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대는 발표당일 학교별 지원액 밝히고 2주만에 지원… 대조적

[한국대학신문 신나리·양지원 기자] 교육부가 전문대 특성화 사업 선정대학 발표 당시 학교별 지원액을 발표하지 않아 그간 사업준비에 차질을 빚은데다 지원시기도 늦어지고 있어 전문대학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특성화 학교로 선정은 됐지만, 지원액을 알 수 없어 사업에 필요한 프로그램 구성, 인력 충원 등 구체적 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사업준비에 몰입하거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던 방학 한달의 기간을 그냥 잃어버리게 생겼다는 게 이들 대학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특성화 사업을 발표한 지 3주 만인 지난 16일 특성화사업에 선정된 개별 전문대에 지원액을 공지했다<표 참조>. 하지만 이마저도 이번 달 말에나 지원할 수 있다면서 지원 전까지는 교비로 사업비용을 처리하라는 방침을 밝혔다. 전문대는 나중에 회계감사 때 예산 처리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불안하다는 반응이지만 교육부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전문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육부의 늦은 예산 발표와 배정으로 특성화 사업에 선정된 학교들은 사업계획서조차 제대로 쓰지 못했다. 정확한 지원액을 알아야 사업계획서를 비롯한 컨설팅, 예산안을 짤 수 있는데, 선정됐다는 사실 외에 확인할 수 있는 게 없어 특성화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반면 전문대 특성화 사업 발표 3일 후에 발표된 4년제 대학의 특성화사업의 경우 각 대학의 지원액수까지 정확히 알려졌다. 전문대 관계자들은 같은 사업임에도 4년제 대학은 학교별 지원금액을 정확히 알려준 데 비해 전문대는 그렇지 않았다. 전문대는 특성화사업 선정 발표에서도 홀대받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번 복합분야 특성화에 선정된 지방전문대 모 기획처장은 특성화 사업 진행이 모두 '정지상태'라고 밝혔다. 해당 처장은 좋은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짜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예산을 알아야 하는데, 지난 몇 주간 예산과 관련해서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특성화 사업을 꾸려갈 인력 구성도 하지 못한 대학이 적지 않다. 경기 소재 한 전문대 기획실장은 특성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앞으로 일을 해나갈 인력구성이다. 예산을 알아야 몇 명을 뽑고 어떤 급의 사람을 뽑을지 결정할 수 있는데, 아무 것도 못 했다. 공고를 내고 사람 뽑으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급한 건 교비로 처리하라는 건데, 아무래도 꺼려진다고 말했다.  
 
전문대가 이달 말 지원금이 나오기 전까지 교비로 충당하라는 교육부의 방침에 불만을 드러내는 건 감사 때문이다. 매년 지출에 대한 회계감사에서 미리 교비로 처리한 특성화사업 관련 지출을 일일이 설명을 따로 해야 한다는 데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복합분야 특성화에 선정된 수도권 한 전문대학의 기획처장은 “지원금이 나온다고 해도 교비로 먼저 쓰고, 충당하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한 것이 아니다. 회계감사도 생각해야 하고, 후에 설명도 따로 해야 해서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기재부가 결정한 예산을 배정하고, 집행을 하려면 시간이 지체된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봉래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장은 지난 15한국전문대학 기획실처장협의회 하계연찬회에 참석해 많은 대학에서 예산에 대한 전화를 받았다. 이달 안에 기재부에서 예산을 받아 배정하고 집행할 계획이다. 교비로 먼저 처리하면 특성화 사업비용으로 상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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