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석좌교수로 돌아온 도올 김용옥

-끊임없이 인생항로를 바꿔 오면서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지나친 우월의식 아니냐고 보는 비판의 시각이 있는데.
지난해 말 문화일보 평기자로 입사해 8개월여 만에 돌연 사직하는 등 숱한 화제를 몰고다니는 김용옥씨가 5년만에 대학으로 돌아왔다. “강의는 퍼포먼스란 말이지! 여러분과 교감하고 싶어요” 지난 1일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을 가득 메운 5백여명의 학생들 앞에서 김교수는 선택교양 ‘역사와 인간’ 첫날 강의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운을 뗐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개성있는 대학, 개성있는 교수로 대학의 로맨스를 찾아주고 싶습니다”라며 김교수는 “꿈을 꾸는 대학을 만들자”고 말하며 바람직한 대학문화 건설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왜 대학으로 돌아오셨습니까. 고려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3천여명 학생들 앞에서 강의한 적도 있었어요. 선풍적이었죠. ‘그때 그 열풍을 다시 대학에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하는 그런 도전 때문이죠. -지금 교수로서 강단에 선 소감은 어떠신지. 가르치는 것은 사명의 문제입니다. 교육자로서의 사명 말입니다. 어머니께서 늘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고 제 대학시절목표도 그러했듯 젊은이를 가르치기 위해 대학에 왔어요. 학교측도 학생들도 모두들 나를 반겨주니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즐겁게 다 쏟고 싶습니다. -학생들에게 어떤 강의를 해 주실 생각이신가요. 학생들에게 생활 속 상황에 맞게 변형, 다양하고 재미있는 강의를 보여줄 생각입니다. 강의평가에서도 부담없이 말이죠. 하지만 학생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항상 생각하라’는 것이예요. 한학기동안 강의를 듣고 난 후에 스스로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강의라는 것은 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저와 같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대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요즘 학생들은 예전에 비해 참을성이 부족하고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해요. 그렇지만 젊었을때 고생은 나중에 큰 보람과 깨달음을 줍니다. 쉬운 길보다는 어려운 길을 택해 경험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인생항로를 바꿔 오면서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지나친 우월의식 아니냐고 보는 비판의 시각이 있는데. 내가 하는 일은 지적 추구와의 관련성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본령에서 넘어가는 것이 없어요. 그동안 지성인다운 지성인이 없었기 때문에 나의 행로가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교수는 특히 “내 존재 안에 있는 밝은 덕을 스스로 밝힐 줄 알아야 한다(大學道 在明明德)”며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김교수는 "학생들이 세상을 향해 바른 비판을 할 수 있도록 전체를 볼 수 있는 진실을 알려주고자 한다”고 말하는 한편 자신은‘학자적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힘쓸 것임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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