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家 출신 박용현 이사장에 대한 우려 일축

서울대 법인화는 ‘가지않은 길’…“격려해 달라”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성낙인 신임 서울대 총장은 “새 법인 이사장이 서울대를 구조조정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서울대 구조조정설’을 일축했다.

성 총장은 30일 오전 교내 호암교수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인화 2기 서울대에 쏟아지는 관심과 우려에 대해 일일이 해명했다.

우선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이 서울대 법인 이사장에 추대된 데 대해 “1975년 서울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할 때 유일하게 건물을 기부한 사람이 박 이사장의 선친"이라며 "박 이사장도 평생 서울대 교수로 지냈다"고 말해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 교수와 서울대병원장을 지내기는 했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두산그룹 회장을 역임한 탓에 서울대가 효율과 경쟁을 중시하는 기업논리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박 이사장은 현재 중앙대 이사를 겸직하고 있기도 하다.

성 총장은 다만 법인화 대학을 이끌기 위해선 총장과 이사장의 겸직이 바람직한 거버넌스 모델이라는 소신도 밝혔다. 성 총장은 “이장무 전 총장이 법인화를 공식 논의할 때부터 ‘법인 서울대’의 거버넌스를 연구해왔다”며 “법인이므로 이사회와 집행부가 있는 게 당연하지만 국립대라는 특수성 때문에 둘을 겸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둘을 겸직하면 '제왕적 총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결국 이원화됐다"고 덧붙였다.

국내 어떤 대학도 가보지 않은 법인화의 길을 가고 있는 서울대에 대한 응원도 당부했다. 성 총장은 “세계적으로도 국립대학 법인은 흔하지 않다”면서 “국내에서도 KAIST는 출발부터 법인이었고, 인천대는 사립대학에서 시립대를 거쳐 국립대학 법인으로 간 사례”라고 설명했다. 국립대학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는 사례는 서울대가 국내 처음이라는 것이다.

성 총장은 때문에 “서울대는 정관과 학칙 등 규정집과 대학 운영에 관한 사항을 처음부터 전부 다 만드는 '창조 대학'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총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막판 진통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성 총장은 “업무 첫날 평의원회 의장과 교수협의회 회장단을 별도로 만나 잘 지켜봐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고 소개했다.

서울대 이사회가 총장선출규정 개정을 검토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성 총장은 다만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 노조와 동창회 등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와 시간이 필요한데다 임기 초기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20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성 총장의 공식 취임식은 다음달 5일 오전 11시 교내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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