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후반기 교문위 구성 완료, 전반기 역사교과서 논쟁으로 실적 없어

"주도권은 야당이 쥘 것" "현실감각 있는 균형적인 법안이 나오길"

[한국대학신문 신나리‧이연희‧김소연‧차현아 기자] 경쟁률 5 대 1을 자랑한 19대 국회 후반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구성이 지난 24일 완료됐다.

현재 교문위에는 대학정책과 거버넌스, 재정상황을 뒤흔들 만큼 시급한 고등교육 관련 법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학구조개혁법의 후반기 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 정부의 강력한 구조개혁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 기성회비의 법적 근거를 두고 지난 2012년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과 최근 유은혜 새정치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기성회회계 처리에 관한 특례법안도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전반기 교문위가 구체적인 성과를 이뤄낸 것이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후반기 교문위 활동에 고등교육의 존폐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 “전반기 교문위,  고등교육 현안에 미온적” 비판 목소리 = 제19대 국회 전반기에 구성된 교문위를 두고 대학 관계자들은 “의욕은 있었지만, 정작 이렇다 할 결과가 없다”고 평했다. 국공립대학이 해결을 촉구하는 ‘기성회비’ 같은 경우 이미 2년 전부터 논의가 됐음에도 아직도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연말 윤관석 새정치연합 의원이 발의해 시간강사법(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이 2년 유예되긴 했으나 개정 작업이 올 상반기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지난 교문위에서 활동한 야당 의원들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고 자평했을 정도다.

고등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병문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전남대 총장)은 “국·공립대학을 비롯한 고등 교육의 구체적인 고민이 보이지 않았다”며 “구조개혁의 목표는 대학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 아닌가. 대학 경쟁력을 높이려면 국립대와 사립대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지 장기적 안목의 정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같은 고민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병운 국교련 상임회장은 대학 관계자들에게 미온적인 반응도 꼬집었다. 이 회장은 “신학용 전 교문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을 면담하면서 교수 성과 연봉제, 총장 직선제 폐지 등 국립대가 처한 위기에 대해 설명했을 때에도 무반응에 가까웠다”며 “오히려 새누리당이 주축으로 발의한 대학구조개혁 특별법에 함께 이름을 올리다니 말이 되나”고 비판했다.

전반기 교문위의 활동이 부진한 데에는 ‘역사 교과서 논란’이 모든 교육 관련 이슈를 장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역사 교과서부터 국사편찬위원장 임명 논란 등 ‘역사’ 문제와 관련한 이데올로기 문제가 화두가 되며, 대학 현안은 이슈로 부상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교문위원으로 잔류한 배재정 의원 역시 이 점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한 해는 역사 전쟁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 교과서 논란으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이슈의 블랙홀 현상이 나타났다”며 “역사 논란 때문에 대학뿐 아니라 초·중등 교육, 지역 교육 관련 문제까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새누리당 교문위 위원들 역시도 대학 관련 이슈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육‧문화‧체육을 아우르는 등 교문위의 덩치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거용 대학교육연구소장은 “교과서 문제라는 너무 큰 이슈를 맞닥뜨렸다 하더라도 해야 할 일들은 해나갔어야 하는데, 교문위가 다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한계가 있다. 상임위가 너무 방대하면 어떤 주제든 수박 겉핥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주도권은 야당이 쥘 것" 교육분야 경험 여당은 현저히 떨어져 = 이처럼 대학 관련 법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후반기 교문위에서 대학 이슈에서만큼은 야당이 주도권을 잡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15~16대 국회의원으로 당시 교육위원회 간사를 맡으며 사학법 개정에 힘썼던 설훈 의원이 당장 신임 교문위원장을 맡게 된 데다, 야당 간사 김태년 의원을 비롯해 도종환, 박홍근, 배재정, 안민석, 유기홍, 유은혜, 윤관석 의원 등 교육 이슈에 주력했던 의원들이 다수 잔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여당 교문위에는 이렇다 할 고등교육 전문가가 없다는 평이다. 상대적으로 야당으로 힘이 쏠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구조개혁법을 대표 발의했던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신성범 여당 간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은 지금까지 교육 관련 법안을 발의한 경험이 많지 않다. 

이에 대해 김태년 의원실 관계자는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부는 교문위가 인기 있는 상임위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분야가 중요하므로 의원 개개인의 주력분야를 배려한 경향이 있다”며 "잔류하게 된 의원들이 고등교육 분야 법안 관련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구조개혁과 교육부의 대학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교수들은 국회 교문위가 교육분야에서 ‘여소야대(與小野大)’로 편성된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영 인하대 교수협의회 의장은 “설훈 신임 교문위원장은 교수단체들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순준 동의대 교수협의회장 역시 “대학구조개혁법에 대해 잔류한 야당 의원들이 하루속히 대체법안을 마련하다 보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교협은 올 하반기부터 대학 현안이 교문위에서 꾸준히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대교협 관계자는 “아무래도 하반기에는 여당의 기존 발의에 야당측의 대안입법 공세가 더해지면서 대학 관련 법들이 꾸준히 이슈가 될 것으로 본다”며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인 만큼 어느 한 쪽에 매몰되지 않고 균형적인 법안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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