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격자 80~90%가 이공계열

대기업 공채 이공계 비율 80% 달하는데 올해 대학정원은 5대 5

▲ 올해 삼성그룹 공채에서 이공계열 출신 비율은 계열사별로 80~90%에 달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2014년 대기업 상반기 공채가 끝나가면서 대기업의 이공계 선호현상은 한층 더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이 발표한 삼성전자 상반기 공채 합격자 중 이공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80% 후반대로, 지난해(85%)보다 더 높아졌다.

전통적인 이공계열 강세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SDS는 이공계 출신 합격자 비중이 80∼90%에 달했고, 특히 삼성중공업은 이공계가 90%를 넘어섰다. 인문계열 비중이 높은 계열사로 손꼽혔던 삼성물산마저 이공계열이 주도권을 잡는 분위기다.

올해 삼성그룹은 18개 계열사에서 약 4000여명의 상반기 대졸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이날 합격자 중 80∼90%가 이공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이공계가 90%에 달했다. 인문계열 지원자들은 서비스 사업군인 삼성에버랜드와 제일기획, 호텔신라 등에서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신입사원의 대부분이 인문계 전공자들이던 삼성물산에서도 이공계 출신이 주류로 올라선 것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삼성물산이 종합상사를 주축으로 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건설부문의 사업 비중을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물산의 신입사원 중 건설부문 입사자는 상사부문을 압도해, 삼성물산 전체 입사자 중 이공계 비중은 80%에 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이공계 출신만 수시 공채로 선발한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정기공채의 모집 분야를 연구·개발과 플랜트 등으로 한정했다. 사실상 인문계열 출신을 배제한 것이다. 현대차에 취업하려는 인문계 전공자들은 ‘신입 상시 채용’이라는 상시채용을 통해야 한다. 수시 채용한다고는 했지만 전문가들은 인문계에 대한 채용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엔 현대·기아차 대졸 공채 신입사원의 75∼80%가 이공계였다.

여기다 LG와 SK도 이공계열 출신자가 각 80%, 7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국내 4대 그룹 모두 이공계 선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가의 계열별 인원 조정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4대 대기업 신입사원의 80%가 이공계열로 채워지고 있지만, 2014년 4년제 대학 전체 모집정원은 인문계가 49.5%, 자연계가 50.5%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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