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가족기업 1412개 확보. 87개 가족기업협의체 운영. 참여교수 320명. 서울과학기술대(총장 남궁 근)의 1단계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육성사업 성적표다. 매우 우수한데다 대부분의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임베디드(Embedded) 산학협력 시스템 정착을 목표로 한 서울과기대는 2단계 LINC사업에 거뜬히 선정됐다. 서울과기대는 내재된 산학협력 시스템의 선순환구조를 바탕으로 목표점인 ‘융복합형 H-cube 특성화 인력양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 1단계 사업목표 ‘임베디드 산학협력 시스템’ 선순환 구조 확립= 1단계 LINC사업의 목표는 기반조성과 내실화다. 서울과기대는 이 사업목표를 충실히 이행했다. 교원평가에서 산학협력 실적의 반영비율을 크게 상향시켰다. 교원업적평가규정에서 3분의 1 수준에 그쳤던 산학협력 실적 배점이 절반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과거 논문위주의 연구업적평가가 산학협력으로 선회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기술이전과 해외특허출원 등의 반영비율을 확대해 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하는 교수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장실습과 교외연구 등 ‘외연’을 확대하는 산학협력 실적에도 배점을 늘렸고, 가족기업의 기술자문 점수도 기존보다 5배로 확대했다.

이 같은 업적평가는 원래 5단계 연차별 계획으로 세워졌던 것이다. 그러나 서울과기대는 점진적인 교원업적평가의 변화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보고 전격적으로 모든 교원업적평가를 개편했다. 이제 이 대학의 교수는 재임용 승진·승급시 산학협력 실적물로 논문 등 연구실적물을 거의 동등하게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산학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산학협력 중점교수제도 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도록 평가체제를 개편했다. 기존 기업지원, 기술지원, 특성화, 창업지원, 장비운영, 현장실습, 취업지원 순으로 비중이 높았던 평가체제를 현장실습, 취업지원, 창업지원에 더 큰 배점을 주는 체제로 바꿨다. 특성화와 기업지원, 교육지원, 장비운영에 비해 반영비율도 3배 가까이 크다.

산학협력 중점교수의 평가체제를 바꾼 것은 코업(Co-op)등 학생들의 현장실습기회 확대에 더 전념하기 위해서다. 서울과기대는 1단계 사업부터 단기적인 현장실습을 지양하고 6개월 이상 장기적인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6개월에서 1년 가량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 1년간 약 50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해당기업과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는 등 정당한 노동자로 인정된다.

서울과기대 학생을 받으려는 가족기업들의 경쟁도 나타났다. 매년 200여명의 학생들을 모셔가려는 250여개 기업이 경쟁한다. 학생이 3지망까지 가족기업을 택한 뒤 해당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직접 학교로 와 면접을 본다. 서울과기대는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성공적으로 현장실습을 마친 학생들을 초청한 간담회 등을 개최하며 재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동훈 서울과기대 LINC사업단장은 “기반을 조성해 선순환구조를 확립하려는 초기 계획은 거의 완료됐다. 앞으로 2단계 사업을 진행하며 사업목표인 성과창출과 확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2단계 LINC는 상통(相通)적 산학협력= 서울과기대의 2단계 LINC사업 목표는 ‘상통’이다. 대학과 기업이 동반 성장하기 위해 일방향적 산학협력을 지양하고 쌍방향적인 산학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산학협력의 지속가능성과 다양성을 염두에 뒀다. 지향하는 인재상도 ‘상통적 산학협력을 통한 창조역량을 갖춘 창의인재’다.

이를 위해 서울과기대는 인재교육과 교육·연구제도 선진화, 산학협력 인프라 영역에 각각 4개씩 12개의 핵심전략을 설계했다.

인재교육을 위해 창의융합 특성화 교육과 기업가 정신 교육, 기업연계 캡스톤디자인 교육, 학생주도 현장체험 교육을 강화하는데 나선다. 학칙개정과 계약학과 운영, 기술사업화지원제도 운영 등이 구체적인 방안이다.

교육과 연구제도를 선진화하기 위해 실용적인 연구성과창출을 극대화하고 산학협력단의 역량을 제고한다. 또 현장중심의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산학협력 평가체제를 다시금 다듬는다.

LINC사업의 기반인 산학협력 인프라 영역에서는 디자인·경영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상통 프로젝트을 확대하고 산학연관 협력체제 구축과 동북권 공동장비 허브, 산학협의체 구축에 나선다. 이중 서울시 동북권 5개 구청과 연계한 지역기업 지원계획은 특히 서울과기대가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서울과기대의 2단계 사업목표 중 눈에 띄는 것은 ECI논문체계다. ECI는 국내 대학들이 높게 평가하는 SCI논문이 실제 기업에서 얼마나 효용성이 있느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사업단장은 “중소기업이 논문을 보면 기술혁신이나 애로점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SCI급 논문은 중소기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타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이 논문을 읽고 자기 분야의 기술동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있도록 중소기업에 맞는 논문체계를 만들어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대학가의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인 창조경제 여건 조성도 적극 지원한다. 서울과기대의 창조경제 선도모델은 ‘상통적 산학협력을 통한 SEOULTECH 창의 융복합 생태계 역량 강화’다.

창의 융복합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대학 차원의 창의 융복합 생태계 컨트롤타워 기구를 설치해 운영하고, 생태계의 객관적 평가지수 및 평가체계인 창의 융복합지수를 개발에 나선다. 또 생태계의 영역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수요기반 맞춤형 창의 인재양성과 산학협력 다양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이 모델에는 창의융복합 교육과정 개편과 활성화된 관련 커뮤니티, 창의융복합 지수 그리고 창의융복합 기획운영위원회가 동원된다.

[인터뷰]이동훈 LINC사업단장 “중소기업 실정 어려워 … 성과 확산에 노력”

-1단계에 이어 2단계도 선정됐다.
“1단계 2년간 기반조성과 내실화에 힘을 쏟았다. 임베디드(Embedded) 산학협력 시스템 구축이다. 기반조성과 내실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몰두한 결과 1단계 중간평가에서 매우 우수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앞으로 관건은 2단계 사업목표에 맞는 성과창출과 확산이다.”

-산학협력을 진두지휘하며 바라본 산업계는 어떤가.
“현재 중소기업은 어려운 실정에 놓여있다. 애로기술을 포함해 사업화 단계마다 난제가 놓여있더라.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대학교수도 사실 기업에 비해 많지는 않다. 서울과기대는 교수 1인당 5~10개 정도의 가족기업을 관리하며 애로기술을 해결해주고 여러 자문을 하고 있다. 학생들을 데려가고 싶어도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있었다.”

-산학협력 중점교수가 활약할 수 있겠다.
“서울과기대가 확보한 산학협력 중점교수는 사회적인 인맥이 많은 사람들이다. 일반교수에 비해 학생들의 현장실습과 실제 취업에 보다 강점을 보인다. 산학협력 중점교수로 임용되기 전에는 각 기업의 임원급이었다. 면접관이었다는 이야기다. 면접관으로서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 자체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생 창업도 대학가의 화두다.
“대학이 할 수 있는 창업지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가 정신 교육이다. 학생이 실제 창업을 하면 좋겠지만 창업교육센터에서 기업가 정신을 교육받고 입사하면 보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다. 기업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기 때문이다. 물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학점제도, 학사제도도 구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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