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 형성을 위한 고등교육 기회는 남녀간 차이가 현저히 좁혀졌지만 남녀의 인력자원 활용에 있어서는 아직도 격차가 크다”(곽삼근 이화여대 교수)
“대학 내 여학생의 비율은 크게 늘어 전체 학생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지만, 여교수의 수는 터무니없이 적어 여학생들은 대학에서 바람직한 역할모델을 찾기 어렵다”(나운경 연세대 교수)
‘고급여성인력개발:여대생의 대학생활 지도방안과 대책’을 주제로 지난 2일 열린 전국여교수연합회(회장 이선재 숙명여대 대학원장) 추세계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두 교수는 국내 노동시장과 대학사회에서의 남녀 불균형을 이같이 지적했다.
전국 여교수연합회가 교육부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곽삼근 이화여대 교수(교육학)와 나운경 연세대 교수(문화학)가 각각 ‘고등교육기관에서의 여성인력개발 과제’, ‘여대생의 진로설계와 여교수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밖에도 황선혜 숙명여대 학생처장, 신현옥 교육부 여성교육정책담당관, 이미나 서울대 학생부처장 등이 토론자로 참가해 대학에서의 여성인력 개발 및 여대생 생활지도 방안을 모색했다.
◇고등교육기관에서의 여성인력개발 과제 = 학생지도 방안을 중심으로 고등교육기관의 여성인력 개발 문제를 다룬 곽삼근 이화여대 교수는 UNDP의 인간개발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은 인간개발지수로 따지면 선진국 수준(1백74개국 중 31위)이지만 여성권한지수로는 최하위(94개국 중 73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또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 개발이 필수이며 이를 위해 대학은 여학생들의 효율적인 직업설계를 가능하도록 해 잠재된 능력을 계발하고 실제 직업 선택도 성공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에 대해서는 더욱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요구했다. △전공개발 및 진로 다양화 교육 △성 고정관념 전환을 위한 교육 △직업의식 강화 교육 △핵심역량 함양 교육 프로그램 운영 △네트워킹과 멘토링 체제구축 및 실현 △여대생을 위한 기업체험 프로그램의 실시 및 확대 △직업설계 교육과정 개발 및 실시 등의 교육적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당국에는 여성고용비용의 사회 분담화, 여성고용할당제 도입, 성차별금지조치 강화 등의 정책적 뒷받침을 요구했다.
◇여대생의 진로설계와 여교수의 역할 = 나운경 연세대 교수는 남녀공학 대학에서 여교수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들어 비교적 구체적으로 여대생의 대학생활 지도 방안을 제시했다.
나 교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부터 여학생에 대한 대학생활 지도가 이뤄져야 하며 이는 여학생의 커리어 대비교육으로 연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여학생간 여교수간 네트워킹을 강조했다.
특히 여대생 지도에 여교수가 적극 나서야 하며, 여교수간 네트워킹은 학과, 단과대, 대학을 초월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여성 기업인이나 여성 인력 개발에 뜻을 둔 기업인들과도 적극적으로 네트워킹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교수의 수적 열세가 장애가 된다면 여교수연합회 등의 조직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에는 “적어도 여학생 비율 만큼 자신의 연구실을 가진 여교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