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교육 최우선…취임사서 지방대 육성, 등록금 부담 완화 강조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경쟁을 통한 성취보다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 구현이 정책의 목표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5.31 교육개혁을 재조명하면서 지켜야 할 교육의 기본적 가치는 유지하고, 새로운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교육의 새로운 틀을 모색할 때입니다.”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8일 오후 5시 청와대 임명과 동시에 취임했다. 황 신임장관은 정부 수립 이래 56번째, 박근혜정부 두 번째 교육수장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비경제부처를 총괄 조정하는 사회부총리도 겸하게 된다.

본래 오는 11일 취임할 것으로 논의됐지만, 황 신임장관은 인사청문회 이튿날 바로 교육행정 컨트롤타워를 잡는 쪽을 택했다. 이미 20여일째 장관직이 공석인데다 한 차례 장관 후보자 낙마에 따른 업무공백을 신속히 메우기 위해서다.

황 신임장관은 이날 세종정부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쟁보다는 국민 행복에 초점을 맞춘 교육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교육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적 변화에 떨어지지 않는 교육을 약속했다.

고등교육 정책과 관련해서는 “대학은 지난 60여년간 양적 측면에서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선진국 수준의 질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대학이 지역사회와 경제발전의 기반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특성화와 산학협력을 활성화해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책도 언급했다. 그는 “대학생들이 도전정신을 갖고 삶을 개척할 때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다”며 “아직도 높은 교육 경비 마련과 취업준비로 인해, 학문 탐구에 매진하고 미래를 설계하며 낭만을 즐겨야 할 대학시절을 훼손당하고 있다. 등록금과 교육 경비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단계부터 창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추후 창업친화적 학사구조 마련 등 창업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능력위주 사회로 갈 수 있도록 선취업 후진학 정책을 유지하고 학벌주의 타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진보 교육감과의 갈등에 대한 우려는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답을 대신했다. 황 신임장관은 "지방 교육을 책임지고 계신 시·도교육감님들과도 항상 열린 자세로 소통하겠다. 구체적인 교육정책에 대해서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 교육과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마음은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협력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황 신임장관은 9일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장관 직무에 착수한다.

■황우여 신임 교육부장관은…

1947년 인천에서 태어나 제물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지법 판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으며 서울 민사지법 부장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부장 등을 거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인연을 맺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15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첫 입성한 이후 다음 총선부터 인천 연수구에 출마해 내리 5선을 지냈다. 18대 국회에서는 마지막 원내대표를 맡아 한미 FTA 비준 동의안, 국회 선진화법 통과에 기여했다. 2년 임기의 새누리당 대표를 지냈다.

 <아래는 황 신임장관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교육부 직원 여러분!

여러분과 한 마음이 되어 함께 일하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교육정책을 총괄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영광스럽지만, 복잡한 교육문제의 실타래를 풀고 새로운 교육의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에 어깨가 한 없이 무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과 교육이 가진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 또 다짐합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과제 추진 기반을 마련하고, 교육부를 잘 이끌어 오시느라 수고하신 서남수 전 장관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지 오늘로써 벌써 115일을 맞이 하였습니다.
아직 사랑하는 가족을 찾지 못한 실종가족과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와 애도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국가적으로도 많은 숙제를 남겼지만 우리로서는 우리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학교교육을 통해 어릴 때부터 생명존중, 인간 존엄 의식을 길러주고,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점, 학생,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교육활동 전반의 안전 수준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흔들리고 있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다짐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5.31 교육개혁이 발표된 지도 20여년이 지났습니다. 학습자 중심교육, 교육의 다양성, 자율과 책무에 바탕을 둔 학교운영 등 다수의 정책들이 현재까지 정책의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창조경제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경쟁을 통한 성취보다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 구현이 정책의 목표가 되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이에 5.31 교육개혁을 재조명하면서 지켜야 할 교육의 기본적 가치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교육의 새로운 틀을 모색할 때입니다. “바른 교육”을 통해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세우고,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정책의 중심으로 삼겠습니다.

유아단계에서는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보육·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고른 교육기회를 부여하겠습니다. 유·보통합을 통해 영아기때부터 일관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초등 단계에서는 생명존중, 인간존엄 의식을 길러주고, 안전 등 생활습관을 내면화하여 평생 살아갈 수 있는 기초를 튼튼히 해주도록 하겠습니다. 중학교 단계는 사춘기를 잘 경험하여 올바른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 등을 통해 개개인의 잠재력을 발견하며, 미래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고등학교 단계에는 각자에게 자신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사명이 있음을 일깨우고, 바른 직업관과 함께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는 교육이 되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교육의 변화는 교실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 선생님들을 최고의 전문가로 양성할 수 있도록 양성, 임용, 연수 제도 전반을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편으로 교원이 교육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교원에 대한 예우와 처우를 개선함으로써 교원의 긍지와 사기를 진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우리 대학은 지난 60여년간 양적 측면으로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선진국 수준의 질적 경쟁력을 갖추고자 노력 중에 있습니다. 더욱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라는 위기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대학이 지역 사회와 경제발전의 기반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특성화와 산학협력을 활성화하여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구조개혁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외국인 유학생과 해외동포 유학생을 유치하고 평생교육수요를 흡수함으로써 새로운 대학의 발전상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대학생들은 우리의 미래이자 거울입니다. 대학생들이 도전정신을 갖고 삶을 개척할 때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생들은 아직도 높은 교육 경비 마련과 취업준비로 인해, 학문 탐구에 매진하고 미래를 설계하며 낭만을 즐겨야 할 대학시절을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더 이상 높은 등록금에 좌절하지 않도록 소득연계형 반값 등록금을 목표대로 완성하고, 등록금과 교육 경비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대학생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고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초중고 단계부터 창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갖도록 하고, 창업친화적 학사구조 마련 등 창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겠습니다. 나아가 우리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인 학벌주의 폐단을 해소하고, 개인이 가진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구현되도록 선취업 후진학과 취업 및 학습여건 조성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육부 직원 여러분!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길을 따라 마차의 넓이가 결정되고, 마차의 넓이를 본 따서 지금 열차 선로의 폭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번 정해진 틀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설사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알더라도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여러분과 함께 그 길을 고치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그래야만 지금의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대를 보여줄 수 있으며, 통일된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열 수 있습니다. 그간 교육부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대해서는 국회 교육위 시절부터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주말도 없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힘들겠지만 조금 더 같이 노력해주길 부탁드립니다. 저도 항상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겠습니다.

한편으로 불필요한 업무는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인사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인정받고, 서로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는 조직문화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드는데도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지방 교육을 책임지고 계신 시·도교육감님들과도 항상 열린 자세로 소통하겠습니다. 구체적인 교육정책에 대해서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 교육과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마음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같이 협력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교육부 직원 여러분!

저는 오랜 기간 정치든 정책이든 국민의 바람을 눈높이에 맞추는 것은 만사의 기본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교육정책 역시 본질은 국민입니다. 교육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 구현이라는 본질을 회복할 때 비로소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부 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 점은 지적해주시고,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서로 아끼고 사랑합시다.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 8. 8.

교육부장관 황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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