견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빠르면 30일, 늦으면 다음달 1일까지 설문을 진행해 그 결과를 학교 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학교 측은 아직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아직 학제개편안이 확정 된 게 아니다”며 특히 “독립학부 문제는 아직 미정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6월 말까지 시간을 두고 논의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6월말까지 학제개편안을 확정하고, 2016년부터 개편안에 따른 학생모집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5월 황선혜 총장이 107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공대 신설을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공대 설립을 추진해왔다. 실현되면 숙명여대는 이화여대 이후 두 번째로 여대 안에 공대를 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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