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창업 강화·캡스톤디자인·기술이전·비(非)이공계열 특화전략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대학이 산학협력에 발 벗고 나선지 3년째다. 올해는 86개 대학이 대학과 기업의 협력을 선도할 대표선수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부가 지난 2012년 산학협력선도대학(Leaders in INdustry-university(college) Cooperation, LINC) 육성사업을 시작하며 대학가의 산학협력에 불을 붙인지 3년차다. 산학협력 선도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각 대학들의 각축전으로 대학가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산학협력의 주요 전략은 4가지다. 학생들의 현장실습 지원을 체계화하고 창업교육을 통한 창업역량 강화프로그램을 도입하는 현장실습-창업교육 강화도 그 중 하나다. 학생들의 안정적인 취업과 함께 유능한 인재를 찾는 지역산업체의 갈증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4주 단기연수 프로그램부터 1년 장기 체험 프로그램까지 대학마다 채택한 방식은 다양하다.

학생으로서는 졸업 전 실제 기업문화를 익히고 직무를 현장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산학협력 경험이 인연이 돼 실제 취업으로 이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현장의 증언도 있다. 기업으로서는 우수한 대학의 인력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학생 현장학습을 매개로 대학의 기자재도 사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일부 대학은 창업교육을 강화해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하기도 한다. 성공한 창업 최고경영자나 창업전문가, 재학생 창업 최고경영자 등을 초청한 경험위주의 강좌를 운영한다. 이를 전교생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 이를 통해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한편 기업에 입사한 뒤에도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캡스톤디자인을 강화하는 전략도 취업과 창업 분야의 산학협력 전략 중 하나다. 캡스톤디자인은 하나의 신제품이나 기술 등을 기획부터 설계, 제작까지 모두 학생이 도맡아 진행하는 교육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은 창의성과 효율성, 안전성, 경제성 등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모든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 통합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산학협력을 위한 ‘전인교육’인 셈이다.

제주대는 캡스톤디자인 프로그램을 강화해 ‘캡스톤 옥션’을 산학협력 창조모델로 구축했다. 기업 관계자가 캡스톤디자인 결과발표회에 참가해 학생 설계 작품을 경매 형식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기술마트의 장이 열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주대는 이미 53개 기업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학생들이 개발한 성과가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한편 기업에 필요한 기술 혹은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이전시킨 것이다.

보다 직접적으로 기업에 기술지원을 하는 것도 산학협력 선도대학들의 중요한 전략이다. 특히 기업의 강점을 분석해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하는 시스템 구축이 큰 성과로 꼽힌다. 무엇보다 지역대학은 기술지원이 수도권보다 열약해 대학 기술지원의 효과가 크다.

최근 각광받는 ‘생애주기별 지원’은 기업에 대한 기술지원에도 도입됐다. 울산대는 창업과 성장중심, 기술혁신요구 등 해당 기업이 놓인 환경과 단계에 맞는 맞춤형 기업 지원방안을 마련해다. 기업과 대학을 연계한 다양한 산학협력협의체는 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 필요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다졌다.

협의체와 역량분석을 통해 기술개발지원이나 인력양성, 마케팅 등 필요에 따른 적절한 기술지원이 이뤄지고, 이는 참여 기업의 실질적인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울산대는 ‘산학협력지원체계 일원화를 통한 체계적 기업지원 시스템 운영’으로 LINC사업 참여 대학 중에서도 손꼽히는 선도모델을 구축했다.

마지막 네 번째 전략은 이번 2단계 LINC사업부터 도입된 비(非)이공계열 산학협력이다. 교육부는 인문·사회·예체능 게열의 산학협력도 필요하다고 보고 이번 선정부터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산학협력을 선정평가에 도입했다. 이에 따라 대구대와 동국대 등이 각각 복지형 산학협력과 문화콘텐츠 전문인력 양성을 선도모델로 설정해 눈길을 끌었다.

비이공계 산학협력 분야의 도입으로 LINC 사업에 출사표를 낸 대학은 관동대와 대구대, 동국대, 동서대, 영남대, 조선대 등이다. 이들 대학은 비이공계열 학생들의 전공과 기술력을 융합시키는 데 역점을 둔 모델구축을 전략으로 삼았다. 인문사회 혹은 예체능 계열 학생들이 가진 창의력과 끼를 스스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공계 학생들에게 인문사회적 지식을 융합하는 교육도 빼놓지 않는다. 대구대는 이들을 산학협력 중점교수를 중심으로 산업현장의 실무교육과 멘티-멘토 프로그램을 이용해 졸업 후의 진로와 취업까지 멘토링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동국대의 전략은 보다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이 문화콘텐츠라고 분석한 동국대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분야의 융복합 전문인력 양성에 나섰다. 슬로건은 ‘인문·예술 +공학 + 기업가 정신’ 융합교육이다.

LINC 사업은 교육부의 ‘잘한 정책’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이미 지난 1단계(2012~2014)사업의 성과도 화려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대학 교·직원 평가에 산학협력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1단계 사업을 충실히 성료하고 2단계 사업에도 선정된 대학들이 산학협력의 내실 있는 확산을 자신하는 이유다.

이동훈 서울과학기술대 LINC사업단장은 “1단계 사업을 통해 산학협력을 대학에 도입하고 체계화하는 준비는 끝났다. 이제 대학이 자체적으로 성과를 내고 또 이를 다른 대학과 나누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런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LINC사업은 매우 좋은 정책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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