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움'을 잃은 학교 교육 되살려야

교육학자인 한준상 연세대 교수가 교육시론 ‘이 교육-우리 교육의 지평을 찾아서(도서출판 아침이슬)’를 최근 펴냈다. 책에서 한 교수는 공교육과 사교육, 중등교육과 고등교육,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교육행정, 교육개방, 평생학습 등 이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교육적 행태에 메스를 들이낸다. 이 책의 제목 ‘이 교육’은 포르투갈 리스보아 국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작자 미상의 예수상 ‘이 사람(Ecce Homo)에 착안한 것으로, 바리새인의 모함으로 살해된 예수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을 ‘한국 교육’이라는 포승줄에 묶인 학생들에게로 옮겼다. 저자 자신이 교육학자임에도 동료 학자들에 대한 비판의 날은 매섭다. 그동안 교육관료, 교육학자들이 발휘한 여러 정책들은 “스스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스스로 개발한 교육과정, 연구법 등에 몰입돼 학교교육을 악용했을 뿐”이라는 것.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한 연구의 소재일 뿐이었다. 한 교수는 ‘인간’을 잃은, ‘배움’을 잃은 교육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옴살스런 학교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교육기관의 슬림화, 서열을 가르기 위한 교육이 아닌 ‘손길’이 있는 교육을 주장한다. 한 교수는 중등교육이 정상화돼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잘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대학교육은 학력 인플레만 조장할 뿐이다. 이런 가운데서 대학이 경쟁력을 갖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 교수가 보는 이 교육의 미래는 “배움에는 끝이 없어야 한다”는 것. 학습생태계, 평생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마을공동체는 ‘배움공동체’여야 합니다. 이장·동장은 행정전문가가 아니라 ‘배움’을 매개로 구성원을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어야지요.”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