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만 명 비해 1.5배 늘어난 관람객 수

일부 대학, 학생유치보단 체험기회 제공 ‘전시효과’ 지적도

▲ 인산인해를 이룬 '2014 전문대학 엑스포'.(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 주최 ‘2014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가 지난 19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개최인 만큼 관람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킨 탄탄한 준비로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중·고교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전문대학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유도했고, 직업교육 체험을 통해 전문대학만이 가진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여러 각도에서 알릴 수 있었다는 평이다.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대학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모두가 최선을 다했던 행사였다.

이번 행사의 꽃이었던 직업체험관은 예상했던 대로 성공적이었다. 79개 전국 전문대학들은 공학기술·의료보건·관광레저·식품·뷰티·문화예술·공공복지 구역(Zone)으로 나뉘어 학과 소개 및 관람객 체험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는 청소년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했고 이들에게 다양한 직업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지난해 8만 명의 1.5배인 12만 관람객 방문…발 디딜 틈 없던 '인산인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산 킨텍스 제1전시관 5홀에서 열린 ‘2014 전문대학 엑스포’는 들 끊는 인파로 인해 발 디딜 틈 없는 광경이 연출됐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정부 및 교육부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해 전문대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17일 개막식에는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유기홍·윤관석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새정치민주연합)·나승일 차관(장관 직무대행)·한석수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이기우 회장(인천재능대학 총장)·이남식 전문대학 엑스포 위원장(계원예술대학 총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엑스포 성공을 기원하는 자리로 눈길을 끌었다. 설 위원장은 이날 “황우여 교육부장관 내정자가 시간되면 반드시 오겠다고 약속했다”고 공언했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적극적으로 ‘전문대학 육성방안’ 법을 추진할 것을 약속해 전문대학의 밝은 전망을 엿볼 수 있었다.

실제 황우여 내정자는 다음날 오전에 현장을 방문해 한 시간 가량 직업체험관을 직접 둘러봤다. 그는 단순히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고교생들을 위해 각 대학이 선보이는 콘텐츠를 실제로 체험했다. 관람하던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도 하는 등 방문 내내 친근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현장에는 바로 옆 3·4홀에서 열린 ‘2014 행복학교 박람회’를 둘러본 후 곧장 ‘전문대학 엑스포’로 넘어온 어린 학생들이 많았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는 그 수가 더 늘어 각 대학 직업체험관 부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분주해졌고 체험을 위해 줄을 이은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사진=한명섭 기자.

200만원부터 2000만원 부스까지…학과 홍보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대학 홍보 부스를 전부 없애고 100% 직업체험관만 운영했기 때문에 대학 관계자들은 보다 치밀한 준비로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방법을 모색했다. 부스를 대여하는데 드는 비용 역시 200만원부터 2000만원까지 다양했다. 학과별로 가지고 온 물품 역시 대학 재량이었기 때문에 적게는 몇 백만 원에서 억 단위까지 모두 제 각각이었다.

말·강아지를 직접 현장에 공수한 동물학과부터 4억 원에 달하는 치기공과 기계까지, 105개 콘텐츠를 구경하러 온 방문객들은 무료로 직업체험도 하고 대학에서 주는 기념품 수령까지, ‘공짜 천국’을 경험했다.

이번 행사 관람객들의 평균 연령대는 14~16세 중학생이 가장 많았고 학생들은 그룹을 지어 몰려다니면서 각 대학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직업체험에 관심을 보였다. 대다수가 중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입시준비에 열을 올릴 나이는 아니지만 이번 엑스포가 목표로 했던 진로·직업 체험 기회 제공에 있어서 이들은 완벽한 수혜를 입었다. 엑스포에 참여한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직업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내년에도 반드시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에 이은 개최지 아쉬움…일부선 ‘전시효과’ 쓴소리도= 올해 전문대학 엑스포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엑스포에 참가하기 위한 지방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일산에서 3~4일간 머물러야 했기 때문에 미리 도착해 숙소를 잡아놓고 직업체험관 준비에 집중했다. 그러나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들보다 상대적으로 불편함을 더 감수해야 했기 때문에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경남 A대학의 한 관계자는 “엑스포에 참가하긴 했지만 대학이 지방에 있기 때문에 학생 유치에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면서 “심지어 기숙사도 없어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진학하기 힘든 특수한 여건”이라고 토로했다. 경기도 B대학 관계자도 “준비는 많이 했는데 비용 대비 학생 유치 효과는 부정적”이라며 “학생들에게 이런 직업도 있다고 보여주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 C대학 관계자는 “지방에 있는 중·고등학생들이 올라오기 힘들다. 책을 통해 알거나 듣기만 했던 것들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는 엑스포의 취지는 훌륭하지만 개최지역 선정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내년 엑스포 개최지는 행복학교 박람회 개최지가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일산이 아닌 타 지역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 이어 개최 장소를 두고 많은 대학들이 설왕설래(說往說來)한 만큼 앞으로 이를 두고 다양한 논의가 펼쳐질 전망이다. 전남의 D대학 관계자는 “직업교육 강화에 있어 그 선봉이 바로 전문대학”이라면서 “정부에서 예산을 투입해 각 지역권별 행사로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게 해 주면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아닌 권역별 개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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