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중대 등 인문예술사회계열서 산학협력 추진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없어 기업 설득 어려워
산학협력 영역이 미디어·디자인 분야에 한정되는 문제도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이공계에 치우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육성사업에서 인문사회계열에 힘을 싣는 대학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학들은 실제로 취업준비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LINC 선정 56개 대학 중 5~7개 대학만 인문사회계열에서 산학협력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이공계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하거나 인문사회계열 중에서도 경제·경영학을 포함시켰다.

이번 2단계 LINC사업 선정 대학 중  인문예술사회 계열과 산학협력을 진행한 대학은 가톨릭대, 중앙대, 동국대, 조선대, 대구대 등이 있다.

가톨릭대는 DC융합센터(디지털문화콘텐츠분야)를 설립하고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를 중심으로 영화를 제작했다. 캡스톤디자인 교과목(55%)과 현장실습(42%)을 인문사회계열까지 넓혔다. 또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CUK-ENERGY 프로젝트’를 운영해 지난해 7건의 창업 중 6건이 인문사회계 학생들의 성과였다.

중앙대는 예술과 경영이 만나 ‘예술도 돈이 된다’라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자평했다. 중앙대 LINC사업단 김명수 팀장은 “배고픈 예술에서 수익을 내는 창작기획 활동을 하고, 연주자에서 예술 경영자의 삶을 고민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조선대는 인문과학대학에서 철학과, 역사문화학과, 문예창작학과 학생들이 캡스톤 디자인, 현장실습, 창업지원 등에 참여하고 있다. 동국대는 충무로에서 300여개 문화 콘텐츠 관련 기업의 기술 개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일부 대학들에선 인문사회계열도 나름 산학협력이 이뤄되고 있음에도 대학가 전반으로 분위기가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정상의 어려움에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교수, 학생, 기업들에게 인문사회 산학협력의 당위성를 설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김용승 가톨릭대 LINC 단장은 “인문사회계열이 왜 참여해야 하는지, 과연 할 수 있을지를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가톨릭대는 교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교수업적 평가 제도를 개선했다. 구체적인 교수 업적으로 산학협력 참여 정도, 실용시안·디자인등록 등 산학협력의 결과 인정, 인문사회 산학협력 가산점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인문사회계 교수와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산학협력의 범위도 확대됐다.

물론 현재까지 진행 중인 인문사회 산학협력에는 한계도 존재한다. 대학들이 영역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산학협력을 시도하는 대부분이 아직은 미디어 콘텐츠, 디자인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그 중 하나다. 

중앙대 김명수 팀장은 “현실적으로 미디어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인문학은 스토리라는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어 산학협력에서도 역사, 철학, 언어 등 스토리를 강조해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톨릭대도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문사회 산학협력추진단’을 발족해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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