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말, 전형안 공시 마감하는 대학들 “변화 거의 없다”

서울대, 2016학년도 입시안 첫 발표…올해와 거의 흡사
해마다 요동치던 입시, ‘예측 가능한 입시’로 돌아설까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현재 고2가 대학에 들어가는 2016학년도 입시는 오랜만에 ‘예측가능한 입시’가 될 전망이다. 대학들은 해마다 전년도 입시결과를 분석해 전형계획을 새로 짜면서 변화를 추구해 결과적으로 입시판을 혼돈으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정부가 오는 7월말까지 내년도 전형안을 공시하도록 권고하면서 대학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모양새다.

■ 서울대,  의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축소 빼고 큰 변화 없어 = 최근 서울대가 홈페이지에 공시한 ‘2016학년도 입학전형 주요사항'은 올해와 거의 비슷하다. 전형방법이나 시기별 모집인원 등에 관한 큰 틀의 변화는 없었고, 일부 모집단위의 정원조정이 이뤄진 정도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의예과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이하 지역균형) 모집인원을 5명 줄인 점이다. 의대는 전체 모집인원 95명 중 45명을 수시모집 일반전형으로 선발하는 대신 지역균형과 정시모집 정원을 5명씩 줄여 각각 25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그 밖에 물리·천문학부는 전공 구분 없이 뽑는 광역모집에서 수시 일반전형과 지역균형 정원을 1명씩 줄이는 대신 천문학 전공 모집인원을 5명에서 7명으로 늘렸다. 이때 천문학 전공은 2015학년도 입학전형에서는 전원 수시 지역균형으로 선발하지만, 내년도에는 7명 모두 일반전형으로 뽑는다.

2016학년도 전형계획안에 대해 박재현 입학본부장은 “전체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의대 지역균형 모집인원 축소에 대해선 “다소 줄였음에도 여전히 다른 대학보다는 비중이 높다”면서 “다른모집단위와 비교해 의대 지역균형 30명은 너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 서울대 입학처 관계자에 따르면, 의대 지역균형 합격자 30명 가운데 통상 하위 5~6명은 성적 낙폭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 수준까지 감안해 결과적으로 서울대가 25명을 의대 지역균형의 적정 인원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 밖에 수시·정시 비율은 약 75대 25 수준으로 최근 경향을 그대로 유지했고, 수시 지역균형에 적용되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4개 영역 중 ‘3개 2등급’ 으로 같다. 일반전형과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은 수능 성적을 보지 않는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내년도 서울대 전형계획안은 사실 특별히 변화가 없다. 큰 틀에는 지난해와 같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밝혔다.

■ 다른 대학들도 “큰 변화 없다” 밝혀 = 현재 대학들은 이미 내부적으로는 전형계획안 확정해 대교협 홈페이지에 입력해둔 상태다. 대교협은 오는 14일부터 대학별 전형에 대한 심의에 착수해 이달 넷째 주(21일~26일)에는 각 대학에 승인여부를 통보할 것으로 점쳐진다. 승인받은 대학들은 늦어도 이달 31일까지 전형계획을 홈페이지에 공지해야 한다.

대학가에 따르면 주요 대학의 2016학년도 전형계획안은 올해에 비춰 거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대 입학처 관계자는 “올해 전형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내년도 전형계획을 공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당해연도 전형이 끝나면 그 결과를 분석하고,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다음연도 전형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게 불가능하다. 때문에 대학들은 섣불리 변화를 주기보다는 기존 틀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성균관대 입학처 관계자도 “전형계획의 방향은 올해와 거의 비슷하다”면서 “여건상 다른 대학들도 거의 그대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양대 입학처 관계자 역시 “전형계획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변화가 있다면 일부 모집단위의 정원조정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오 평가이사는 “대학들은 정부가 추구하는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 축소, 학생주종합전형 확대 등의 방향으로 일부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으로는 올해 입시와 거의 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학들이 전형계획을 세우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배경으로는 정부의 직·간접적인 압박도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전형간소화와 논술전형 축소, 선행출제 금지 등에 관한 대학의 노력을 평가해 올해 처음으로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을 선정해 지원금액에 차등을 둬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향후 대입에서 '예측가능한' 입시 기조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