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학구조개혁은 지방대 파괴 정책 주장‧공교육 확대 당부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경상대(총장 권순기) 교수 78명이 지난 24일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학구조개혁과 지방대학 특성화 지원 사업(이하 특성화사업)에 대한 반대 성명을 냈다.

경상대 교수 78명은 특성화사업이 지방 대학 황폐화와 대학 양극화를 초래해 대학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교수들은 교육부 특성화사업이 10여 년 동안 진행된 대학가 자체적인 구조조정 현실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부가 특성화사업은 대학가에서 자율적으로 진행돼 온 구조조정을 오히려 지연시킨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성화사업은 거점 국립대 입장에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이들 교수들은 지역 거점 국립대의 경우 학부 중심 대학이라 강조하며, 특성화가 아닌 전반적 교양 교육과 일반적 전공 교육을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교수들은 특성화사업이 국립대학에 주어진 고유한 역할과 위상에 무지하다고 비판하며, 특성화사업 강행은 결국 국가균형발전 역행을 초래할 것이라 말했다.

또 정부가 공교육 비중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교수들은 OECD국가대부분은 전체 대학 교육 중 국립대학 비중이 70~80% 수준인데, 국내의 경우 겨우 20%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할 일은 국립대 지원 확대라고 말했다.

대학 등급화 시도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 교수들은 교육부가 ‘5개 등급’으로 대학을 평가해 입학정원 감축, 재정 지원과 연계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의 하나인 대학서열화 구조를 개선하기는커녕 도리어 강화하는 것”이라 말했다. 또 “이는 대학 차별과 낙인찍기를 법제화해 전체 대학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했다.

총장 직선제 폐지에 대해서도 ‘넌센스’라 일축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지난 2월 총장직선제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를 각 대학의 규정과 시행세칙에서 삭제하라는 요지의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 “도대체 대학 특성화와 총장 선임제도 간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가?”하며 의문을 표했다. 또 대학 거버넌스에 대한 기존 연구들이 “대학 거버넌스가 자율적일수록, 또 다양하고 개방적일수록 대학 경쟁력이 제고됨을 보여주고 있다”며 교육부 처사를 “반법치적 폭거”이며 “획일주의적 관료적 발상”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과 특성화사업 등을 전면 백지화하고 공교육 확대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이 대학 최상한 행정학과 교수는 “올초부터 얘기가 많았지만 대응하기엔 업무가 바빴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에 이번 성명을 준비했다”고 성명 발표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 교수는 “특성화사업은 지방 국립대 사정을 악화시키고 수도권 대학을 더욱 크게 벌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성명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하 성명 발표 교수들(가나다 순)

강수택(사회학과), 강윤식(의학전문대학원), 강은태(나노신소재공학부), 곽상진(법학과), 권기영(생물산업기계공학과), 권오현(역사교육과), 김광일(수학과), 김기범(해양환경공학과), 김기진(법학과), 김남길(해양생명과학과), 김대군(윤리교육과), 김상민(지역환경기반공학과), 김수현(미술교육과), 김영석(일반사회교육과), 김영주(지역환경기반공학과), 김의경(산림환경자원학과), 김의동(국제통상학과), 김장락(의학전문대학원), 김정필(중어중문학과), 김종훈(남명학연구소 특별연구원), 김준형(역사교육과), 김진은(화학과), 김철환(환경재료과학과), 남궁술(법학과), 민병익(행정학과), 민원기(수의학과), 박균열(윤리교육과), 박기수(의학전문대학원), 박미연(식품영양학과), 박봉욱(의학전문대학원), 박성식(미술교육과), 박재흥(사회학과), 박종수(경제학과), 배명환(기계공학부), 배은영(약학과), 배인규(의학전문대학원), 백좌흠(법학과), 서의훈(정보통계학과), 송기호(경제학과), 송도선(교육학과), 신종훈(사학과), 안동준(국어교육과), 안성진(정보통계학과), 엄순영(법학과), 유찬석(생물산업기계공학과), 윤강구(일어교육과), 윤문숙(심리학과), 윤석주(물리교육과), 이강영(물리교육과), 이동훈(의학전문대학원), 이선홍(수학과), 이시원(행정학과), 이신용(사회복지학과), 이영석(독어독문학과), 이종호(지리교육과), 장만호(국어국문학과), 장민원(지역환경기반공학과), 장상환(경제학과), 장시광(국어국문학과), 전상곤(식품자원경제학과), 정성진(경제학과), 정우식(생화학과), 정진상(사회학과), 정치영(의학전문대학원), 정한식(에너지기계공학과), 조명제(의학전문대학원), 조우영(일반사회교육과), 조현구(지구환경과학과), 차영길(역사교육과), 채혜연(음악교육과), 최상한(행정학과), 최주홍(생명화학공학과), 최태룡(사회학과), 한관희(산업시스템공학부), 허재창(국제통상학과), 홍상우(러시아학과), 황갑진(일반사회교육과), 황세운(지역환경기반공학과), 이상 78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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